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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 어머니와 제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믿지 못 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저희에겐 조금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쯤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에 학교를 가려고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득 어머니 방에서 울음 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 같아 살며시 어머니 방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방에서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불도 켜지 않고 이불 위에 엎드려 울고 계셨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황급히 어머니를 붙잡고 왜 그러시냐고 어머니를 일으켜 세워 드렸죠.
그러자 어머니는 몹시 겁에 질린 얼굴로 간밤에 이상한 꿈을 꿨는데,
너무 생생한 나머지 너무 무서워 울고 있었다며 제 손을 꼭 쥐고 놓지 못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른 아침부터 이상한 이야길 늘어 놓는 어머니가 조금은 답답해서 였을까 약간의 짜증이 섞인 말투로 무슨 꿈을 꿨는데 그러시냐며 물어 봤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꿈에 외할아버지가 잘 있으라며 손을 흔들고 뒤돌아 걸어 가는 꿈이였는데 왠지 다시는 못 볼 것만 같은 뒷모습으로 걸어 가셔서 울면서 외할아버지를 목 터져라 부르시다가 잠에서 깨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도 생생한 나머지 황급히 전화를 해 보려고 하다가, 그 꿈이 왠지 맞아 떨어질 거라는 왠지 모를 확신에 너무 무서워서 외할아버지에게 전화도 못 하겠고 한편으론 걱정은 되고 그래서 울고 계셨다고 하시더군요.
참 답답하기도 하고 꼭두새벽부터 꿈이야기를 늘어놓는 어머니를 보니 갑자기 조금 짜증이 났던 저는,
"그렇게 궁금하면 전화하면 돼지 왜 답답하게 그러고 있어요." 라며 어머니에게 답답하다는 듯이 화를 냈고.. 어머니는 더욱 크게 울고만 계셨습니다.
보다 못한 저는 "제가 지금 전화 해 볼께요. 울지 좀 마요 제발." 이라 말하고 거칠게 전화기를 부여 잡으려 하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새벽 6시부터 전화가 올 데가 없는 저희로선 방안가득 울려 퍼지는 전화벨 소리가 왠지 그날따라 꺼림칙하게 들렸습니다.
순간 눈물을 멈춘 채 긴장한 듯 눈을 똥그랗게 뜨고 절 바라보던 어머니의 눈을 마주하며 전화기를 들고 말했습니다.
"여.. 여보세요."
그러나 수화기에선 대답은 없고 조용히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려 올 뿐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순간 놀란 제 표정을 읽은 듯 겁에 질린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
"여..여보세요..."
황급을 고개를 돌려 전화기 너머 상대를 확인하자, 수화기 너머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조용히 흐느낌과 섞여 나즈막히 흘러 나왔습니다.
"ㅇㅇ아.. 나 큰이모인데.. 방금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어.. 어머니 좀 바꿔줄래..?"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연세도 많으셨고 약간의 지병도 있으신 탓에 그러셨던지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독서를 하시다 갑자기 쓰러지셨고, 황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손 쓸 상황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다만 의식이 거의 없으신 상태셨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애타게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출처 | 루리웹 ovze80 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5659237&bbsId=G005&itemId=145&pageIndex=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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