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아직 둘째가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div> <div> </div> <div>대학가서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던 시절.</div> <div> </div> <div>우연히 집 근처 분식집 서빙알바를 하게 됨.</div> <div> </div> <div>만두도 같이 팔다보니 서빙하랴 만두 데우랴 </div> <div> </div> <div>무척 바빴지만 그만큼 페이도 좋고</div> <div> </div> <div>무엇보다 사장님이 잘해주셔서 1년 넘게 일함.</div> <div> </div> <div> </div> <div>서빙일을 오래 하다보면 묘~ 하게 좀 이상하다 </div> <div> </div> <div>싶은 촉이 오는 손님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div> <div> </div> <div>딱 그런 느낌이었음.</div> <div> </div> <div>40대 부부와 10대로 보이는 아이들 2명이었는데</div> <div> </div> <div>낡고 더러운 옷차림에 한 겨울도 아닌데 </div> <div> </div> <div>껴입는 행색이 노숙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div> <div> </div> <div>주문도 보통 4인 가족이면 당시 음식값이 </div> <div> </div> <div>대략 2~3만원대인데 그 사람들은 7~8만원어치를 </div> <div> </div> <div>시킴. (분식집이니 어마어마한 양;;;)</div> <div> </div> <div>사장님도 뭔가 느낌이 왔는지 주문한 음식을 </div> <div> </div> <div>만들면서도 눈을 떼지 않으심.</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당시 식당에는 주방에서 음식만드는 큰 사장님과</div> <div> </div> <div>입구쪽에서 만두를 만드시는 작은 사장님 </div> <div> </div> <div>(큰 사장님 동생분)</div> <div> </div> <div>서빙하는 나. 이렇게 세 명이 있었는데</div> <div> </div> <div>작은 사장님이 평소 헬스가 취미라 터질 듯한 </div> <div> </div> <div>우락부락한 근육과 강해보이는 인상 덕에 </div> <div> </div> <div>왠만한 클레임은 없는 편이었음.</div> <div> </div> <div>그래서 나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div> <div> </div> <div>식사를 마쳤는지 가족중 아저씨가 </div> <div> </div> <div>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로 날 부르는 것이었음. </div> <div> </div> <div>바로 옆에 작은 사장님 있는데!</div> <div> </div> <div> </div> <div>"야! 이리 와봐!"</div> <div> </div> <div>가보니 이게 뭐냐며 나에게 보여준 건</div> <div> </div> <div>다름 아닌 돈까스 소스가 묻어있는 머리카락 한올.</div> <div> </div> <div>색깔이나 길이로 봐선 누가봐도 본인 머리카락인데</div> <div> </div> <div>위생상태가 개판이다 시청에 신고해서 가게 </div> <div> </div> <div>문닫게 하겠다 홀이 떨어져라 쩌렁쩌렁.</div> <div> </div> <div>사장님이 위생에 철저하셔서 그럴 일 없다</div> <div> </div> <div>오해하신거 아니냐 말했지만 그게 말이 되냐며 </div> <div> </div> <div>이딴 가게에 줄 돈 없다고 갖은 욕설을 퍼붓길래</div> <div> </div> <div>사장님에 도움을 요청함.</div> <div> </div> <div>사장님이 무슨일이냐며 홀로 나오시며 머리에 쓰던</div> <div> </div> <div>위생수건을 푸셨는데 식당 불빛에 반짝이는</div> <div> </div> <div>사장님의 맨질맨질한 민머리.</div> <div> </div> <div> </div> <div>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꿈에도 몰랐던</div> <div> </div> <div>그 손님의 1차 동공지진.</div> <div> </div> <div>그리곤 잠시 당황하더니 이번엔 음식이 아니라</div> <div> </div> <div>만두에서 나왔다며 옆에서 잠자코 만두 빚던 </div> <div> </div> <div>작은 사장님께 큰 소리를 뻥뻥 치는 것임.</div> <div> </div> <div>그 순간,</div> <div> </div> <div> </div> <div>" 에이!! 쒸펄!!!"</div> <div> </div> <div> </div> <div>모든걸 다 듣고 있던 작은 사장님은 욕설과 함께</div> <div> </div> <div>쓰고 있던 캡을 만두 미는 판에 탁 내리꽂았는데</div> <div> </div> <div>작은 사장님 역시 민머리였던 것....</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순간 식당에는 정적이 흘렀고 </div> <div> </div> <div>잠시후 지켜보던 손님들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함과 </div> <div> </div> <div>동시에 얼굴이 귀까지 빨개진 손님은 </div> <div> </div> <div>아무 말도 못한 채 쭈구리.</div> <div> </div> <div> </div> <div>결국 신고로 온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고</div> <div> </div> <div>나중에 경찰서에 다녀온 사장님 말씀으론 </div> <div> </div> <div>전국을 돌며 무전취식후 머리카락이나 벌레등이</div> <div> </div> <div>나왔다는 클레임을 걸어 음식값 뿐만 아니라</div> <div> </div> <div>현금(!) 까지 갈취한 전과자들이었다고 함.</div> <div> </div> <div>(심지어는 그 4명 모두 가족도 아니었다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씁쓸한 건 결국 음식값은 받지 못하셨다고 함.</div> <div> </div> <div>암튼..</div> <div> </div> <div>알바생에게도 여름에 더위먹지 말라고</div> <div> </div> <div>삼계탕 맛나게 끓여주시던 사장님!</div> <div> </div> <div>다른 지역에서 식당하신다는 얘기 들었는데</div> <div> </div> <div>부디 번창하시길!!</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