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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웃대하는 아줌마에요.ㅎㅎ
저번에 딸래미가 던진 무서운 한 마디가 있어서 글 써 봅니다..
저는 이모들 중에 한 분이 무속인이시고, 이모쪽 친척 언니 중 한 명도 무속인입니다.
신랑쪽은 시아버지가 약간 신기가 있으셨고 (현재도 관상, 손금 같은걸 잘 보심ㅎㅎ) .. 시아버지의 어머니.. 그러니까 신랑의 할머니도 신기가 있으셨다고 하네요.
더군다나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보니 아이들은 영혼이나 귀신 같은 걸 더 잘 본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3, 4살 밖에 안 된 아이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었죠.
여기 시골로 이사오기 전 서울 망원동의 빌라촌에 살 때였습니다.
지금도 가난하지만..ㅠㅠ 그땐 돈이 없어서 보증금 500만원의 작은 방 두칸짜리 월세집에서 살았어요.
주인은 연세가 좀 있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로 바로 윗층에 사셨습니다.
저희 이사 들어 올 때 주인 할아버지께서 계단이 지저분해졌다면서 골목에 서 있던 저에게 걸레를 던져주시며 닦으라고 하셨어요. 어이도 없고 기분도 나빴는데 ㅡㅡ
그만큼 빌라에 애정이 많으셨죠.ㅎㅎ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할아버지께서 안 보이시는 거예요.
주인 할머니께 여쭤보니 몸이 조금 안 좋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고 하시더군요.
많이 안 좋은 건 아니라 곧 퇴원하실 꺼 같다고..
할머니께서 시간 날 때마다 병원가서 수발 드시는 것 같았어요.
곧 퇴원하실 꺼 같다는 말에 저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기 전에 안방 불을 다 끄고 작은 방 불빛에 의지해서 아이들 잠자리를 봐주고 있을 때였어요.
당시 3살 딸래미가 갑자기,
" 엄마 저기 장농 위에 파란 할아버지 있다? "
이러는 거예요.............
순간 진짜 너무 무서웠어요...ㅠㅠㅠ
내 딸래민데 막 진짜 무서워뜸;;;;
작은 방에 있던 신랑 불러서 애가 이런 소릴 한다니까 신랑도 살짝 쫄아서.ㅋㅋ
재차 확인하더군요.
" ㅇㅇ아~ 저기 누가 있다고? "
" 파란 할아버지 "
뭐야.. 얘 무서워.. 답이 안 바껴..ㅠㅠㅠㅠ
아직 말 완전히 잘 못 할 때라 똑같은 질문을 두 번 해도 금방 답이 바뀌던 아이였는데...ㅠㅠㅠ
여튼 그 날은 장농 위를 계속 의식하며 식은땀을 흘리며 잤었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났는데도 주인 할아버지는 퇴원하지 않으셨어요.
할머니께 전해 듣기론 점점 상태가 나빠지시고만 있다고..
그 날은 네식구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시어머니댁에 다녀오는 길이었어요.
골목이랑 빌라 앞 주차장이 좁아 앞에 서 있는 차가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데,
우리 빌라에서 주인 할머니가 까만 상복을 입고 내려 오시더니 차에 타시더라구요.
까만 상복입은 자제분들도 몇 분 계시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구나....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후 그 날은 햇빛 밝은 주말 낮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어김없이 저와 아이들은 안방에서 놀고 신랑은 작은 방에서 게임하고-_-
잘 놀던 딸래미가 갑자기 방문쪽 천장 모퉁이를 뚫어져라 보더니,
" 저기 할아버지 있다. "
이러는 거예요...........ㅜㅠㅠㅠㅠㅠ
근데 그 날은 예전에 장농 위에 파란 할아버지 이야기 할 때보다 표정도 말도 뭔가 진지해 보이더군요.
그러니까 더 무서워 찌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또 신랑을 불러 애가 할아버지 있다고 또 그런다 했더니 그나마 좀 경험있다고 이번엔 파란 할아버지 아니냐고 웃으며 얘기하고 지나갔네요..
그리고 며칠 뒤에 애들 어린이 집에서 데리고 오는데 집 앞에서 주인 할머니를 만났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얘기 하시는데...
서운하다고... 할아버지 계실 땐 할아버지가 다 하셔 가지고 할머니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데.ㅠㅠ
저도 모르게 할머니 손을 꼭 잡아드렸어요.
그러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병원에 계실 때 할아버지께서 계속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셨대요.
평생 힘들여 일궈낸 내 집에서 눈 감고 싶다 하셨다고...
그렇게 집에 가고 싶어 하셨는데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셔서 결국엔 병원에서 돌아가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 듣는데 딸래미가 그동안 보인다고 했던 할아버지가 주인 할아버지가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 집을 보고 가신 게 아닐까...
그 뒤로 할머니께 곤란한 일 있으면 저희 집에 말씀하시라고 해서 신랑이 몇 번 올라가 고쳐주기도 하고, 눈 왔을땐 빌라 앞을 열심히 쓸기도 했네요.
한창 겨울에 이러고 시골로 이사와부렀는데, 할머니는 잘 지내시나 모르겠네요...^^
글이 길고 지루해서 죄송합니다..
내일부터 장마래요~ 웃대분들 비 조심하세요!!
출처 | 웃대 따뜻하게안아주세요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subject&sk=%BE%F6%B8%B6&searchday=all&pg=0&number=668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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