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060570)이 국내 시판중인 아이리버 플래시메모리 타입 주력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레인콤은 19일 이날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iFP-700, iFP-800, iFP-1000 시리즈 10개 전 모델 가격을 최고 31% 내린다고 밝혔다.
1GB인 iFP-799, iFP-899 가격은 58만3000원에서 39만9000원으로 31% 내렸고 512MB인 iFP-795와 iFP-895 가격은 39만6000원에서 31만9000원으로 7만7000원 인하됐다.
또 512MB인 iFP-1095는 48만9000원에서 41만9000원으로 7만원 내렸다.
레인콤은 "애플, 소니 등 해외 대형 브랜드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에 맞서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고 최근 들어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떨어졌으며 하드디스크타입에 대한 경쟁력 확충의 일환으로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시장점유율이 기존 50%에서 60%까지 올라가고 있다"며 "가격 인하까지 고려할 경우 신규 수요 창출로 인해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가격 인하에서 플래시메모리타입 가운데 128∼256MB의 저용량 모델보다 512∼1GB 고용량 모델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인하됐다.
회사측은 자연스레 512MB 이상의 고용량급 제품 수요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daily 김세형기자] 2004/07/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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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N1-V1 칩셋을 탑재한 제품 중 화이트 노이즈가 심한 제품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아이리버의 주장이 테스트 결과 거짓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 장비를 통해 문제의 칩셋을 탑재한 모델을 테스트한 결과 전 제품에서 동일한 수준의 화이트 노이즈가 검출됐다.
ZDNet Korea와 전자계측기기 전문 업체인 비앤피인터내셔널(www.bandp.co.kr)이 공동으로 진행한 테스트에 따르면, 문제의 필립스 칩셋을 탑재한 제품 3종 5개는 모두 가청 수준의 화이트 노이즈가 뚜렷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아이리버가 지난 6월 2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일부 제품의 특성 및 편차에 따라 화이트 노이즈 정도가 심한 경우가 있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론. 아이리버의 주장대로 불량률이 2%라면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이 모두 불량 제품에 속할 확률은 1/50을 다섯 번 제곱한 「3억 1250만분의 1」이다.
더욱이 아이리버가 교환 행사를 진행하는 IFP-700/800 시리즈 뿐 아니라 보다 고가의 IFP-1090 프리즘아이 제품에서도 같은 증상이 확인됨에 따라 문제의 원인이 칩셋 때문이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는 쪽에 무게가 기울어졌다. IFP-700/800 시리즈와 동일한 필립스 칩셋을 탑재한 IFP-1090은 이번 보정품 교환 조치에 해당되지 않는다.
테스트에 사용된 오디오 프리시전 ATS-2는 시가 2500만원 상당의 전문 오디오 신호 분석기로, 전 세계 오디오 계측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오디오 프리시전(www.audioprecision.com)의 제품이다.
오디오 프리시전 ATS-2로 계측한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필립스 칩셋을 탑재한 제품과 다른 칩셋을 탑재한 제품(390T)는 유사한 수준의 신호 대 노이즈 비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이즈가 존재하는 주파수 대역에서 크게 달랐다.
390T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4만Hz 대의 노이즈가 높았던 반면 NV-V1 칩셋을 탑재한 제품은 0~2만 5000Hz 대의 영역에서 노이즈 수준이 월등했다.
테스트를 공동 진행한 비앤피인터내셔널의 윤창준 대리는 “두 제품의 전체 노이즈 레벨을 비교하면 N1-V1 칩셋을 탑재한 제품이 오히려 우수하다. 그러나 인간이 듣기에는 N1-V1 칩셋을 탑재한 제품의 노이즈가 극심하게 체감될 것이다. 이는 노이즈 영역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래프를 보면 신호 전압의 차이가 15% 내외에 그친다. 반면 출력 전압은 체감 노이즈 수준과 정비례하지 않는다. 전압이 15% 차이에 불과해도 체감 노이즈는 서너 배 이상 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필립스 N1-V1 칩셋을 탑재하지 않은 아이리버의 390T의 분석 결과 N1-V1 칩셋을 탑재한 아이리버 1090의 분석 결과. 노이즈 레벨 값이 오히려 낮다.
노이즈 주파수 분석 결과. 390T(노란색 공통)는 가청 주파수에서 낮은 출력 전압을 기록하다 불가청 주파수에서 급격히 올라가는 반면, 790(좌)과 890(중), 1090(우)은 모두 가청 주파수에서 390T에 비해 출력 전압이 높다.
사실 노이즈 레벨에 대한 산업계 규격은 아직 없다. 노이즈가 들린다고 해서 ‘제품 불량’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는 셈이다. 실제로 IFP-700/800 시리즈의 노이즈가 심하다고 해도 과거 워크맨 등의 기기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상식의 문제다. 휴대용 오디오 기기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노이즈 수준은 대폭 개선됐다. 신호 대 잡음비가 90 수준에 육박하는 최고급 음질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절대 수치나 규격이 없지만 동시대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노이즈는 리콜 대상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리버 제품을 대상으로 한 약식 체감 테스트 결과, 참가 인원 전원이 390T와 IFP-1090 제품을 노이즈 수준만으로 구별해냈다.
「아이리버에 배신감」 네티즌 한 목소리
문제의 칩셋이 사용된 제품 모두에서 화이트 노이즈가 들린다는 주장은 사실 네티즌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교환 행사 이전에 제품 불량을 제기해 미리 교환받았다는 한 네티즌은 “교환받은 제품도 모두 화이트 노이즈가 뚜렷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혹이 들었다”고 말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자신이 직접 증폭 녹음한 노이즈 파일을 업로드해 화이트 노이즈의 존재를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네티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부분은 제품 이상보다는 레인콤 측의 대처에 있다. 초기 화이트 노이즈의 존재를 일부의 문제로 축소한데 이어, 칩셋 문제라는 사실을 숨겨온 사례가 수차례에 달하기 때문이다.
IFP-700/800 시리즈 제품의 경우 높은 출력을 장점으로 내세움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아지는 32옴 이어폰을 제공한 것도 네티즌들의 의혹을 받고 있다.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16옴 이어폰 대신 32옴 이어폰을 번들한 것은 출력을 낮춤으로써 노이즈를 체감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이다.
보정품이 7월 6일부터 교환되기 시작한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한 MP3 업체의 기술 담당 이사는 지적했다. 칩셋에 신호처리와 앰프 부분이 모두 통합됐기 때문에 빠르게 보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기가 6월 중순부터다. 반면 칩셋의 디지털 앰프 부분을 바이패스해 새로운 앰프를 탑재하기란 1달 이상이 소요되는 복잡한 작업이다. 7월 6일부터 보정품이 교환됐다는 사실은 레인콤이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밖에 해석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레인콤 측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현재의 자발적 교환을 전면 교환으로 확대 ▲보정품의 출력이 이전 제품보다 낮아지는 이유로 원하는 사용자에게 환불 조치 ▲1000시리즈 제품도 리콜 조치에 포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동안의 거짓말에 대한 고백과 인정이다.
한 네티즌은 “700,800 모델의 원천적인 칩 문제를 별도의 앰프를 써서 화이트 노이즈를 줄였다면 기존의 모든 사용자에게도 제품을 교환해줘야 한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용자들한테만 입막음식으로 교환해주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는다. 깨진 유리창을 투명테이프로 막아줬다고 만족할 수는 없지 않는가? 1000 시리즈가 교환 대상에서 빠진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아이리버의 대처를 보면 잘못된 길만 골라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리버가 그동안 보여준 행동과 너무 달랐다. 꼭 무엇에 홀린 것처럼 보였다”라고 말했다.
아이리버의 거짓말「왜?」
레인콤의 이러한 대처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주식’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레이콤의 주가를 관리하려면 매출과 이익을 포기하고 제품 출시를 지연시키기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경우처럼 한 종류의 칩셋을 이용해 대규모 제품 라인 교체를 시도한 경우라면 유혹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한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현대증권의 이시훈 애널리스트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구매를 기다리는 마니아층은 그리 두텁지 않다. 신제품 출시가 몇 개월 늦춰지는 것만으로도 매출에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한 신제품의 경우 마진률이 높기 때문에 회사의 전체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탁월한 AS와 우수한 디자인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온 레인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도덕적 흠집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어느 네티즌의 말처럼 MP3 플레이어는 '내 생애 첫 디지털 가전'이라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미리 파악할 수 있었던 문제의 제품을 굳이 출시하고 10만대 가량 팔린 다음에야 원하는 사용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교환해주는 조치는 기업을 신뢰해온 소비자들을 실망시킨다.
지금도 유별난 애정으로 안타까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서포터들을 배려한다면 아이리버는 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상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아직 해외에서는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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