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그 당시 생각할 땐 별거 아닌데? 하고 넘어갔는데 가끔 돌이켜보면 소름이.. 쨌든 시작할게요.
이제 막 대학 입학했을 때 우연히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친했던 부랄 친구들 두 명도 같이 입학을 했더군요?
어차피 셋다 자취를 해야 할 형편이었기에 이왕 하는거 셋이 돈도 아끼며 재미있게 살아보자! 라고 결론이 나왔습니다.
약간 큰방을 구해서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을 때였을 겁니다.
"야 너 수업 끝나고 어디 갈 데 있냐?"
"갈 데가 어디 있어, 여친도 없구만 ㅋㅋ"
"새낔ㅋㅋ 그럼 피방이나 가자."
"00이는 어쩌고?"
"좀 있다 수업 끝나고 전화해서 부르면 되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항상 수업 끝나고 시험이고 뭐고 다 내팽겨치고 피씨방에서 롤이나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 좀 일찍 부르지 새꺄.. 지들끼리만 하고 있네. 치사한 새끼들."
"니가 수업이 제일 늦게 끝나는 걸 어쩌라는겨. 불만 있으면 전과하등갘ㅋㅋㅋㅋㅋ"
"꺼져ㅋㅋ 미개한 공돌이들아."
그렇게 피시방에서 열시미 갱을 외치며 롤을 하고 있는 도중에 마지막 룸메이트 친구가 온 겁니다.
근데 친구 핸드폰을 보니 아주 작살이 나 있더군요..
"어? 야 너 폰 왜 그 모양이냐?"
"아... 여기 허겁지겁 오느라 떨궜더니 이래 됐다... 개빡침.."
"미친놈 ㅋㅋㅋ 수리비 꽤 나오겠는데?"
"몰라, 부모님한테 달라하기도 뭐하고.. 어차피 다음 주에 용돈 들어오니까 그걸로 고쳐야지."
"그래 돈 모잘라믄 말혀. 내가 쪼매 보태줄게."
"고맙다ㅋㅋ"
폰이 작살이 났는데 액정이 완전 깨져서 화면이 켜지긴 하는데 보이지도 않고 터치도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어차피 연락 할 사람도 없겠다 우리끼리 연락하는데만 약간 불편한 상황이겠거니 하면서 그냥 게임이나 했죠.
때는 이후 이틀이 지난 날 밤 12시쯤이었을 겁니다.
룸메들이랑 같이 티비보면서 치킨에 맥주를 뜯고 있었는데,
우우웅 우우웅
"00아, 너 전화 온다."
"오면 뭐하냐, 받지도 못 하는 거."
"그럼 충전은 도대체 왜 하는거냐 븅신앜ㅋㅋ"
"그래도 누구한테 전화 오는지는 살짝 보이거든 ㅋㅋㅋ 그거 확인하려고 해 놓는다. 근데 누구한테 왔냐?"
"어마... 뭐? 어마 이후로 안 보이는데?"
"어마마마? 엄마네 이 시간에 왜 전화 하지? 벌써 자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뭐 중요한 일 아니야?"
"몰라 새꺄. 전화도 안 받았는데 어떻게 알아."
"ㅉㅉ..."
이런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그냥 보던 티비를 보고 있었고, 시간이 꽤나 흘러 이제 잠을 자려고 이부자리에 다 누운 상태에서 잡담이나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우우웅 우우웅 우우웅
"야, 너네 어머니한테 전화 또 왔어."
"아.. 귀찮게 증말 .. 어차피 받지도 못 하는 거 그냥 핸드폰 꺼버려."
"그래도 지금 새벽 2시인데 이 시간에 전화 온 거 보면 심각한 거 아냐? 내폰 빌려줘?"
"됐어. 내일 아침에 하지 뭐. 지금 존나 졸려.."
이 새끼는 좋게 말하면 쿨한 성격이고 나쁘게 말하면 만사태평한 새끼라 그려러니 했고 저도 피곤했던 참이라 그냥 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약 새벽 5시쯤에 누가 굉장히 다급하게 현관문을 두드렸습니다.
쾅쾅쾅쾅!! 띵동띵동 쾅쾅쾅쾅쾅!!
"00아!! 00아!!!! 거기 있니? (작성자)야!! (룸메2)야!! 아무나 대답 좀 해봐!!!"
"아.... 시발 새벽부터 누가 지랄하냐 개빡치게..."
제가 금방 잠에서 깨면 사리분별 못 하는 븅신이 되어 버리기에 한창 욕하면서 애들을 깨웠습니다. 아니, 이미 다 일어나 있었습니다. 소리가 워낙 커서 온 건물에 다 울리겠더군요..
"누구야 시발 진짜.."
"야, 아무나 나가 봐... 하...."
.... 그래서 결국 제가 가장 문이랑 가깝다는 말도 안 되는 사실로 인해 터벅터벅 문을 향해 걸어 갔습니다.
"누구세요.... 새벽부터... 하..."
"(작성자)이?? (작성자)니?? 어서 문 좀 열어 봐, 아줌마 00이 엄마야 빨리!"
"예..? 아 예....."
아니 새벽부터 00이네 부모님 두 분 다 찾아오신 겁니다... 황급히 문을 열어드렸더니 문이 열리자마자 신발도 안 벗고 (나중에 제가 다 닦았습니다...) 압수 수색하러 온 검찰마냥 부리나케 00이를 찾더니.. 걔를 보시자마자 와락 달려가 껴안고서는 대성통곡을 하시는 겁니다..
"아이고.. 우리 00이 ... 우리 00이... 내새끼.. 내새끼..... 왜 그래... 왜그랬어..."
이런 식으로 울면서 말씀하셨는데 도무지 우리 셋은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이냐며 묻는 표정으로 서로를 얼빠지게 쳐다봤지만 돌아오는 건 서로 모른다는 대답이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우시던 어머니를 00이 아버지가 달래시더니 00이에게 사납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야?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
"??????????????....."
나와 룸메2는 한대 얻어맞은 표정으로 00이를 쳐다봤지만 00이는 이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얼굴이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소리하는 거야! 내가 뭐 어쨌는데!!"
"이 자식이.. 너 엄마한테 그런 소릴해 놓고도 발뺌할 거야?!"
한바탕 폭풍이 끝나고 부모님들은 00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우리 둘은 개판이된 집안을 청소했으뮤ㅠㅠㅠㅠㅠ) 한참 후에 얘기가 다 끝났는지 00이가 존나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니 자초지종 우리에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집에 돌려보냈더군요;)
어제 저녁 9시? 쯤에 어머니 핸드폰으로 00이의 전화가 왔답니다.
(이때 상당히 놀랬습니다. 우린 쟤 핸드폰이 작살난 걸 알았기에.)
(대충 이야기를 토대로 한 번 적어보겠습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엄마"
"00이?"
"......"
"00이니?"
"엄마.. 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툭
어머니는 상당히 당황하셨다고 했습니다. 분명 목소리는 자기 아들이 맞는데 (확실하다고 말씀하셨답니다.) 굉장히 목이 메인 듯한 슬픈 목소리로 저런 말을 꺼냈답니다.
더군다나 평소에 굉장히 무심하던 아이가 이런 소릴 꺼낸 게 예삿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당장 어머니는 잽싸게 이 일을 아버님에게 말했고 아버님은 녀석이 술취해서 그런 거라며 신경쓰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밤 11시경 또 00이 번호로 전화가 왔답니다. (우린 00이를 무섭게 쏘아보았지만 00이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너네들이랑 같이 있지 않았냐고 오히려 화를 내었습니다.)
"여보세요? 00아 술 마시고 있니?"
"..."
"여보세요?"
"엄마.. 나 너무 춥다..."
툭
이때쯤 되니까 어머니도 화가 나기 시작했답니다. 이놈이 어디서 술퍼먹고 꼬장부리는 재주를 배워 왔나 하고 화가 나서 그냥 신경 끄고 있었는데 한 시간쯤 지나니 갑자기 굉장히 불길한 느낌에 00이에게 전화를 걸었답니다.
(그 때가 우리가 TV보며 닭을 뜯고 있었을 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을 턱이 없는 00이었기에 어머니는 굉장히 불안하다고 아버지에게 말을 해 봤지만 (00이 성격이 누굴 닮았나 했더니 아버지였습니다...) 술취해서 꼬장부리느라 그런다고 신경쓸 거 없다고 애가 대학 가서 못된 것만 배워왔느니 어쩌니하며 투덜대셨답니다. (부전자전...)
어쨋든 그 후로는 잠잠하더니 부모님 두 분 다 잠이든 새벽 2시쯤에 다시 전화가 왔답니다. 자다 깨서 받은 아들의 전화에 어머니는 화부터 내셨답니다.
"00!! 언능 집에 안 들어가!!?"
"..."
"여보세요!"
"... 엄마................. 사랑하구... 엄만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00아??"
툭
(이때 소름 돋았었음;; 지금 쓰면서도 소름 개소름ㄷㄷ)
어머니는 전화가 다시 끊기자마자 다시 00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그리곤 안절부절 못 하시는 어머님에게 아버님이 그렇게 불안하면 내일 아침에 가보는게 어떻겠냐. 나도 가서 혼좀 내야겠다라는 식으로 진정을 시키시곤 다시 잠에 빠지셨답니다.
그리고 또 다시 한 시간 조금 넘어서 걸려온 전화
"여보세요..?"
갑자기 미친듯이 우는 소리가 들려오더랍니다. (거의 악을 쓰면서)
"엄마아아악!!!!!! 미안해!!! 흐어아어어어!!!!"
툭
그 때 00이 부모님은 결국 참지 못 하고 바로 우리 자취방으로 오신 거랍니다.....
우리 둘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소름이 돋아서 미친 거 아니냐고 어떻게 된 거냐고 너 어제 우리랑 하루종일 있었는데 이게 말이 되냐고 어쩌고 저쩌고 지랄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군요.
그 때 걸려온 전화는 누굴까요....
한치의 거짓말도 없는 실화입니다.
출처 : 웃대 님잼 님(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pg=0&number=71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