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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은 연립식이여서 주위에 옹기 종기 사람들이 모여 산다.
우리 동네에 산 사람들은 거의 10년 이상을 산 이웃사촌들이고, 여태껏 누가 어떻게 잘 크고 있고 잘 살고 있는지 알만큼 주위 이웃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내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을 좋아했었고, 가정교육 같은 건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보면 항상 인사해 드리고, 시장 보고 오신 아줌마 짐들도 항상 들어 드리고.. 음?
당연한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일이다.
재작년 쯤인가..
일찍이 사회로 나온 난.. 지금도 하고 있지만 피씨방 아르방을 하고 있다.
그때는 주간이었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내 퇴근 시간이랑 울 앞집 아줌마랑 겹쳐 항상 같이 집으로 오게 되었다.
집 가는 길이 한 길 밖에 없어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혼자 가기도 무섭고 심심한 길인데 아줌마랑 수다나 떨면서 집이나 가야지.. 이렇게 생각했던 게 어느덧 한 달.
퇴근길에 만나는 건 어느덧 일상이 되었고,
아줌마랑 웃고 세상 이야기도 하면서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대전 의료 소년원이란 곳을 아는 사람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학교를 다닐 때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거기서 4일동안 교육을 받고 지친 몸땡이로 집을 오는 도중에 아줌마가 장을 봉지에 가득 채워서 낑낑대면서 걸어 오시는 게 보였다.
워낙 친한 아주머니고 무거워 보여서 들어 드렸다.
근데 이상하게 그날 유난히 아줌마 표정에 웃음이 없었다.
나 - 아줌마 이런 거 힘드시게 왜 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
아줌마 - 여태껏 너 맛있는 거 한 번 못 해줬는데 음식이나 좀 해볼라고 많이 샀단다. -
나 - 아 아줌마 감동이예요. 저 잡채 좋아하는 거 아시죠 ^^? -
아줌마 - 응응 그래 있다 꼭 와서 잡채 가져가렴. 근데 4일 동안 어디 갔었니? -
나 - 아 좀 일이 잇어서요 ^^.... -
이런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집 앞에 도착하니, 아줌마가 경직된 표정으로 나에게 하신 말씀이 아직도 머릿 속에 맴돈다.
- 성호야(가명). 이 험한 세상 꿋꿋하게 잘 살아야 돼..
너네 엄마 말씀 잘 듣고 이것아..
꼭 안 좋고 힘든 일이 있을 때에는, 너에 곁에는 널 사랑하는 사람이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위기를 잘 극복하길 바란다..
춥지? 어서 들어가 ..^^ -
난 그때 그 말을 듣고 의아했다. 평생 못 볼 것처럼 말씀하시는..
평소에 위로도 잘 해 주시기 때문에 별 대수롭게 생각 안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어머니가 고생하고 왔다고 내가 좋아하는 잡채랑 이런저런 맛있는 음식을 해 놓으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그리고 밥을 한참 먹는 도중에 어머니가 그러셨다 .....
어머니 - 아 상호야 .. 요 앞집 동철(가명)이네 어머니 있지?
엊그저께 그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에효
아직 다 살지도 않은 사람이 몹쓸 일 당한 거지... -
............ 그럼 아까 따뜻하게 위로해 준 아줌마는 누구지..?
- 이런 글 쓰면 안되지만 좀 적어볼께요 -
이 글 쓰는데 한참 망설였어요.
아줌마 하늘 나라 따뜻하죠?
이제 아줌마 고생시키는 아저씨도 없구, 그동안 고생만 하셨다는 거 몰랐다가 어머니께 들어 알게 됐어요..
절 항상 위로해 주셨는데... 정말 감사드려요..
아줌마.. 저 못 보고 가셔서..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힘내라는 말 해 주시려고 돌아가셨는데도 제 앞에 나타나신 거죠?..
요즘 너무 힘든 일이 많은데 그때 아줌마가 해 주시던 말씀 생각하면서 힘내고 있어요 ^^..
아줌마 거기에선 꼭 행복하세요..^^
출처 | 웃대 엄마재좀혼내줘 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st=subject&sk=%BE%C6%C1%DC%B8%B6&searchday=all&pg=0&number=31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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