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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9044
    작성자 : 케니왕
    추천 : 31
    조회수 : 7528
    IP : 110.76.***.19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5/04/16 20:34:04
    http://todayhumor.com/?panic_79044 모바일
    [번역] 할아버지께서는 치매를 앓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향년 97세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세 자식들과 멀리 떨어져 사셨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몇 년 후 할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재혼했는데, 그 여자는 자기 아들들이 살고 있는 서부로 이사 가기를 요구했다. 그 분은 참 대단한 분이었고, 우리는 그 분을 헤스터 할머니라고 불렀다. 할아버지께서 그 분을 어떻게 견디고 사셨는지 대단할 뿐이었다. 훗날 생각해보니 어쩌면 견디지 못하셨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할아버지께서 언제 치매에 걸리셨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도 우리가 알아챘을 때보다 수 년 전이었겠지. 할아버지는 누구랑 대화를 했고, 어디를 갔고, 여행을 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 수 년 후 할아버지께서 치매에 걸리셨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 대화나 여행은 사실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었음을 깨달았다. 동부의 본가로 돌아오시기 대략 15년 전부터 하셨던 이야기들은 전부 거짓 기억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는 알 길이 없을 수 밖에 없다. 헤스터 할머니는 거의 우리와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제정신이 아님을 처음 짐작한 것은 아마도 동부의 부모님 댁으로 돌아오시고 몇 주가 지나서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가족이 근처에 모여 살고 있었다. 아내와 나, 그리고 사촌 몇 명은 도시의 남쪽 지역에 살고 있었고, 아버지와 고모 두 분은 우리 집에서 차로 왔다 갔다 할 만한 거리의 북쪽 지역에 계셨다. 고종 사촌 몇 명과 내 남동생은 다른 곳에 살고 있었지만, 이미 할아버지께서 심심하시지 않을 정도로 근처에 충분히 많은 자식들이 있었다. 이따금씩 부모님 댁에 모두 모이면 할아버지께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거나 주무시러 들어가시곤 했다.

     

    어느 날 오후, 내 딸 브리앤이 (당시 10대 후반이었다) 조카들과 논 후 집으로 돌아와서 테이블에 앉았다. 할아버지께선 거기서 졸고 계시다, 잠에서 깨서 증손녀에게 미소 지으셨다.

     

    , 안녕 클라우디아!” 라고 밝게 인사하시는 것이었다. 클라우디아는 막내 고모 이름이다.

     

    할아버지, 전 브리앤이에요.”

     

    아냐.” 할아버지께선 거의 모욕을 당했다는 듯이 말하셨다. “클라우디아, 넌 내 딸이야.”

     

    그 달 말 즈음, 할아버지께서는 고모와 삼촌들을 모아놓고 헤스터 할머니와의 삶이 어떻게 견디기 힘들어져 여기로 이사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씀하셨다. “하나님께 기도 드렸단다. 그랬더니 마틴이 내 곁에 있었지.” 마틴은 내 아버지다. 콜로라도의 산 속 그 작고 추운 집으로 할아버지를 모시러 가시던 아버지가 생각났다. 그러나 아버지는 무슨 계시를 받고 간 것이 아니었다. 할아버지께서 전날 밤 아버지에게 전화하셔서 제발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셨기 때문에 간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할아버지를 사랑했지만, 할아버지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례로, 할아버지께서는 스스로를 앞날이 창창한 젊은 미혼 남자로 착각하고 계셨고, 앞날을 함께할 반려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셨다. 젊은 여성과 잠시라도 얘기하게 되면, 본인에게 반했다고 믿으셔서는 자기의 신부가 될지도 모른다고 여기셨다. 심지어는 그 당시 헤스터 할머니도 살아있었다. 할아버지는 헤스터 할머니도 완전히 잊어버리신 것이다.

     

    할아버지가 접근한 대상 중에는 우리 어머니도 있었고, 내 사촌 두 명과 내 아내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할아버지께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말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주제로 넘어가기 전에 공손하게 말을 돌리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당신께서 산책을 나가시거나 아버지의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결정 하시면서 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할아버지께서 혼자 산책 나가지 못하시도록 했지만, 가끔 아버지가 출타 중이고 어머니가 지하실에 있으면 몰래 나가시곤 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보행 보조기가 있어야 했고, 계단은 절대 오르내릴 수 없었다. 하지만 절대 누구한테도 이걸 인정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 결과 여러 번 넘어지시고 말았다. 또한 본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또는 집이 어디인지 자주 헷갈리셨다. 할아버지의 산책 목적은 때때로 할아버지께서 아버지와 고모들을 키우셨던 옛 집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집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없어졌다. 아버지는 경찰서에서 할아버지를 모셔왔는데, 순경들이 딱 봐도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 할아버지를 모셔온 것이다.

     

    아버지의 차를 운전하시려 했던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전에 길을 잃어버린 이유가 걸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셨다. 용케도 사이드 브레이크를 푸셨고, 차는 집 앞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굴러가 울타리를 박았다. 다치시진 않았고 차나 울타리의 손상도 별로 없었지만, 그 사건 이후 부모님은 할아버지를 양로원에 모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로 할아버지의 병세는 더욱 심각해졌다.

     

    아버지는 일주일에 세 번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고모들이 몇 번이나 할아버지를 찾아갔는지는 모르겠다. 찾아가보긴 했을까. 나는 가족 모임이 있을 때만 가는 편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는 나를 점점 더 못 알아보시는 것 같았다. 미소 지으시며 반겨주셨지만 나를 처음 만난 사람 취급하셨다. 할아버지께서는 자기 자녀에 대해 말해주시며, 그들을 어린 아이들로 묘사하셨다. 심지어 할아버지께서 이 늙은 사람들과 양로원에 머무는 동안 할아버지 자식들을 돌봐주고 있는 친구까지 머릿속에서 지어내셨다. 그 때 할아버지는 93세였다. 양로원의 다른 어르신들과 비교해도 할아버지는 무척 연로하신 편이었다. 그럼에도 그 분들이 늙은 사람들이었고, 할아버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었다는 표현은, 할아버지께서 변하셨다는 뜻이다. 잘못된 기억들이나, 자신이 늙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 여자들을 꼬시려 한다거나, 자기 자식들이 장성했고 손자에 증손자까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은 할아버지께서 이미 80대 후반부터 수 년간 하셨던 것들이다.

     

    그래도 난폭하셨던 적은 없었다. 어느 날 밤 그것이 바뀌었다. 요양원에서 아버지에게 어서 와달라는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께서 엉뚱한 방으로 들어갔다 나오시면서, 소리를 지르며 보행 보조기를 높이 들었다 땅에 내리치셨고, 할아버지를 진정시키려는 사람들에게 그걸 휘두르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께서는 직원들이 자기 물건을 훔쳤다고 하셨다. 내지를 수 있는 최대의 목소리로 내놔! 내놔!” 라고 고함치셨다.

     

    나는 그때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말년의 할아버지께서는 웃으실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큰 소리를 내는 일이 없으셨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직원들이 할아버지를 방에 모셔다 드린 후였고, 할아버지는 노여움이 좀 풀리신 상태였다고 한다. 조금만. 아버지가 방에 들어갔을 때, 할아버지는 영양제 캔이 든 양말로 아버지의 머리를 가격할 뻔 했다. 할아버지께서는 사과하시며 (아버지는 할아버지께서 알아보시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 도둑놈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셨다. “어떤 놈이 내 물건을 훔치고 날 죽이려 했어.” 라고 설명하셨다. 영양제 캔이 든 양말은 도둑을 쫓아내기 위한 무기였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물건을 돌려주러 온 사람들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그 친구들이 물건들을 전부 원위치에 잘 갖다 놨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날 밤 할아버지께서는 그 도둑 때문에 플로렌스가 얼마나 겁에 질렸었는지 아버지에게 설명하셨다. 그녀가 그 일을 겪어야만 했던 것을 매우 싫어하셨다. 플로렌스는 내가 여섯 살 때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다.

     

    플로렌스가 어딘가로 가버려 그녀를 찾으러 갔을 때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할아버지께서는 말을 마치셨다. “그들이 그녀가 죽었다고 했지. 언젠가 나를 찾으러도 올 거야. 그 때 나는 죽어 있겠지.” 이것은 아버지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다. 이전에 할아버지께서는 절대 단 한 번도 당신의 죽음, 고령, 또는 앞으로 길어야 몇 년 이상 밖에 살지 못하실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신 적이 없으셨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에게 있어 늙는 것, 그리고 죽음은 다른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때 할아버지는 죽음이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할아버지께서는 그 도둑을 언급하셨다. 이름도 붙이셨다. 찰리 로즌(Charlie Rosen)이라고.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셔서는 이름까지 붙이시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옛날 자기 자식들을 돌봐주던 친구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인데. 사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찰리 로즌은 할아버지의 자식들을 납치하고, 할머니를 죽였고, 콜로라도의 집에 주기적으로 찾아와 할아버지를 조롱하고 폭행했고, 심지어는 헤스터 할머니와 자기가 같이 자는 사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이제 그 할머니가 생각났는지, 헤스터와 찰리가 작당하여 자기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확신하고 계셨다.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 할아버지는 점점 더 동요했다. 아버지는 요양원에 갈 때 마다 찰리라는 이름을 들어야 했고, 할아버지의 난동도 다시 시작되었다.

     

    한 번은, 아버지를 보고 찰리라고 하며 아버지를 공격하셨다. 그 후로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만 갔고 가서도 오래 있지 않았다. 난 딱 한번 아버지와 함께 갔었다. 그때 보았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전의 마지막 모습이었고, 난 그것을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

     

    오늘도 찰리가 여기 왔었다.” 우리가 오자마자 할아버지께서 말하셨다. “나는 더 이상 이 방을 나갈 수가 없대. 그 놈이 날 여기에 가뒀어.”

     

    아버지, 여기가 아버지가 사는 곳이에요.” 아버지는 설명하려 했다. “보세요. 여기 어머니 사진. 찰리가 왜 아버지가 이걸 갖고 있게 뒀겠어요?”

     

    그 놈은 네 어미를 죽였어. 자고 있는 네 엄마를 살해했다.”

     

    어머니는 뇌동맥류가 있었잖아요. 아버지하고 저하고 그 기계 플러그를 뽑기로 같이 결정했었잖아요. 어머니는 주무시다 돌아가셨지만, 살해당하신 게 아니에요.”

     

    아니야. 아니야. 그건 찰리였다.” 할아버지께서는 동요하시지도 않은 채 말씀하셨다. 지금 하시는 말씀이 완전히 사실이라는 듯 완고한 목소리로. “그 놈이 네 엄마를 독살했다. 네 엄마의 머리에 문제가 생기도록.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그 놈이 나에게 헤스터를 소개시켜준 이후에. 내가 헤스터와 결혼하도록 사기를 쳤지. 찰리 그 놈은 날 노리는 악마야.”

     

    아버지는 결국 질리고 말았다. “찰리 같은 건 없어요!” 거의 소리치듯 말했다. 치매에 걸린 사람에게 틀린 점을 지적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하고 언짢게 만들 뿐이다. 그러나 그 순간 아버지는 이것을 잊어버렸다. “찰리는 아버지가 만들어낸 사람이에요! 어머니는 자연사했고, 아버지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몇 년 있다가 커피숍에서 헤스터를 만났잖아요! 그리고 헤스터가 착한 여자는 아니었지만 바람은 피우지 않았다고요! 제발 찰리 얘기 좀 그만해요!”

     

    오 하나님 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말하셨다. “그 놈이 너도 조종하고 있구나. 그런 말을 하게 만들었어. 너도 한 패야!”

     

    아 할아버지,” 내가 말했다. “체커 한 판 하실까요?” 대개 할아버지께서는 체커를 좋아하셨다.

     

    그 놈의 ㅈ같은 체커 따위 안 해!” 할아버지가 고함쳤다. 할아버지가 날 때렸더라도 더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할아버지께서는 평생 비속어를 쓰지 않으셨다. 그런 건 나쁜 단어라고 하시며, 나쁜 사람들이나 쓰는 말이라고 하셨다. “너랑은 안 해! 그 놈하고는 안 해! 찰리 로즌의 악마 졸개들! 그 놈은 매일 내게 오지. 플로렌스에 대해 말해. 날 조롱해. 내 생각을 읽어서 그 것들을 뺏어가 버리지. 그러고는 새로운 생각을 집어넣어. 더 나쁜 것으로. 그 놈은 자기가 내 새끼들을 어떻게 강간하는지 말해. 그 놈과 헤스터가 걔들을 어떻게 굶기고 지하실에 가둬놓는지 말이야. 그 놈을 막을 수가 없어! 그 놈은 내 머릿속으로 들어올 수 있어! 날 조종해!”

     

    우리는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나와야 했다.

     

    집으로 오는 길, 난 거의 울고 싶었다. 그렇게 친절하고 상냥했던 분이 미쳐 날뛰고 난동을 부리는 미치광이로서 생을 마감하셔야 한다니. 이건 옳지 않아. 불공평해. 도대체 이 찰리라는 것은 어떤 괴물인 걸까?

     

    그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순간 찰리가 실재한다고 받아들였던 것이다. 머리를 흔들고 다른 주제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찰리의 허상이 머릿속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이미 수 개월 전 할아버지께서 처음으로 그에 대해 말하셨을 때부터. 지금에서야 깨달았는데, 할아버지께서 그 악마 같은 사람을 언급하실 때 마다 나는 마음 속으로 그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실제로 만났던 사람의 기억만큼이나 그를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10대 시절 콜로라도의 산 속 그 작은 집에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뵈러 갔을 때를 생각했다. 그 작은 원형 식탁에 앉아 헤스터 할머니가 만들어준 먹을 수도 없는 질척거리는 이상한 음식을 먹는데, 어떤 남자가 부엌 구석에 서서 우리가 그것을 먹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키가 크고 길쭉한 체형의 남자의 날카로워 보이는 뼈를 가죽 같은 피부가 팽팽히 감싸고 있었고, 근육은 힘줄이 불거져 있었다. 덥수룩한 회색 머리칼이 늘어져 그의 얼굴의 윗부분을 가렸고, 입의 미소는 턱을 가로질러 마치 칼로 그어놓은 것 같았다.

     

    결혼식을 떠올렸다. 난 열두 살이었다. 헤스터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똑같은 남자가 헤스터의 뒤에 서있었다. 할아버지께서 계신 양로원에서의 가족 모임을 떠올렸다. 복도에서 그 남자를 지나치지 않았었나?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이것들은 그저 할아버지께서 실존하지 않는 그 수상한 인물을 언급하실 때 마다 내가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뇌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다. 때론 엉뚱한 사람을 기억 속에 집어넣을 수 있는데, 당신이 단지 무의식적으로 엉뚱한 사람들을 기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미친 것은 아니다. 그냥 뇌가 당신에게 부리는 농간 중 하나인 것이다. 할아버지께서는 어떤 사람을 만들어내서 그 사람에 대해 대단한 확신을 가지고 말씀하셨다. 마치 찰리가 실제라는 듯이. 그래서 내 정신은 찰리 로즌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찰리 로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할아버지께서는 두 달 후 돌아가셨다. 장례식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난다. 아직도 그 기억에 식은땀을 흘리며 밤에 잠에서 깬다.

     

    처음엔 모든 것이 평범했다. 부모님, 고모와 삼촌들, 아내와 나, 그리고 우리 아이들, 동생과 제수씨, 그리고 조카, 사촌들, 사촌들의 배우자들과 자식들. 아주 오랜만에 모두 한 지붕 아래 모였다. 아무도 빠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 있어 오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사촌 두 명은 어렸을 때 본 이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그들을 만나서 반가웠다.

     

    예배도 역시 훌륭했다. 장례 집도는 할아버지께서 계셨던 양로원에서 일하시는 목사님께서 맡아주셨다. 할아버지께선 차분하고, 평온하며, 온전해 보이셨다. 생의 마지막 몇 달 간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내 스스로도 차분해짐을 느꼈다. 할아버지는 이제 당신께서 계셔야 할 곳으로 가셨다. 스스로의 악마가 불에 타고, 퇴화하는 뇌도 더 이상 영향을 주지 못하는 그곳으로.

     

    그리고 우리는 묘지로 향했다. 관이 내려졌다. 우리는 모두 관 위에 흙을 한 줌씩 뿌리고 차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토장이(무덤 파는 사람)가 그늘 속에서 나와 나머지 흙을 삽으로 푸기 시작했다. 그의 작업복에 붙어 있는 명찰에 새겨진 이름을 간신히 읽을 수 있었다. “C. Rose” 또는 “C. Risen”처럼 보였다. 또는... 아니. 그럴 리가 없다.

     

    그는 키가 크고, 길쭉한 체형, 가죽 같은 피부, 날카로워 보이는 골격, 힘줄이 불거진 근육, 긴 회색 머리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미소. 그 미소는 지금도 내게 악몽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이 유령이 할아버지의 관 위로 흙을 한 삽 한 삽 뿌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웃고 있었다. 부드럽게, 작은 소리로. 그러나 그렇게 잔인한 웃음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오늘 이 모든 일을 적어야 할 것 같았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 내가 모든 것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오늘 아버지가 내게 전화해서 불평하시길, 찰리가 아버지 집을 차로 지나치며 창문으로 집 안을 들여다 보았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 이 괴담은 WriterJosh 님 작품을 번역한 것입니다. (http://creepypasta.wikia.com/wiki/My_Grandfather_Suffered_from_Dementia)


    * 다른 변역 괴담

    Ted the Caver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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