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어제 최순실 등의 국정 농단 사건의 중간 수사 발표를 하였고, 박근혜 대통령 측에서 전면 부인하며 강력 반발하자,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해 강제 수사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저도 요 며칠, 박근혜 대통령이 피의자로 전환되면, 감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다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대해 법리 해석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러기보다는 그 수족들에 대해서 인정사정 없이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 청구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촉이 옵니다.
법원이 설사 대통령에 대해 수사가 가능하고, 체포 내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20일까지만 구속이 가능합니다. 대통령은 기소를 못하기 때문에 수사 목적으로 구속할 수 있는 기간 맥시멈 20일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구속은 나라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실제적 압박 효과가 적습니다. 20일 구속 후에 대통령이 풀려나면, 형사소송법상의 권리 때문에 풀려나오는 것인데도 법에 무지한 국민들이 마치 박 대통령이 무죄니까 풀려나온 모양새로 비춰지며,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이 비등하며 검찰이 코너에 몰릴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어제 검찰 발표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써가며 검찰 수사를 비난했습니다.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않은 수사..."
"인격 살인에 가까운 유죄의 단정.."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다가 이런 막말을 해서 검찰로부터 그 곤욕을 당했습니까? 검찰에 최대한 절제된 접근을 했는데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야비하게 물고 늘어졌지요. 어제 청와대의 반박은 검찰더러 죽일 테면 죽여라 하는 막말이죠.
야당 지도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박 대통령에 대해 강제 수사하라고 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검찰이 절대 체포영장 청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체포영장 발부, 집행도 어렵거니와 설사 집행된다 해도 20일 지나면 풀어주어야 할 일을 난리 피우며 왜 하겠습니까? 그 대신 그 주변을 잔인하게 조져갈 겁니다. 가장 큰 타켓은 대통령 옆에서 이런 상황을 주도하는 노회한 영감 김기춘(범죄 사실이 있다는 가정 하에) 등을 조질 겁니다.
대략 시나리오는 이렇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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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집된 김기춘 범죄 의혹 파일 정리한 정보 파일을 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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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범죄 의혹 중에 현 최순실 정국과 연관되어 국민적 비난이 받기 쉬운 사건 한두 가지를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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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내사하고 충분히 혐의가 있고 기소 가능한 사안을 추려 그 전모를 특정 신문사에 흘린다. 가급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 한겨레, 경향 대신에 중립적인 한국일보 기자에게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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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정해서)가 단독 특종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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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간 다른 언론에서 인용 보도하고 여러 언론에서 김기춘 비리 의혹을 대거 보도하여 김기춘 구속 여론이 점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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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이 고급 술집에서 김기춘을 긴급 체포한다. 집에서 나갈 때 긴급 체포할 수 있지만, 고급 술집에 잘 간다는 정보가 있으면 비난 여론을 고양시키기 위해서 이왕이면, 고급 술집에서 체포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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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체포 이틀 후 구속 영장 청구한다. 법원도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내심 분노하고 있으니까 100% 발부되겠죠.
지금 이 시나리오는 김기춘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가정하여 예를 들어 쓴 것입니다. 실제로 김기춘이 아무런 죄도 안 지었다면 검찰이 이렇게 하고 싶어도 못하겠죠. 그러므로 예를 들어 쓴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김기춘이 박근헤 정권에 가장 영향력이 있으니까 제일 먼저 타켓이 되기 쉽겠지만, 한광옥, 황교안, 청와대 수석, 장관, 이정현 등 친박 정치인의 비리가 폭로되고 검찰에 의해 줄줄이 체포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 수족을 하나둘 잘라나가면, 박 대통령은 검찰에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하야하고 검찰에 수사받으러 올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야당에서는 특검에 목멜 필요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어떤 핑계로 특검법을 거부하면, 그냥 놔두고 열받은 검찰에게 계속 수사하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네요.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