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동천이라는 도심 하천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제법 큰 강이었는데 도시가 개발이 되다보니까 그 면적이 꽤나 많이 줄었죠
부산의 중심인 서면 언저리에서 부산항 쪽으로 길게 뻗은 하천이고 바다와 점점 가까워 지면서 수심이 깊어 집니다.
어린시절 동천의 하류지역인 문현동에 살았습니다.
학교 다녀오는 길에 동천 위로 놓여져 있는 다리를 건너 오는데 강 양쪽에 난간이 있고 그위를 재미삼아 올라가서 장난치던 중학생 정도
로 보이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걔들 끼리 장난 치는 과정에서 난간위에서 놀던 애가 강으로 떨어져 버렸어요
일반적인 하천과는 다르게 얕은 수심에서 점점 깊어지는 그런식이 아니라 현대시으로 양측에 제방을 쌓고 정비를
해놓았기에 가엣쪽도 수심은 중앙과 별 다를바 없는 깊은 수심을 가진 곳이었죠 친구가 빠지가 놀란 친구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고 구경꾼들이 삼삼오오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같이 그곳으로 향했죠
그러는 와중에 초기에 발견했었던 옆에 있는 아저씨가 휴대폰을 들고 다급하게 여기 사람 빠졌다면서 빨리 와주세요
그렇게 119에 신고를 했죠 사람들이 꽤 많은 수십명이 몰려들었는데 당연히 구조 될줄 알았습니다.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하천이고
경찰서나 소방서도 인근에 위치해 있거든요 교통이 불편한 위치도 아니고요 그런데 구조가 못되고 어린 학생은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일단 주변 분들이 강에 들어가서 구조하려 했던 분이 없었습니다. 수영을 할수 있는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수가 없지만
그쪽이 물이 오염되어있거든요 깨끗한 바닷물도 아니고 지금도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에메랄드 빛의 이상한 색을 띄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류쪽이 유흥가를 관통하면서 수질이 워낙 나쁜곳이기도 하고요 어차피 주변에 소방서나 경찰서(파출소나 그런곳) 이 있기에 금방와서 구해 낼줄 알알겠죠 그런데 경찰도, 소방관도 오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구경하던 나이좀 있으신 분이 처음에 신고를 한 사람한테 어디 신고 했냐고 묻더군요 왜 119가 안오냐고요
그러자 초기에 핸드폰 들고 얘기했던 아저씨가 하는 말이 자기는 119에 신고 한 것이 아니라 회사 직원 한테 여기 사람이 물에 빠졌으니까
와보라고 (구경하자는 거겠죠?) 전화했다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주변사람이 119에 신고를 했지만 결국 119가 오고 난 후에
물에 빠진 학생을 건지기는 했는데 너무 오랬동안 허우적 거려서 익사했다고 하더군요 그 자리에서 흰천을 덮어서 구급차에 싣고 떠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는 신고했겠지? 하는 방관자 효과일수도 있겠지만 거의 최초로 물에 빠진 학생을 목격했던 그 아저씨(전화통화한 사람)
의 역할이 너무 뚜렸해 보였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은 굳이 신고할 이유를 못느꼈을 것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보고 핸드폰을 꺼내들고 여기 사람 물에 빠졌으니까 빨리 오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통화하던것을 봤으니까요 저도 그걸 들었으니까요 저도 거의 최초 발견자였음 당시에는 핸드폰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지는 않았어요 확실히 고가의 제품이었기에
요즘처럼 초등학생 , 중학생들도 핸드폰 들고다니는 시대는 아니었죠 어른들 중에서도 사업이나 회사업무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죠
저는 그때의 그 아저씨의 행동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끼치네요 사람이 빠져서 죽어가는데 빠진 학생들의 친구들이 119에 신고를 해달라고 하는데
저도 그 바로 옆에 있었기에 확실하게 들었거든요 < 여기 범일교 옆인데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 빨리와주세요> 딱 이렇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와보세요 도 아니고 빨리 와주세요 , 언어적 해석으로 보면 구조의 요청으로 볼수 있는데
왜 회사 직원한테 빨리 와보세요도 아닌 빨리 와주세요 이런식으로 얘기했을까요 ? 저를 비롯한 최초 발견자 몇몇
분도 그때 실수를 한게 그 사람이 119에 신고를 했다고 믿어버렸던 것이죠 어쨋든 안타깝게도 어린학생은 수십명의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도심 한복판에서 죽었습니다. 주변인의 방관자 역할도 잘못이지만 최초로 목격하고 119가 아닌 회사사람에게 전화해서 그런식으로
흥분한 어조로 연기했던 그 싸이코패스 .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