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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0490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0
    조회수 : 1622
    IP : 219.255.***.20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6/05 23:38:40
    http://todayhumor.com/?panic_80490 모바일
    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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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글

    다른 식구들은 아침 일찍 외출하고 집에는 저 혼자 있었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큰 언니가 부탁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현관문이 철컥거리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처음엔 엄마가 돌아오신 줄 알았습니다. 철컥거리다가 벨을 누르기에 안전후크를 잠가 둔 줄 알고 문을 열어드리기 위해 거실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득 눈에 들어온 도어폰의 화면.


    화면 속의 인물은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도 애매모호한 어떤 사람이 문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구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상대는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유심히 화면을 살폈는데 이상한 점은- 그 사람의 다른 부분. 약간 곱실거리는 떡진 머리카락이나 빨간 패딩 점퍼. 이런 건 선명하게 눈에 잘 들어오는데 얼굴 부분만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거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보였습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이미 집안에 누군가가 있단 인기척을 낸 상태였기 때문에 없는 척을 할 수도 없는 거고. 너무 무서워서 악을 쓰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상대는 대답 없이 그저 문 손잡이만 열심히 돌렸습니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와 철컥거리는 현관문.


    이상한 사람이 금방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았습니다.


    현관문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문을 더 단단히 잠갔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대치하다가 어느 순간 문 여는 것을 포기했는지 그 사람이 문 옆에 있는 계단으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계단 쪽으로 가는걸. 봤을 뿐 확실히 내려간걸. 본 것도 아니라서 너무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사실.


    저희 집 현관문은 문 손잡이가 오른쪽에 있고 문과 벨 중간에 불투명 유리가 있어서 벨과 현관문 손잡이가 제법 떨어져 있습니다. 절대로 벨을 누르면서 손잡이를 열 수 없는 구조란 말이죠. 그런데. 아까 도어폰에 그 사람이 비치고 있었을 때 현관문 손잡이가 철컥거렸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대치중이던 것은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거나 혹은 두 명 이상의 사람이었다. 라는 거죠.


    저때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팔이 미세하게 떨릴 정도로 무섭습니다.


    여러분도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꼭 문단속에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출처 잠밤기 - JJ 님의 투고괴담

    http://thering.co.kr/2080
    헨리죠지의 꼬릿말입니다
    추적당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희생자는 아니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에 놓였을 때, 현실이 덫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이 뒤집혀질 때에야 비로소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자신이 찾은 진실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스릴러가 슬퍼지면 독자들은 빠져 나오기 어렵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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