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말하듯.. 일기에 담담하게 쓰듯 옮길테니 불편하시더라도 토닥여주세요..^^)
파업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만뒀다.
착한며느리 하기.
이렇게 된 사연은... 집에있는 세탁기는 @@아빠랑 연애때부터 쓰던 아주 오래된 낡은 드럼세탁기인데..
요즘 그녀석이 연식자랑하는지
덜덜덜 정도를 넘어서 쿵쾅거린다. 탈수할때마다 지진난줄ㅋㅋ.. 여차저차해서.. 시아버지께서 이삿짐하시는 곳에서 깨끗한게 나와서 주시기로 하셨었는데 @@아빠는 그거 받으면 시댁에 코꿰이는게 싫다며 받지말자고 차라리 새거 사자고 했지만..그 돈이 아까워서 내가 받자고 설득해서 5월 초에 갖고오시기로 했다..(이 문제도 @@아빠랑 몇번 다퉈서 말하기 입아프다..)
그게 바로 지난주 일..
이번주 내일과 주말만 지나면 5월 초인데..
나 일하는날 시부모님 오시면..식사는 커녕 어버이날 선물이라고 사둔것들도 내가 못챙기고 무심한 @@아빠한테 맡겨야할 판인지라.. 전화드렸다.
혹시 날짜를 언제쯤으로 생각하시냐고.
난..사다리도 써야하고..짐꾼한명 불러서 옮겨야할 생각으로 여쭤본건데 아버님은 내가 전화한것이 본인을 닥달한다고 생각하신건지..아님 술 드셔서 그러신건지..
대뜸 어련히 알아서 갈건데 왜 전화질이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시고 심한말도 하시길래
내가 몇번을
"아버님 소리지르지마세요. 화내지 마시구요..제가 전화한 이유는.." 끝나기가 무섭게 본인이 언제 화냈냐며 또 소리지르시더니 "안줘! 못줘! 안갖다줘! 별@:&/₩-@/" 욕과 함께 통화종료.
어이가 없고..기가 막혀서 눈물도 나오는데..
참았다. @@이가 옆에 있어서 내가 울면 애도 울까봐.
어머님께 몇번을 전화가 온다.
안받았다.
듣기싫었다.
나 달래는 목소리도. 아니, 날 달랜답시고 나한테 소리지르고 악지른 그분을 옹호하는 말이 듣기 싫었고 듣고싶지않았다.
끊임없이 오는 부재중 전화에
결국 집에 들어오는 차안에서 받았다.
받아서 이야기 했다.
"어머님, 저 이제 착한짓 안할래요. 제가 뭘 잘못했어요? 시부모님 멀리서 오시는데 돈이라도 얼마 챙겨드리고싶었고 허리아픈 내신랑 아프지말라고 사다리쓰고 짐꾼 쓰는게 뭘 그리 잘못하고 돈지랄했다고 욕먹을 짓인가요. 저 이제 그만할래요. 안해요. 저도 저한테 소리지르시는 분한테 잘하고싶지않아요. 막말로 아버님어머님 저한테 남이잖아요. 저한테 이러는거 우리부모님 아시면 가만히 있으실거 같나요? 기함을 토하시고 뒷목잡고 쓰러져요. 저 제신랑 보기조차 아깝고 사랑스럽고 하는데 아버님어머님 저보고 아들뺏어갔다고 그러셨죠? 가져가세요 그럼. " 대강 저렇게 악지르고 울었던거 같다. (또 눈물나네.)
가만히..눈물닦고 곰곰히 앉아있으니..
나한테 모질게 군 일 하나하나 다 기억난다.
@@이 임신했을때 얼마나 잘키우는지 두고보자한 일.
남편이랑 천안내려간다 하니 아들뺏어간ㄴ이라고 욕한거.
상견례자리에서 나보고 술 안따른다고 소리지른 일.
결혼식 @@이 돌잔치에서 한 뷔페에서 하라고 한 일.
@@이 낳고 1달도 채 안됐을때 1층까지 내려와서 마중 안했다고 술 드시고 전화로 고래고래 소리지른 일.
너무너무 많았어.
근데 참았다.
내가 웃어야 울엄마아빠 웃으니까.
근데 이제 안참으려고.
10년이더라고. 정확히 9년째더라고.. 연애때부터 지금까지.
근데..이제 진짜로 그냥 안넘기려구..
나도 귀한 울엄마아빠 새낀데..
내 웃음속에 가려진 아픔 누구보다 우리부모님이 더 잘 아실텐데.. 이젠 착한며느리 파업하려구...
엄마..아빠..나 이제 며느리 안하고 착한딸 웃는딸 할께요.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