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어렸을적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겼던 얘기를 글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들은대로 적기는 하겠지만 약간의 과장과 재구성이 되어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들은얘기를 재구성했으니, 더이상의 사실여부를 묻지마시오. ㅎㅎㅎ)
나는 글을 잘 못써서 음슴체로 쓰겠음.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우리집 절. 이름은 석굴암이라함. 경주에 있는 석굴암 아님.
제주도에 있는 절인데 산꼭대기에 있는 절임. 산입구를 포함한 왕복 두시간 정도 걸리는 산에 있는데,
당시에는 내가 태어나기 전이라 산에는 가로등도 없고 버스도 듬성듬성 있었던 시기임.
그래서 이 절은 산꼭대기에 있다보니 오후 다섯시만 넘어가도 해가지면 앞이 보이질 않음.
지금은 터도 없어졌지만 옛날에 석굴암에는 가는길 중간에 산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휴게소 같은 작은 공간이 있었음.
어느날 우리 부모님이 이 석굴암을 가게 되었는데 조금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날씨가 험해지고 해가 빨리 지게 되었다고함.
그나마 그 절로 올라가시는 스님 한분을 입구에서 만나 동행하게 되었고 어두운 산길을 계속 걷게됨.
앞이 안보이고 점점 내려가는 기온은 산속의 추위가 얼마나 견딜수 없는지 깨닫게 해주었고, 결국 그들은 그 작은 휴게소에서 날이 밝을때까지 잠시 쉬었다 가기로 결정함.
바람은 불고 기온이 점점 내려가고 휴게소에 고단한 몸을 집어넣고 좁은 공간에 겨우 기대 그들은 잠이 들었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옴
'쿵쿵쿵,'
불편한 자세로 겨우 눈을 붙힌 세분은 다 눈을 떴고 왜이렇게 문이 흔들리나 싶어서 문을 단단히 잠가두고 다시 잠을청함.
' 쿵쿵쿵 '
" 문좀열어줘라 "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옴.
나무로 된 문이라 밖에 누가 있는지는 알수가 없었으나 어떤 여자의 목소리였음.
엄마는 어리둥절해서 문을 열어줘야 하나 생각하다가 손잡이에 손을 갖다대자 스님이 하지말라고 호통을 쳤다고함.
" 밤이 늦은 시간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을리가요. 여시면 안됩니다. "
얘기를 듣고 엄마도 흠칫 놀라서 귀를 막고 최대한 소리를 안들으려고 하심.
그런데 갑자기
" 문좀 열어다오. 경찬아 "
여기서 잠깐, 아빠가 경찬이라는 이름은 어렸을때부터 성장할때까지 아빠의 가족들이 아빠를 불렀던 이름으로 호적에 올라간 이름과 다름.
즉, 이 이름은 식구들 밖에 모르는 이름이었음. (나도 큰고모가 불러야 알았음)
아빠는 혼란스러워 하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의 정체를 눈치채게됨,
바로 할머니였음.
할머니는 아빠가 군대에 있을때 돌아가셨는데, 아빠가 군인이었을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바로 보러갈수 있는 세대가 아니여서
이미 돌아가신 후에야 할머니를 찾아올수 밖에 없었고, 아빠는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평생의 죄책감에 살고 계심.
" 문좀 열어다오 경찬아 .. 경찬아 제발 문좀 열어다오"
그런데 할머니의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아빠는 흥분하시며 문을 열려고 발버둥을 치심.
'쿵쿵쿵'
" 문좀 열어다오 경찬아 "
엄마와 스님께서는 아빠가 문을 열지 못하도록 계속 막으셨고, 아빠는 문은 열지 못한채 한참을 문고리를 붙잡고 아이처럼 엉엉 우셨다고함.
그렇게 한동안의 실랑이 이후 소리가 없어졌다는 걸 깨달을 즈음.
문틈사이로 들어오는 빛에 어둠이 걷힌거 같다 여기신 세분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음.
어느새 이른 아침이 되어 해가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촉촉히 젖어있는 흙길에는 절벽까지 커다랗게 발자국 세개씩이 길게 찍혀져 있었음.
선명하게 찍혀진 발자국 세개를 보고 아빠는 놀라셨고, 발자국 세개중 한개는 발모양이 아닌 뭉툭한 네모처럼 보였음.
그 때 스님이 말하시기를.
" 이 곳 옆에 충혼묘지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다리를 잃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서 관안에 목발을 한개씩 넣고 묻어주었다 하더군요. "
드럽게 재미없게 썼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