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집에 사는 남자가 이상하다.
창문을 열면 가끔씩 우리집 쪽을 바라보는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내가 노려보면 남자는 다른 곳을 보며 딴청을 피운다.
창문은 불투명하고 블라인드도 있어서 안을 훔쳐보지는 못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방을 저렇게 쳐다보는건 실례인 것이 분명하다.
더 소름돋는 것은 얼마전 퇴근후 집앞에서 그남자와 마주쳤을 때 그가 한 질문이다.
“안녕하세요, 건너편 사시죠? 혹시 혼자 사시나요?”
그동안은 인사조차 하지 않던 사이였는데,
그 남자의 급작스런 질문에 난 거짓말도 하지 못하고
“예? 아..예 혼자살아요.”
라고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남자는
“실례지만 지금 남자친구는 없으시죠?”
라고 물어온다.
그제서야 난 정신을 차리고
“애인이 집에 자주 와요.”
라고 거짓말을하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와 문을 이중으로 잠갔다.
너무나 이상한 기분에 다음날 당장 잠금장치를 두 개나 더 달고
창문은 완전히 잠가놓고 블라인드까지 쳐놓은채 아예 열지도 않았다.
그래도 안심이 안된다.
오늘은 호신용 스프레이라도 사놔야 겠다.
건너편집이 좀 이상하다.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고 있으면 블라인드가 쳐져있는 건너편 집이 보인다.
가끔씩 창문을 여는 사람이 늘 같은 사람인걸 보니 여자 혼자사는 집같은데,
블라인드너머 보이는 실루엣은 두명이다.
이상한 생각에 들어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봤지만 좋지않은 오해를 받은 듯 하다.
형태로 보면 남자 한명 여자 한명인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했지만 그러기엔 좀 꺼림직하다.
그 남자의 실루엣, 아무리 봐도 늘 바닥에서 50cm정도는 떠있는 것 처럼 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