라고 대답했다 나는 이때 이 아이를 데리고 정신병원을 가야했다 난 그저 순수함의 무지로인하여 벌어진 일이라 치부하고 아이에게 주위를 준뒤 콩벌레를 모두쓸어담아 근처 풀밭에다 뿌렷다 몇번더 이런일이 생겼다 메뚜기 여치 나비 잠자리 모든 곤충을 잡아와 집안에 풀었고 그럴때 마다 난 치우기 바빳다
이런일이 반복될때마다 아이는
'저는 그저 이 아이들이 다른환경에서의 서식모습을 보고 보고서를 쓰고싶었을 뿐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되새기며 난 아이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마을에 한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발견된 시체는 부패의 정도가 심각하며 부검결과 입안으로 누군가 벌과 나비를 집어넣어 쇼크사 했다고 한다 그 아이의 나의 아이와 동갑이었고 난 혹여 아이가 다칠까 불안해졌다
아이의 8살 생일이 왔다 집에 들어온 아이는 손에다 붉은 피같은걸 잔뜩 묻히고 들어왔다 난 기겁하며 아이에게 다가같지만 아이는그저 스쿨버스에서 물감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묻은거라 했다 9살 생일때는 생전 처음보는 옷을입고왔다 친구에게 선물받았다며 나에게 자랑했지만 썩 믿음가지 않았다
10살 생일때는 명품로고가 달린 가방을 가져왔다 이것역시 받아온 생일선물이라 했다 점점 아이에게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난 생전 출입해보지않은 딸의 방에 들어같다 가지런히 정돈된 책상과 책꽂이 방안은 절대 먼지하나 없으리만치 깔끔했다 나는 아이의 책상근처로 같다 이상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이를 의심했다는것에 대한 작은 죄책감이 생겨 시선을 떨구는 순간 의자밑에 떨어진 노트를 발견했다 난 얼른 그 노트를 주워들었다
거기엔 많은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는데 그중에는 내 이름과(내 이름은 파란색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살인사건 희생자 아이들의 이름도 적혀있었다 옆집 아주머니 이름역시 적혀있었다 아이들 이름 밑에는 뉴스에 나온 그대로 사망사유가 적혀있었다
난 머리가 띵해 자리에 주저앉았다 일을 수습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덜컥'
문이 열렸다 아이는 무심한 눈으로 노트와 날 번갈아 보더니 웃었다 그리곤 가방을 내 앞으로 던졌다
'선물이에요 엄마 싫다면 열지 않으셔도 좋아요'
평소같았으면 무언갈 던졌다는 행동에 혼을 냈겠지만 그럴여유도 없었다 난 지퍼를 잡았다 손에 흥건한 땀덕에 계속해 미끄러졌다 아이는 답답한듯 천천히 내게다가왔다
난 지퍼를 열었고 비명을 질렀다 그 속에는 온갖 꽃이 있었고 나와 사이가 안좋던
앞집 부인의 딸아이의 머리가 있었다
'내가 죽인건 아니에요 나는 그저 꽃을 몇십송이 먹이면 어떤반응일까 궁금해서 그런거에요 엄마 내가 처음에 콩벌레를 가져왔을때처럼 치워주실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