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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을 지지하는 40대 후반의 가장입니다. 오유의 존재에 대해서는 과거 일베라는 사이트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즈음부터 알게 되었으나 그 동안 가입은 커녕 방문조차 할 생각도 갖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온갖 사회의 쓰레기들이 모여 입에 담지도 못할 더러운 이야기와 거짓된 사실에 근거한 공격을 스스럼없이 해대는 곳이 일베의 실체임을 알고 난 뒤, 그 반대 진영의 사이트로 오유가 언급되면서 극과 극을 달리는 곳이라 생각했고, 지레 겁을 먹고 관심을 갖지 않았 던 것 같습니다. (오해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전라도 사람들은 죄다 빨갱이야, 김대중이 대통령되면 우리나라 빨갱이 나라되니 절대 안된다.” 이런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사셨던 경상도 출신의 부모님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전라도 출신 친구들을 보면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색안경을 끼고 봤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와 직장에 들어와 전라도 출신의 좋은 선후배, 친구들을 만나고 광주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저의 편견은 깨지게 되었습니다. 대학시절 적극적인 운동권 활동을 한 적도 없고 특정한 정치관이나 특정 정당을 드러내 놓고 지지한 적도 없지만, 항상 정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이를 지키고 싶어 했습니다.
고 노무현님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그 날 이 나라에 정의가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나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소극적인 방법이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게 설명했고 그 설득이 먹혔다고 생각하니 나름의 보람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직장 문제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지 얼마 안되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 소식이 불안감으로 전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무현대통령의 부고소식을 듣고는 정말로 슬프고 참담했습니다. 내가 우리 자식들한테 전해주고 싶어했던 정의로운 사회와 민주주의가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지금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지만, 부정 부패를 스스럼 없이 일삼고 권력을 위해서는 어떠한 사악한 행위도 서슴없이 행하는 극악 무도한 인간들은 자기 잘못에 대해 눈하나 껌벅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 고민해 보기도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과연 선과악 중에 어떤게 강한건지.. 자살이라는 행위 자체를 미화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방치했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죄책감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이명박이라는 희대의 사기꾼, 중상모략가에 이어 본인이 텅빈 뇌를 가졌음을 대선토론 방송을 통해 온 천하에 공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 뽑아준 이 나라에 너무나도 환멸을 느껴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한 결정을 정말 후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암울했던 4년이 지나고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던 그 진실이 드디어 밝혀지게 됩니다.
이번 만큼은 진실이 구석구석으로 전파되기를 원했고 그래서 모든 국민이 우리 나라 역사를 바로 알고 참다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과거에는 애써 피했던 정치얘기를 의도적으로 화제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도 박근혜가 불쌍하다고 하는 사람, 모든 게 사실이 아니라 루머와 비방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번 만큼은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수십년간 쌓아왔던 신뢰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배신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입니다. 특히 그 신뢰가 본인의 믿음에 대한 신뢰일 경우 더더욱 깨뜨리기 어렵습니다.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인지 부조화’, ‘확증편향’ 측면에서 사람은 자기 생각과 판단에 대해 쉽게 부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존경하던 장인어른과 현 시국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뜻밖에도 현재 언론에서 얘기하는 박근혜에 대한 사실이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를 어떻게 믿냐고.. 그래서 장인어른이 선택한 결론은 어이없게도 TV 뉴스와 신문을 보지 말자 였습니다. 당신이 수십년간 믿었던 사실이 사실이 아니었고, 그 진실의 이면에 상식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부패와 농단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으셨던 겁니다. 권력의 시녀역할을 충실히 해온 언론과 주체사상 주입 뺨치는 박정희의 신격화 등이 만들어 놓은,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실체도 이제는 믿기 어려울 만큼 거짓에 빠져버린 부모님들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고, 한편으로는 이대로 방관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가입한지 몇 일 안되었지만, 오유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과,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큰 위로와 힘이 되었음을 시인합니다. 하지만 나와 다름에 대해 비방하거나 방관하는 것으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몇 몇 글을 볼 때 안타까움이 있어 이런 장문의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한 건전한 비방은 비방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왜 옳지 않은지 무엇이 맞고 그른지, 진실이 무엇인지를 시간과 인내를 갖고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월호참사를 교통사고로 폄훼하려 했던 새누리당과 그 추종세력의 주장처럼 저희 장인어른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참사 그 이면의 사실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시는 바가 없었고, 그 이유는 TV뉴스나 몇 몇 편향된 일간지 외에는 이러한 사실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때론 인내가 필요하겠지만 해외 언론을 포함한 모든 미디어 채널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그대로 전달해 드리고 세상의 진실을 알게 해 드리는게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공부한 자식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눈이 떠지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사악한 환관들의 교활함을 인지하고 올바른 사고와 판단을 하지 않을까요? 제 생각이 너무 이상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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