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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9107
    작성자 : 수위아저씨2
    추천 : 22
    조회수 : 2621
    IP : 116.255.***.117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5/04/20 09:03:01
    http://todayhumor.com/?panic_79107 모바일
    [자작] 타임머신
    두렵진 않아. 
    오히려 "평온하다"고 말하고 싶어. 
    이 일은 나에게 치유가 될 거야. 
    두려움의 길을 지나면 나는 돌아가고 싶었던 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과거로 향하는 길, 
    지나온 과거의 모습들이 스치듯 지나가고 있어. 
    마치 버스 창 밖 풍경처럼 내가 가는 길의 반대방향으로 빠르게 지나가. 

    하지만 그 엄청난 속도로 스쳐 지나가면서도 그 풍경들은 뚜렷하게 눈에 들어와.
    내가 살아온 과거라 그럴 거야.

    이 회사에 들어와 처음 받은 월급으로 엄마 신발 사줬을때, 싼 신발인데도 아이처럼 좋아하던 엄마의 얼굴. 
    취직했다는 소식에 진심으로 기뻐했던 여자친구, 지금은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고 있겠지? 딸 낳았다던데... 지 엄마 닮았으면 예쁠거야. 
    대학 졸업식날, 무뚝뚝하던 아빠가 처음으로 "축하한다"며 감정을 표현했지. 묘하게 감동적이었어. 
    대학교 3학년, 예비역이던 내 고백을 받아준 새내기 여자친구. 화장도 제대로 못하는 1학년이라 촌스러웠는데... 나중엔 예뻐졌어.
    고등학교 수학여행, 숙소에서 도망쳐 나와 옆 숙소 여고생들과 놀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기합받고, 그래도 즐거웠었는데...
    고등학교 입학식, 무서웠던 선배들이었는데... 나중엔 진짜 괜찮은 형들인거야. 특히 진호형, 태진이형, 민국이형. 어려울때 많이 도와줬던 형들. 물론 나 자취할때 와서 며칠씩 자고 간 형들이긴 한데..흐흐...그래도 재밌었지.
    중학교 2학년, 첫사랑 은주. 여자애가 야구를 그렇게 좋아해서... 그 덕에 가까워지긴 했지. 

    많은 기억들이 지나가. 
    이 시간여행은 편도선. 돌아갈 티켓은 없어. 하지만 괜찮아. 다시 사는 인생이니깐

    여전히 후회는 없어. 
    이건 잘못된 삶과 같았거든. 잘못 살았던 인생. 
    실패한 연애, 실패한 직장생활, 빚은 쌓일만큼 쌓였어. 
    결혼하기엔 너무 먼 길,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아무리 일을 해도 빚만 늘고, 미래를 꿈꿀 수 없어.
    이렇게 되돌릴 수 있으면 다행이야. 

    다시 인생을 살게 되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 
    미래가 없는 평범한 삶이 아니라...

    나도 정치인이 돼볼까?
    돈도 많이 벌고, 남 앞에 큰소리도 칠 수 있고...
    아니면 사업을 해볼까?
    이건희 회장처럼 자수성가한 부자가 되는거야. 

    뭘해도 지금보다 낫겠지.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어.





    "다시 생각해보세요"
    마포대교 난간의 그 글귀가 눈에 밟히지만 내 결심은 바뀌지 않아.
    아니, 이미 돌이키기에도 늦었겠지.



    차가운 강물이 몸에 닿았어.
    곧 따뜻해질거야. 
    엄마의 양수처럼 따뜻해질거야. 
    그러면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거야.
    수위아저씨2의 꼬릿말입니다
    b34a4cad5260bf8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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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20 10:26:14  223.62.***.6  새벽도깨비  10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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