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분에 따라서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 수도 있고 기분 상할 수도 있습니다.

미리 죄송합니다.

일단 저는 공무원입니다. 자세한 직렬이나 직급은 밝히기 좀 그렇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의 나름 상위권인 모대학 법학과를 나왔고..

사시공부 하다가 자꾸 실패해서 다른 시험봐서 공무원으로 전향한 케이스에요.

그래도 나름 고위직 공무원이고.. 공무원 되고나서는 지금 하는 일에 애정도 갖고 있습니다.

세금 제하고 소당 다 합하면 실수령액이 평달 400 정도이고 보너스달은 400 후반대..

그리고 휴가비 명절비등을 받는 달은 500이 넘는데..

이런 말씀 드리기 죄송합니다만..

이 정도면 많이 받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히 제 직급 정도니깐 이 정도지..

말단공무원은 수당 다해봐야 200선 아닌가요?

그런데 자꾸 와이프가 돈 많이 못 번다고 무능하다고 구박해서 좀 스트레스입니다.

제 친구들 중 사시 합격한 친구들도 괜찮은 로펌에 취직한 애들이나 저 만큼 벌거나하지..

저보다 못 버는 애들 수두룩하거든요.

물론 잘 나가는 애들은 제 수입의 5배 이상 버는 녀석들도 있습니다만..

요즘 변호사 시장도 포화상태라 300만 받아도 일하겠다는 녀석들 널렸습니다.

그나마 사시 출신이라 저 만큼 받지.. 로스쿨 출신은 안 쳐줘서 저만큼도 안 줘요.

그런데 와이프가 동창들한테서 뭔 얘기를 들었는지 언젠가부터 계속 돈 못 번다고 바가지를 긁네요..

아첨.. 깜빡했네..

와이프랑 저랑은 같은과 법대 커플이었어요.

제가 선배고 그 녀석이 제 후배..

제 와이프가 만나는 동창애들이 뭐라고 말해서 저 구박하는건 확실한것 같은데..

정작 와이프 친구들 중에 사시 붙어서 변호사 하는 애들은 없습니다.

죄다 전업주부고요. 아.. 물론 제 와이프도 걍 전업주부에요.

자꾸 바가지 긁는데 지처서 니가 세상을 너무 모른다고 쏘아붙였더니.. 

오히려 저보고 무능한데다 저야말로 세상을 너무 모른다며 화내고 나가버렸습니다.

나중에 장모님이 연락줬는데 지금 친정에 가 있대요...

아.. 이거 뭘 어찌해야하죠?

저는 지금 하는 일이 좋고 제 일에 사명감도 갖고 있고 자부심도 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자꾸 깍아내리니깐 일할 맛이 안나요.

그렇다고 공무원이 투잡 뛸 수도 없고...

지금에와서 공무원 그만두고 다시 사시 공부라도 하라는 소린지 원...

철딱서니 없는 우리 마누라 뭐라고 설득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