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할지 모르겠네요..
조금 부끄(?)럽고 그렇기도 하고요..ㅎ
남친이랑은 지난 겨울에 만나 반년넘게 함께하고있어요
관계를 자주 갖던건 아니었지만 피임기구 꼭 썼었는데
어떻게 한 번 잘못한 날에 아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생리도 없고 해서 남자친구(27) 손잡고 병원 같이 갔더니
아기집 보여주시면서 한달됐다 하세요. 초음파 사진도 받아왔구요
5주된 아기 심장소리 까지 듣고왔어요
이게 월요일이구요..
우리 어떡할까 생각하면서 서로 깊은 얘기 많이하고 이경우 저 경우 다 따져가며
대화 많이 했네요
저는 처음엔 '달리 방도가 있나.. 수술해야되지않나'했지만
오빠는, 한달 반이면 아기가 많이 컸고 오래 됐다..하면서 만류하는 쪽이네요
오늘 같이 하루종일 얘기했는데..
우리 둘 다 마음약하고 심장소리까지 듣고난 후라 낳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네요..
약간 끼워맞추는 말같기도 하지만
우리 나이차 조금나고 저도 이제 갓 성인된 애기이긴 하지만
투닥투닥많이 해도 서로 잘 맞고.. 제가 그렇게 생각까지 어린 사람이라고 오빠는 생각안해서..
그래서.. 전부터 오빠가 저한테 졸업하면 시집와라..이런말도 많이 하고.. 했던터라
오빠는 지우자는 소리 한마디도 안하고 결혼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해요
제가 오빠 니 지금 아기생겨서 결혼얘기하는거냐..물어봐도 그런소리 하지말라구 버럭하고..
암튼 남자친구는 이런 상태에요.. 자꾸 옆에서 제 걱정만하고..
오빠는 일단 제가 휴학을 하고(만약에 제가 아기낳는다하면 시기가 딱 맞아요) 아기를낳고
아기는 시엄마한테 맡기고 (오빠, 저, 시엄마 거의 한 동네 거리에 살아요) 저는 학교다니랍니다
(오빠어머니는 오빠랑 따로 혼자 사세요 아버지는 예전에 돌아가셨고요)
오빠는 투잡 쓰리잡을 뛰어서라도 빨리 돈 벌겠다..(지금 자기재산은 삼천만원돈 모아놨네요)
그래서 제가 오빠 너 다섯살때 아버지 병으로 돌아가시구 여동생이랑 어머니 부양하느라
중학교때부터 일하러다닌거 아는데 이제 또 일만하게 생겼다.. 난 마음아프다 그건싫다 했더니
너 지금 내생각할때냐며 어차피 이 나이에는 그렇게 일 하고 사는게 맞다..하면서 너는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 하네요
그 어릴때부터 꾀부리지 않고 게으름피지않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성실하다고
공공연하게 소문나고 신뢰도 있는 사람이라 만약 아기 낳고 한다면 어떻게든 먹고살수
있을건 같은데, 제가 학교졸업까지 하고 하려면 아기는 시엄마 손에 거의 있을거같아요
오빠랑 얘기해보길 최소한으로 잡아도 4,5년...
할머니 손아래서 자라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저는 애기는 엄마아빠품에서 키우고싶은데
그런면도 걱정이 되고.. 오빠가 여기저기 일을 추가로 하게되면 일주일에 한번씩만
볼 수 있다고합니다.. 아기가 그 어릴때인데 아빠도 잘 못보고 엄마도 잘 못보고하면
일단 저부터 외로움탈것같고 여러모로 힘들것같은 느낌도 들고.. 선택이 너무 어렵습니다..
아기가 2살 뭐 이렇게 되면.. 같이 사진관가서 사진도 찍고싶고
밤되서 남편 퇴근하면 유모차끌고 한바퀴 산책도 선선한 바람맞으며 하고싶고 한데..
그런 게 분명 불가능할텐데.. (오빠얼굴을 일주일에 한 두번 만 볼 수 있어지니까요..)
오빠랑 저랑 같은집에 살 수도 없고요.. 아기는 할머니집에 있어서 엄마 아빠가 할머니집에있는
아기를 '방문'하는 꼴이 될텐데...
아무리 우리가 지우고싶지않고.. 의지가 있고.. 열심히 돈 모으고 하려한다해도..
지우지 않고.. 이렇게 될 환경에 아기를 낳아놓는다는게 괜찮을까요..
리틀맘리틀맘.. 먼나라얘기인줄만 알았는데 저에게도 이런 일이 있고.. 심정이 복잡합니다
(단순히, 책임지기 싫은 아기가 '생겨서' 복잡한게 아니라요..
낳는다면.. 그 환경들이 제가 마음이 아플거란 의미로요..)
여기는.. 기혼자 분들도 좀 계실텐데...
아기를 낳아도 저희의 이 환경에서.. 어떨지나.. 잡다한 조언..
글을 보고 생각하신 것들..아무거라도 좋습니다.. 조언 한마디가 절실하네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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