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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워보지도 않고 곡성을 버리고 갈 수는 없다"
전남 곡성의 천년고찰 태안사(통일신라시대 724년 중건),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탑이 하나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태안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한 곡성경찰서 경찰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들의 숫자와 같은 48개의 돌로 층층히 쌓은 '경찰충혼탑'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50년 6.25 전쟁이 시작된지 한달도 안되어 남한땅 대부분이 적군에 넘어가고
기세등등한 북한군에 밀려 광주, 순천, 광양이 함락되는 가운데
곡성경찰서에도 "모두 퇴각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곡성경찰서 경찰관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낙동강 전선으로 떠나 보내고
끝까지 곡성을 지키겠다며 태안사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곳에 지휘소를 차린 이들은 자신들을 '곡성전투경찰대'로 명명하고
5개 중대와 유격대, 결사대로 전투태세를 갖추었습니다.
[당시 작전 지휘소였던 태안사 보제루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건재합니다]
7월 28일 유격대는 ‘순천에서 남원으로 이동중인 북한군 603기갑연대가
섬진강 압록교 옆에서 숙영한다’는 첩보를 입수합니다.
한쪽은 산, 한쪽은 강인 이곳 지형을 이용한 작전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공격준비를 합니다.
[섬진강 압록교의 현재 모습입니다]
드디어 7월 29일 낮 12시 30분, “한 발자국도 이 땅을 더 내줄 수 없다. 영원한 내일을 위하여 이곳을 사수하자!”
압록교 주변 산중에 매복한 곡성전투경찰대는 한정일 서장의 발사명령을 시작으로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였습니다.
휴식중이던 북한군들은 난데없이 산기슭으로부터 총탄이 쏟아져내리자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에 바빴습니다.
38선을 넘어온 후 여기까지 남하하면서 처음으로 맞은 남측의 기습이었습니다.
결과는 곡성경찰의 완승!!
신중하고 치밀한 작전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경찰관들은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태안사로 귀환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뒤안길에는 보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북한군은 곡성경찰에게 패한 책임을 물어 603연대장을 총살시키고,
남부지방 각지에 퍼져있던 부대들을 곡성으로 소집하였습니다.
적의 위협을 느낀 곡성전투경찰대는 8군사령부에 무기 등 보급품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였습니다.
보급품마저 끊긴 절박한 고립 상태에서 8월 6일 아침을 맞았습니다.
주변 능선에 배치되었던 경찰대원들이 태안사로 들어와 근무교대를 하던 중
갑자기 우박같은 총탄이 쏟아졌습니다.
적 2개연대가 주변의 소나무와 수풀에 매복하여 보복공격을 가한 것입니다.
[62년 전 오늘, 48인의 경찰관들이 북한군과 장렬히 싸우다 숨을 거둔 날입니다]
아들을 먼저 떠나 보낸 어머니들은 “다른 군인․경찰들은 다 후퇴하여 살아남았는데
어째서 너희들만 후퇴하지 않고 싸우다 목숨을 버렸느냐”며
가슴을 치며 오열하셨습니다.
태안사 경찰작전은 누구의 지휘도 없이 경찰 단독으로 지역 수호를 위한 전투를 수행하여
전쟁초기 남측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한군의 허를 찌르는 승리를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여기 자랑스러운 경찰관들을 소개합니다.
경감 남제평 경위 고재연 경위 전병주 경사 김영순 경사 정병모 경사 황성묵
경사 서남현 경사 김정현 경사 서정문 경사 김광수 경사 최종남 경사 조천석
경감 채현석 경위 문판남 경위 박성화 경사 최근수경사 서정균경사 이정훈
경사 강수원 경사 송태섭경사 이봉춘 경사 한태민 경사 권오영 경사 박은기
경감 김영희 경위 임상영 경위 박종진 경사 진동연 경사 김대원경사 문계주
경사 차은실 경사 정종현 경사 김채원 경사 서영선 경사 김광식 경사 이형기
경감 주순철 경위 최창호 경위 최석주 경사 정건모 경사 박영기 경사 임태춘
경사 문상열 경사 김남진 경사 정중진 경사 성영기경사 강대우 경사 이팔길
조국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자신의 목숨을 불살랐던 '곡성전투경찰대'! 이들의 모습에서
'국가와 국민의 안전 수호자'라는 경찰의 사명은 시공을 초월하여 변치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정신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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