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프로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으셔서 이런 글을 쓰는게 조심스럽습니다만, 세쌍둥이 아빠로써 마음의 불편함이 있어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거기 세쌍둥이 아빠인 송일국씨가 나옵니다.
저도 세쌍둥이 아빠죠. 딸 둘에 아들 하나.. 나이도 같습니다. 저희 애들이 송일국씨 애들보다 2달 늦게 태어났습니다.
자주 보는건 아니고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보는 정도지만, 송일국씨 애들 키우는걸 보면서 조금 불편하더군요.
방송이라 그런건 이해하지만 매번 어디론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십니다.
나갈때마다 옷은 몇번이나 갈아입히고, 부스터 의자에 뭐에 많이도 챙겨다니십니다.
턱받이 같은건 안 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혼자서 화장실 데리고 다니는 장면도 제 기억에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나갈때마다 옷을 갈아입히는건 커녕, 처음에는 깨끗한 옷이었다가도 집에 올 때쯤이면 전투복입니다. 짐도 꽤 많죠.
이제 대소변 가리는 애들에게 밖에 나가서 기저귀에 싸라고 할 수 없죠. 반나절 정도 나갔다오면 화장실을 거의 10번이상 데리고 가야 합니다.
혼자서 애들 데리고 가게 되면 한놈이 싸고 싶다고 해도 세놈을 동시에 데리고 화장실을 가야 합니다. 어디 놔두고 갈 수 없죠.
쪼그리고 애들 잡은 다음에 대소변 보게 하는게 한번 나가면 하루에 10번 이상은 됩니다. 저번에 한번은 하루 종일 데리고 나갔더니 화장실만 20번 가까이 갔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애들 힘들면 안아줘야 합니다. 재우기도 해야 하구요.
현실적으로 세쌍둥이를 온전히 아빠 혼자 데리고 다닌다는건 제 생각에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그걸로 끝이 아니죠. 매일 해야 하는 빨래, 청소, 식사 준비...
하루에 빨래는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널고, 개고,
어질러놓은 장난감, 물건들은 왜 그리 많은지... 맨날 치워도 똑같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본 사람들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좋으시겠어요. 이제는 장비들도 좋아지고, 지원도 많아져서 세쌍둥이도 키울만 하겠던데요...' 가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울컥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죠. '니가 해봐라..' 그런데 어차피 그 사람들은 이야기해봐도 이해 못할 겁니다.
TV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라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환상을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건 좀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