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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엔 용돈이나 조금 벌어보려고 했던 피씨방 아르바였는데, 이제는 어드덧 업(?) 이 되어버린 고등학생입니다.
요즘 보충수업 기간이라 오후에 시간이 많이 비어서, 5시부터 다음 아르바 형이 오는 10시까지 카운터를 봅니다.
이 이야기는 10시에 오는 아르바 형이 해 준 이야기인데, 어젯밤에 그 이야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하여튼 시작합니다.
* 어제 있었던 일을 최대한 그대로 쓰려고 하다 보니;; 양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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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나야~ 오늘은 무슨 별일 없더나? ㅋㅋㅋ"
"아, 형 오늘은 좀 일찍 오셧네 ㅎㅎ 아직 20분 남았는데."
"뭐, 집에 박혀 봤자 할 거도 없고 해서;;; 일찍 나와 봤지 ㅋㅋ 내는 이거 아니믄 백수 아이가 ㅋㅋ"
"오늘따라 손님도 별로 없고;; 날씨도 꾸물꾸물한기 영 기분이 안 좋은데요."
"아 맞다 내가 혹시 이 이야기 해주드나?"
"?"
그렇게 그 형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음...그게... 니가 여기 오기 한참 전에.. 한 3년쯤 됐을끼라. 그 때는 내가 아직 초짜라서;; 뭐... 아르방 하는기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지
마는;; 뭐 여하튼 이것저것 배워 가고 있는 시기였지.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약간 폐인 같이 생긴 꾸질꾸질한 아저씨가 매일 같이 여기로 오는 거라. 내는 처음에는;; 그냥 무시하고 내 할거만 묵묵하게 했는데,
내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관심이 가더라고;;; 왠지 모르는 호기심에... 그래가꼬 어느 날에 내가 용기를 내가꼬 그 아저씨한테 다가
갔지.
'아저씨 혹시 마실거 필요하세요?'
나는 첨에 그 아저씨가 당황할까 봐서 일부러 목소리 최대한 낮추고 수줍은 듯이 그리 말했는데;; 놀라운 거는 그 아저씨가 별로 놀란
기색도 없이 내 눈을 한 번 쳐다 보드만, '시원한 물이나 한잔 주면 고맙고.' 이렇게 하는 기라;;;
내는 놀랍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황당해서... 아니 차라리 약간 무서워서;; 얼른 물 한 잔 떠다 드렸지.
뭐...이 일이 한 번 생기고 나니까는 이제 슬슬 내랑 대화도 하고, 게임에 대해 농담도 주고 받고 뭐 이렇게 했지.
그 아저씨가 하던 게 아마 천상빈가 하는 뭐 그런 게임이었는데, 렙도 높은거 같고... 또 엄청 갑부인 거 같더라고;;
그래서 내가 한 번은 농담으로 돈좀 달라 카니까는 얼마나 필요하노? 하믄서 막 돈을 줄라 카길래;;; 나는 그냥 뭐 농담삼아 말해 봤다
고 하니깐 아저씨도 씩 웃더라.
자...뭐... 이렇게 우리 둘은 친해졌고...이제 거의 친가족처럼 되어 갈 즈음에, 갑자기 이 아저씨가 피방에 안 오기 시작하는 거라.
나는 처음에는 그냥 무슨 일이 있어서 안 오는 갑다... 싶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안오는 기라;;
뭐...딱히 그 아저씨 행방을 물어 볼 사람도 없고...해서;; 나는 고마 그 아저씨가 마음 잡고 폐인 생활을 접었는 갑다 싶어서 아쉽지만은
한편으로는 좀 다행스럽더라.
그리고 그 날 밤에;;;
아...이거 생각만 해도 무서운데;;; 아니 내 꿈에 그 아저씨가 나와 가꼬;; 내를 막 어디로 끌고 가는 기라;;;
나는 막 울면서 물었지.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냐고... 제발 살려 달라고... 꿈 속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침에 눈떠보니깐 베개가 축
축하더라;;;
참, 내 꿈속에서 말이지... 그 아저씨는 내를 어떤 공사 진행 중인 건물 쪽으로 데려다 줬는데... 그게 지금은 저기 빵집이 있는 건물. 그
게 그 때에는 아직 공사 중이었거든. 아직도 생생한데 그 아저씨가 갑자기 거기서 땅을 미친 듯이 파는기라;; 마치... 땅속에 숨겨둔
뼈다귀 찾는 개처럼. 연장도 없이 맨손으로 막 땅을 파는데;;
그 모습이 진짜 무서워 가꼬;; 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멀리서...눈 물을 줄줄 흘리면서 구경만 했지.
그리고... 그렇게 꿈이 깬기라.
내는 눈 뜨자마자 옷 대충입고 얼른 저기 빵집 있는 데로 달려 갔지.
그리고 거기서 아저씨가 막 파던데, 거기가 쫌 구석진 곳이었는데 그 날이 일요일이고 해서 사람도 별로 없더라;
어쨌든 거기서 나도 땅을 파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주변에 그 흔한 삽하나 없더라고;;
그래서 나는 무의식 중에 꿈속에 아저씨가 했던 것처럼 두 손으로 미친 듯이 땅을 팠지.
지금 생각해도 무서운 게... 내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내가 미친 듯이 땅을 팠던기라.
그 때는 이 생각 밖에 안들더라.
'그 아저씨가...여기에 뭔가를 남기고 나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나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생각했던게 그 아저씨 유골... 그러니깐 거기에 생매장 됐다고 생각했지.
진짜 무서웠는데도... 지금 같았으면 당연히 안 팠겠지만;; 그 때는 진짜 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더라고;;
그리고 조금 파다 보니깐... 이상하게 흙이 주변 흙이랑 다른 거 같더라... 흙이 부드럽고 잘 파졌으니깐.
어쨌든 그 안에서 나는 지갑을 찾았거든.
이게 뭐지 싶어서 지갑을 열어보니깐 돈은 한푼도 없고, 민증하고 이상한 편지 같은 게 있더라.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렀어... 그 아침에 공사장 모퉁이에서.
그 민증의 주인은 내나 내랑 친했던 그 아저씨였고, 그 편지에는 무섭게도 놀라운 사연이 적혀 있더라.
정확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고... 3년이나 됐으니깐... 게다가 내가 머리가 좀 딸린다. 하튼 대충 유서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막 자기가
언제 어디에서 죽을 것이고 또 이 편지를 습득한 사람은 밑에 쓰여진 주소로 이 지갑을 가져다 달라고.
그리고 그 종이 밑부분에는 집 주소가 적혀 있더라.
내는 얼른 경찰에 연락했지. 내가 땅파서 지갑 주웠다 카니깐 한참 뒤에야 경찰차 한 대가 오더라.
그리고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이 아저씨가 피씨방에 자주 오던 아저씨였는데, 하도 안 와서 걱정하다가 어느 날 꿈속에서 만나서
여기를 파보라 카길래 한 번 파봤드만 이게 나왔다고.
경찰들은 처음에는 진짜 못 믿겠다던 눈치더라.
어쨌든 나는 그렇게 내 전화번호랑 이름이랑 적어주고, 경찰은 그렇게 일단 갔지.
그리고 다음 날, 경찰서에서 집에 전화가 왔더라. 내보고 좀 와 달라고.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무슨 작은 회사 사장이었는데, 그 회사가 부도가 나가지고 엄청난 빚을 져가꼬 결국 자기 가족들이랑 다 같이
자살했다 카더라.
가족들이라고는 아내하고 어린 아들 하나 있었다던데...
어쨌든 그렇게 됐다 카더라고;;;
그런데.... 내는 그 소리가 이해가 안 되더라;
가족들끼리 다 죽을 사람이 왜 유서를 남겼으며... 또 아래 주소로 편지를 돌려 보내라 캤는지.
나는 경찰한테 그렇게 말했지.
그랬드만 경찰관이 나한테 말해주더라.
'이 주소는 실제로 존재하는 주소가 아니더라. 이 동네에는 XX아파트가 없고 또 XX아파트는 원래 (가), (나), (다) 동이 아니라 101동,
102동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아파트더라. 이건 쓴 사람이 잘 못 쓴 거라.'
그리고 나는 다시 그 주소를 읽었지.
그리고 더 놀라운 건;
내가 그 때는 흥분해가지고 잘 몰랐는데, 그 동하고 아파트 이름만 달랐을 뿐 그 주소가 바로 우리집 주소더라.
나는...차마 그소리는 못하고...알았다고...그렇게 하고 집에 돌아왔지."
저는 진짜 놀래가지고... 형한테 물었습니다.
"형...그러면 그 아저씨는 왜 형 주소를 적었을까요;;;"
그리고 형은 괴로워 하는 표정으로 저에게 말해주더라고요.
"음...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깐, 그 아저씨한테 가장 가까웠고 또 자기의 소식을 알릴만한 사람이 내밖에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사실... 내가 예전에 한 번 그 아저씨한테 우리집 주소를 얼핏 알려 준 적이 있거든. 나보고 어디사냐고 씩 웃으면서 묻길래. 그냥 장난인
줄 알고 그렇게 말했지.
나는 처음에는 조금 무서워 가지고 일부러 동하고 아파트 이름을 다르게 하고 집 주소만 똑바로 알려줬거든.
나랑 약간 친해지긴 했어도... 그 때는 아직 내가 그 아저씨를 무서워 하던 때라서...
어쨋든 농담처럼 지나가는 나의 그 말을 아저씨는 용케도 죽을려는 순간에 기억했던 거라..
나는 진짜 무서웠지. 내가 제대로 알려줬더라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지금 생각해 보니까는, 그 아저씨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나 뿐이었는데... 내가 거짓말을 한 게 무엇보다 죄송스럽고 미안할
뿐이지...
그래도 그렇게 죽을 줄은... 나는 꿈에도 몰랐지... 내 주소가 이렇게 쓰일지도 몰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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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한동한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그랬고... 그 형은 죄책감에 그랬을 겁니다. 아마...
어쨌든 저는 말 없이 피방을 나와 집으로 향했고... 그 형은 계속 일을 했겠죠...
그리고 오늘...한 4시간 후면 그 형이 다시 올 겁니다.
혹시 여러분 주변에도 그 아저씨 같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럴 때는... 우리가 모두 그의 도움이 되어야 되겠죠... 아마...
출처 | 웃대 날찾나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subject&sk=%BE%C6%C0%FA%BE%BE&searchday=all&pg=1&number=354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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