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쯤에 아버지 회사일 때문에 가족이 구미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간 아파트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아파트와는 달리 한동 밖에 없었고(단일 건물)
밑에층에는 상점이 있고 옆으로 들어가면 아파트 입구가 있는 형태였습니다.
복도형식 아파트인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하면 바로 앞에는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지나가면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는 쯤에 오른쪽으로 틀면 복도형으로 쭉 늘어져 각각 호수가 있습니다
이집의 복도는 이런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저희집은 이복도 끝에서 옆호수였습니다
그 당시 궁금증이 났던건 철로 둘러쌓인 불투명한 유리로된 문으로 막힌 옆집호수였습니다.
왜 또 문을 더 달아 논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살았었던 기억으론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들어봤지만, 옆집사람을 본적은 거의 없었던것 같습니다
대충 방 형태를 이렇습니다. 알고 있으셔야 할점은 제가 자고 있는
침대 옆의 창문은 복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우풍때문에 비닐로 창문을 막아놨습니다)
이때 당시는 거의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잠을 잘때 항상 비슷한 시간에 깨고
알수 없는 두려움과 무서움, 식은땀 때문에 잠을 자기가 힘들었었습니다.
무서워서 부모님께 가도 "니방가서 자라"며 내쫒으셨기 때문에, 감기가 걸리지 않았어도 잠이오는 물약을 먹으며 잤습니다.
깨어났을때 눈을 뜨면 대충 이런 풍경이 펼쳐 집니다.
그때도 잠을 자다가 비슷한 시간에 깨어났습니다
알수없는 두려움때문에 빨리 잠을 자고 싶어 눈만 감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럴때 제일 청각이 예민해지더군요. 조금만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두려움이 엄습해 왔을때였습니다.
엘리베이터 소리가 우리 층에 도착했는지 경쾌한 소리가 울리더군요.
"띵"
"뚜벅 뚜벅 뚜벅 "
발소리를 들어보니 묵직하면서 구두 같은 소리였습니다. 아마도 남자가 아닐까 생각하며 숨죽이면서 듣고 있었습니다.
근데 발소리가 점점 저희 집쪽으로 다가 왔습니다.
우리 가족은 지금 집에서 다 자고 있으니 옆집이려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발소리는 저의 집 앞에서 멈추고 더이상 소리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아마도 열쇠를 꺼내려는듯 했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심지어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문을 여는 소리가 나지않았습니다.
소리는 결말은 증발해버렸습니다.
적막만이 흘렀고 쿵쾅쿵쾅 거리는 심장소리만 들리고 있었습니다.
기분 나쁜 식은 땀이 옷을 적실때쯤 되자 몸이 서늘해지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극도의 긴장감 상태로 이불속에 있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거같습니다.
그일이 있고난 후 발자국 소리는 더이상 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에 깨어나고 잠을 못자는 생활은 일상이 되었던거같습니다.
그뒤로 이사를 가고 몇년뒤쯤
사촌 오빠 집에 놀러갔었는데, 불면증을 불러일으킨 감각이 다시 느껴졌습니다.
그때당시 여름이라 사촌 오빠와 가족들은 거실에 모여서 자고 전 사촌오빠 방이 비길래 거기서 자기로 했습니다.
오빠는 방에 들어와서 저를보며 뭔가 걱정하는 눈치였고, (제가 눕고 있는 방향에서) "그렇게 자면 별로일텐데"라고 하고는 각자 자러 갔습니다.
그땐 무슨 말인지 몰랐고, 그냥 그대로 잠을 잤는데 어느 순간 눈이 떠졌습니다.
잘자고 있었는데 잠이 안오더군요. 그래서 엠피쓰리를 키고 들으면서 잘려고 했는데도 도저히 잠이 안왔습니다.
오히려 정신이 더 말짱 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빠 말이 떠올라, 뭔가 있나 싶어 맡은편에 있는 동생방에 들어가 잤습니다.
그리곤 자각하지도 않은 새에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오빠가 와서 하는 말이
"잘때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냥 잠이 안왔다고 답변하니, 자기는 그 방향으로 자면 이상하고 무섭고 뭔가 느껴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반대편으로 자보니 괜찮다고, 그뒤로는 반대로 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 궁금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잠을 이상하리 만치 못잤을때는 머리방향이 항상 북쪽이더군요.
미신을 맹신 하는것도 아니지만 겪어온 상황을 이해해볼려고 하니, 제나름의 결론은 '북쪽으로 머리맡을 두고자서'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점은 얼마 안되는 글이지만, 당신의 시간을 이 글을 읽는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