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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8749
    작성자 : 비키라짐보
    추천 : 33
    조회수 : 7643
    IP : 207.244.***.201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5/04/01 17:58:37
    http://todayhumor.com/?panic_78749 모바일
    [단편] '샴' (너무도 완전한 사랑의 결말)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수현이가... 수현이가 지금 내 눈 앞에 있다. 나는 급하게 사무실 책상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탁월하신 선택이십니다. 뇌종양 말기나 췌장암등 많은 말기암 환자분들이 저희 센터를 찾아주시고 계십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TX-30은 가장 진보한 테크놀러지가 적용된 저장장치입니다. 저장대상의 모든 유전적 정보부터 뇌 내의 모든 기억구조를 나노화된 집적소자에 저장하여 최대 1,00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합니다.”

    여기 우리 딸의 진료 차트와 전자기억보관 허가증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따님의 모든 것은 전자적으로 완전히 저장되어, 의료기술이 발달한 미래나 DNA의 재구성을 통한 완벽한 신체의 정립이 가능한 시점에 다시 복원되실 겁니다. 아무 걱정 마십시오. 이봐! 여기 신수현씨 저장실로 모셔

     

     

    숨만 멎을 것 같은게 아니라, 가슴 또한 먹먹해진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

    그렇게 사랑했지만, 결국 떠나보내야 했던 수현이가 불치병에 걸렸다니...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밝게 웃고 건강하던 수현이를 내가 일하는 기억저장 센터에서 보게되다니...

     

     

    방금 들어간 신수현 고객 신상 정보 좀 볼 수 있어요?”

     

     

    내 말에 사무직 여직원의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진다. 나도 안다. 정직원인 그들이 나를 어떨게 생각하는지..

     

     

    송상준씨... 상준씨는 고객들 데이터 저장되고 나면 남은 잔존물이나 잘 소각하시면 되지, 송상준씨가 왜 고객 신상정보를 보려고 해요! 소각장이나 가세요

     

     

    나는 이 기억저장센터의 용역직원이다. 기억과 신체 정보가 저장되고 남은 껍데기를 모아서 분리 소각한다. 이 여직원이 까탈스러운 표저으로 나를 보는 것도 당연하다. 난 시체를 소각하는 일을 하니까...

    한시간... 아니 두어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지하에 위치한 소각장 화면으로 수현의 이름이 스쳐지나간다.

    DNA 정보 저장완료

    뇌내 기억데이터 스캔중...

    스캔 완료...

    이제 모든 기억과 정신이 2진수로 된 데이터로 변해 저장되고 난 뒤 남은 수현의 몸뚱이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아래로 내려올 것이다. 뇌 스캔 기기로 복제된 수현의 뇌는 정부의 기억저장시 유일존재확립 방침에 따라 미리 주사된 약물에 의해 녹아내릴 것이다. 뇌 기억 저장보존과 유지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시스템과 육체 그 어디에도 동일한 자아가 두 개 이상 존재할 수 없도록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하이얀 대형 비닐백에 감싸인 슬픈 물체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내려온다.

    수현이다.

    반투명의 비닐백도 생전 내 얼굴을 간질이던 수현의 검고 긴 머리카락을 완전히 가리진 못했다.

     

     

    ... 제가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박과장님 먼저 퇴근하세요.”

    ? 송대리 혼자 하려고? 괜찮겠어? 오래 걸릴텐데 혼자하면... 이 센터 새끼들... 우리가 용영업체 직원이라고 무시하는거야 뭐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지금 고객 받아서 이제 내려보내주면, 언제 끝내고 퇴근하라고! 어휴!! 갑질! 이놈의 갑질은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질 않네! 암튼 고마워 송대리 대충 하고 언능 퇴근해!”

    ... ... 들어가세요 박과장님

     

     

    현대판 장의사가 된 나는 박과장이 소각장을 떠나자마자 조용히 비닐백의 지퍼를 연다.

    창백한 얼굴, 파리한 입술... 생기없는 표정... 다른 듯 완전히 같은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연인 수현이가 그 곳에 누워있었다.

     

     

    넌 그래서 날 떠났던 거야?”

     

     

    나는 조용히 수현을 향해 말한다. 물론 대답은 없다. 번듯한 직장 하나 가지지 못한 나를 수현의 부모님이 반대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모진 욕설과 거지새끼라는 숱한 비아냥은 아직도 내 기억속에 남아 있으니까...

    그래도 꿎꿎하게 내 곁에 남아 나를 위로해주던 수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돈 많고 부유한 집안의 자제와 결혼한다며 헤어지자고 했던 그 날... 난 왜 추호도 수현이의 변심을 의심해 보지 않았을까?

    번듯한 직장 하나 없던 나에 대한 자괴감이었을까?

    아니면 그녀와 혼담이 오가던 그 자식의 배경이나 의사라는 녀석의 직업 때문이었을까?

    나는 눈물 한 방울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헤어짐을 말하던 수현에게 한 번 매달려보지도 않은 채 묵묵히 그 자리를 떠나왔었다.

    문득 입구에서만 뱅뱅 돌던 그녀의 결혼식 날이 떠올랐다.

    헤어진지 불과 3주만에 치러진 결혼식...

    변절, 변심, 배신이라는 세 단어를 중얼거리며 숱하게 많은 담배를 태우고 나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지... 기필코 성공하겠노라고, 그래서 결국 세상의 수많은 가식덩어리들처럼 사랑보다 돈과 안정된 삶을 택한 너를 비웃어주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결국 나는 고질적인 신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비정규직으로... 또 남들이 꺼리는 시체소각회사의 용역 직원으로 남고 말았지만, 적어도 너는... 수현이 너만은 남보란 듯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았어야 했다.

    그래야 나는 너를 저주하며, 사람의 살과 뼈가 타는 냄새를 견디며 돈을 모아 네 앞에 바로 섰을 텐데...

    나는 무너졌다. 눈물이 앞을 가려 도무지 일어설 수가 없었다.

     

     

    [수현이 결혼식 안 갔어? 하긴... 가는 것도 우습지... 뭐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이 썩 좋아보이진 않더라구, 내 평생 그렇게 냉랭한 표정으로 서 있는 신부는 처음 봤으니까! 암튼 잊어라 상준이 너도 살아야지 언제까지 그렇게 술만 마시고 있을래?]

     

     

    친구의 위로, 그게 불과 3개월 전이었다.

    3개월 만에 만난 나의 지난 사랑은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자신의 모든 기억을 이진수로 바꾼 채 저장되었다.

    우리가 함께 나눈 추억도, 사랑도, 아픈 기억들도 모두 01로 바뀌어서 저장되었을까?

    그럼 그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수현의 차가운 손을 붙잡은 나는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송대리 오늘은 퇴근이 늦네?”

    아 네... 마지막 건이 좀 늦게 들어와서요. 수고하십시오.”

     

     

    퇴근 길 뇌 기억저장센터의 정문에 위치한 경비실의 최씨 아저씨가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이한다.

     

     

    그려 그려! 젊은 사람이 고생이 많아, 요즘 젊은 친구 답지 않게 송대리는 참 성실하다니까! 힘들고 고생스럽다고 다들 이런 일은 꺼리는데, 참 보기 드문 친구야 자네

    예 감사합니다.”

    근데 오늘은 안색이 좀 안 좋네? 뭔 일 있어?”

    ... 아닙니다.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많이 피곤해보이는 얼굴이긴 하네... 그럼 언능 들어가!”

    차 안에 확인 안 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에이 피곤해 보이는데 얼렁가! 우리가 뭐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고, 언넝 퇴근해서 쇠주나 한잔 해!”

    그럼 수고하십시오.”

     

     

    늘 그렇듯 사람 좋은 최씨 아저씨는 웃으며 나를 차단봉을 연다. 철저한 보안과 완벽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연일 떠들어대는 뇌 기억저장 센터지만, 공무원들 하는일이 대게 그렇듯 좋은게 좋은거.

     

     

    수현아 좀 비좁았었지?”

     

     

    나는 내 원룸 오피스텔 한쪽에 위치한 작은 식탁 위를 서둘러 치우고, 커다란 분쇄기 공구 박스 안에서 창백한 수현이를 꺼낸다.

    식탁이 비좁아 수현의 다리는 버틸 곳 없이 허공에서 흔들린다. 두 팔도 힘 없이 바닥을 향해 떨궈진다. 나도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쩌려고... 어쩌려고 수현이를 데려왔어?]

    [이건 수현이가 아니야 빈 껍데기라구!]

    [머리통을 쪼개봐! 그 안엔 이미 녹아서 형체도 없이 문드러진 뇌수만이 보일테니까!]

     

     

    머리를 흔들어 나에 대한 냉소어린 시선을 떨궈본다.

    현실, 실체, 미래, 뒷감당.... 자질구레한 생각들은 무의미하다. 헤어졌던 옜 연인을 다시 만나 더 크게 불붙은 사랑의 감정만큼 뜨거운 무언가가 심장 속에서 용솟음친다.

    지금 내 눈 앞에 수현이가 있고, 다른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기분이었다.

     

     

    ...줄게 커피 밖에 없어서 어쩌지?”

     

     

    나는 마치 살아 있는 수현이를 대 하듯 서둘러 화장실 옆쪽의 간이 주방으로 가 물을 뎁히고 스틱으로 된 싸구려 커피 믹스를 꺼내어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도 모를 머그컵 하나를 찬장에서 꺼내 위에 붓는다.

    뜨거운 물이 부어지고, 인스턴트 커피 특유의 비릿한 프림향이 올라온다. 컵을 든 채 나는 다시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매캐한 연기가 새어나온다. 머리카락과 살이 탈 때 생성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역한 냄새도 수시로 코를 자극한다. 매월 1개 밖에 보급되지 않는... 그 마저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방진방오 마스크는 제 효용을 잃은 지 오래되어 구토와 울렁증을 동반한다.

     

     

    송대리, 폐기물처리과 김주사가 어제 총 소각 입고량이랑 폐기물 처리량이랑 조금 안 맞는다고 하던데?”

    ... 조금 착오가 있나보네요 제가 가서 확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갈 때 이 거지같은 마스크 좀 새 걸로 교체해달라고 해! 사장 새끼는 나몰라라하고, 감독 공무원은 허구헌날 니나노판이니, 여튼 더러우면 출세해야 한다니까!”

     

     

     

    박과장이 역한 냄새에 오만상을 다 찌푸리며 밖으로 나간다. 나는 조금 전 막 소각이 끝난 시체의 잔여 소각물을 흡입장치를 이용해 흡입해 낸다. 흡입된 소각물과 잔존물들은 통상 가족에게 인도되지 않고, 이 곳 뇌 기억저장센터 뒤쪽에 조성된 추모공원에 유기 화합물과 섞여 뿌려지게 된다.

    푸르른 잔디와 아름다운 꽃... 그리고 멋드러진 위령비가 조각되어 있지만, 그 실상은 시체의 산이다.

     

     

    김주사님 누락이 좀 있었나봐요. 맞춰 놓겠습니다.”

    그래요? 내가 귀찮게 안 가봐도 되죠?”

    네 항상 잘 맞추고 있습니다. 한번도 틀린 적 없잖아요

    그치? 하긴 뭐 그게 뭐 돈되는 것도 아니고... 일단 가라로 맞춰 놓을테니까 안틀리게 잘 좀 해요! ! 그리고 거기 푸른환경용역 김사장님... 요즘 어째 뜸하시데?”

    ?”

    아니 박과장한테도 말했지만, 내년도 계약 또 따낼라면 우리끼리 분위기 좋게 커뮤니케이션도 하고 그래야지 안 그래? 말 귀 잘 알아듣는 송대리가 사장님한테 잘 좀 얘기해봐! ?”

     

     

    담당공무원이 한 쪽 눈을 찡긋거리며 눈치를 준다. 리베이트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히 알아서 성의표시를 하거나 접대 자리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다. 근무 기간이래봐야 2개월 남짓, 전문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 때문에, 입사 2개월차인 나에게 대뜸 대리직함을 준 사장도 웃기지만, 회사명도 업종도 다른 전 회사의 경력을 인정해준 담당 공무원 나리의 재량도 참 대단들 하시다.

    거기에 공공연한 접대 요구까지... 코웃음이 나올뻔했지만 참았다.

    난 지금 더 웃기고, 요상한 짓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수현아 오래 기다렸지? ... 내가 옷을 사왔어...”

     

     

    나는 오피스텔의 문을 열자마자, 마치 오래된 연인에게 하듯 인사를 건네며 손에 든 종이백에서 대충 눈짐작으로 사온 여자 옷들을 꺼낸다.

     

     

    글쎄 여자친구한테 선물할 거라니까, 그 가게 점원이 니 키는 몇이고 몸무게는 얼마고, 나이랑 직업까지 묻더라니까? 참 나...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이래 어때 마음에 들어?”

    최고로 민망했던건 속옷 가게에서 였어, 글쎄 자꾸만 요상한 가터벨트가 달린 제품을 권하지 뭐야! 넌 그런거 좀 쑥쓰러워했잖아 그치?”

     

     

    공허한 고요만이 되돌아온다.

    나는 들고 있던 옷가지와 속옷들을 바닥에 떨군 채, 조용히 무언가 다른 할말들을 떠올려본다. 밍밍한 침묵이 자꾸 나를 조여온다. 수현이와 나는 오래된 연인이라, 대화중 화제가 끊겨도 어색한게 없었는데... 지금은 뭐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자꾸 불편한 생각들이 떠오를 것 같아 뭐라도 말해야 할 것 같다.

     

     

    입혀줄게... 이 물방울 무늬 스커트는 니가 입으면 잘 어울릴 거야... 괜찮으니까 입어보자. ? 어서... 자 내가 입혀줄게... 빨리... 앞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제 곧 썩기 시작할지도 모르는데, 그럼 다시는 입을 수 없을지도 몰라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눈물과 함께 삼켜진다.

     

     

    ... 마음에 안들어? 그럼...... 이건 어때? 이 하얀 드레스...”

     

     

    나는 한눈에 보기에도 싸구려 티가 물씬 풍기는 하얀 드레스를 꺼냈다. 유치한 리본장식과 하이얀 레이스가 조약했지만, 왠지 이 옷이 수현이에게 잘 어울릴 것만 같아 점원의 만류에도 챙겨 두었던 것이었다.

     

     

    ... 웨딩 드레스 같지? 내가 지금 갈아 입은 옷 정장도 오래되긴 했지만, 내가 가진 것중에선 제일 깨끗한 거야... 이렇게 입으니까 우리 꼭 마치 결혼식이라도 하는 것 같다. 그치?”

     

     

    눈물이 또 한 번 왈칵 쏟아진다. 입구에서만 서성이다. 마음에 없는 말들만 중얼거리다 되돌아온 수현의 결혼식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비록 너무 늦었지만 이렇게하면 수현과 내가 다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누워있는 수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부패가 시작되고 있는지 역한 냄새가 올라왔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수현의 병을 알고 곧바로 파혼 및 이혼절차를 밟은 그 남자와 나의 차이는 아마도 그것이겠지?

     

     

    우리... 영원히 함께하자...”

     

     

    나는 수현의 손을 꼬옥 잡았다.

     

     

     

    어라? 송대리 이 시간에 왠일이여?”

    소각로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연락을 받아서요 점검하러 왔습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 야심한 밤에 온겨? 어이구 고생이 많구만... 그러고보니 옷도 정장차림이네? 어디 갔다가 급하게 불려나온 모양이지? 여튼... 다 같이 한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사정도 좀 봐주고 그래야지...”

    그러게요. 내일 아침부터 처리해야 할 건들이 많은가봐요. 문 좀 열어주세요 센터 좀 들어가게요

    어이쿠 내 정신 좀 봐라! 그려 송대리 고생혀! 뭔일있으면 전화하고, 나가 숙직 근무서다가 쪼까 적적해서 같이 근무하는 최주사하고 소주 한잔했어! 생각있으면 송대리도 일 끝내고 들러!”

    전 됐어요. 빨리 하고 가야죠. 고생하십시오

     

     

    뇌 기억저장 센터의 경비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 최씨 아저씨는 한가한 당직근무의 무료함을 달래려 몰래 약주를 한 잔 했는지 발개진 얼굴로 차단봉을 연다.

    국가기관답게 12시가 넘은 시간의 뇌 기억저장센터는 고요했다. 나는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하고 조심스레 트렁크를 열었다. 처음 수현이를 집으로 데려올 때 사용한 분쇄기 공구 박스 틈사이로 하얀 드레스자락이 끼어있다. 조금 무거웠지만 자주 사용하는 작은 수레가 있어 박스를 옮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비록 시체소각 용역업체에서 근무하지만, 본래 나의 전공은 시스템 엔지니어였다.

    작업을 다니면서 어깨너머로 종종 봐두어서인지, 시스템 오퍼레이팅실의 출입 비밀번호 4자리 정도는 알고 있었다. 게다가 국가 기관답게 보안상태도 허술했지만, 담당자 책상에 보란 듯이 꽂혀 있는 담당자 부재시 처리방법 매뉴얼은 계정부터 패스워드, 그리고 기본적인 오퍼레이팅 시스템 구동방법까지 자세히 적혀 있어 초심자인 내게도 그리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시스템이 잘 되어 있네... 수현아 너 거기 있니?”

     

     

    수현의 이름을 검색하니 쉽지 않게 수현이 저장된 곳이 화면에 나타났다. 버튼을 누르자 스캔된 뇌 단면의 형태 및 굴곡 그리고 주름들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모델링 되어 영상으로 나타났다.

     

     

    날 두고 기껏 도망친게 거기였어? 어떡하냐... 나 사는 것도 평생 구질구질 하더니, 너한테도 결국 끝까지 구질구질하게 굴어서... 기다려 나 곧 거기로 갈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관련 약품실은 별도의 키가 없어 열지 못했지만, 스캔장비가 있는 메인 룸은 열려 있었다. 나는 스캔장비의 중앙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 한 후 미리 시스템에 셋팅해 둔 대로 장비위에 누웠다.

     

     

    [위이이이이잉]

     

     

    너도 이렇게 누워있었겠구나? 마지막엔 무슨 생각을 했어?”

    난 지금 니 생각 뿐이야... 넌 그 순간 나를 떠올려 줬을까?”

    아니면 살고 싶다. 내지는 그냥 미래로 여행을 떠나고픈 그런 마음이었을까?”

    주저리주저리 너무 떠들어 댔네... 미안 이 스캔장비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줄 몰랐거든

     

     

    [위이이이이이잉]

     

     

    스캔 장비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움직이며 나의 머릿속을 훑고 또 훑는다.

    그리고 나 역시 자꾸만 울컥하는 묘한 감정에 울고 또 운다.

     

     

    [띵동]

     

     

    스캔의 완료를 알리는 종료음과 함께 기계는 나를 마치 공장에서 제조된 물건 다루듯 컨베이어 벨트 위로 밀어낸다. 털썩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고,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가 정해진 이동 통로를 통해 나를 지하로 데리고 간다. 1층을 지나 지하 1, 지하 2, 그리고 곧 소각실이 위치한 지하 3층에 도달해서야 빛이 내 눈을 어지럽힌다.

    스캔과 동시에 뇌 내의 기억세포를 녹여내는 주사제를 맞지 않았으니, 분명 나는 여기 지하 3층의 소각실 안에 있지만, 또 다른 나의 기억들은 2층의 서버실에 잠들어 있을 것이다.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수현이의 기억들과 함께...

    지난 두달동안 나름 정이 든 소각로가 마치 사람처럼 나를 반긴다.

     

     

    [안녕 친구! 즐거웠는데,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다행이야 너의 마지막 배웅을 친구인 내가 하게 돼서 말이지!]

     

    미안... 네 메인 흡기 밸부 다음 주에 갈아주기로 했는데, 못해줬네... 공기정화 필터도 교체일자가 지났는데... 미안해... 나 다음으로 여기에 올 직원은 담당자에게 잘 말해서 자주 갈아 줄 거야

     

     

    [괜찮아! 어차피 나는 코가 없잖아! 크크크 자꾸 역한 냄새 내뿜어서 내가 미안하지 뭐]

     

     

    멀리 있지만, 소각실의 메인 조작화면의 카운터가 천천히 줄어든다. 난 정든 소각로와의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눈 채 잠든 수현을 안고 조심스레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꽤 넓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실제로 들어간 내부는 그리 아늑한 편은 아니었다.

     

     

    [인구 과밀로 서울 한 복판에 내 집을 구한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수현아 내가 그것만은 약속할게 어떻게든 너하고 나 우리 두 사람 누워서 잠들 수 있는 작은 공간 정도는 마련하겠다고 말야 응?]

    [! 어느 세월에! 난 집, , 차 아무것도 필요 없어 상준씨만 있으면 돼! 상준씨만 영원히 변하지 않고 내 곁에 있어주면 돼... 사랑해 상준씨]

     

     

    헤어지기 전 수현과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못난 내가 수현이를 위해 마련한 공간은 너무도 비좁다.

     

     

    미안해... 너무 좁지? 흑흑... ....... 우리 둘만의 집 꼭 구해서 너... 너한테 처... 청혼하겠다고 했었는데 흑흑... ... 이런 곳이라서... ... 미안해... 미안...흑흑

    “TV도 없고, 세탁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이런 먼지투성이 소각로에 널 데려와서 미안해... 흑흑... ... 내가...흑흑... ...바보였어... 니가 니가... 가난한 내... 현실이나 벼... 별볼일 없는 미래 때문에 날 떠났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 천치였어... 흑흑... 왜 난... 한번만이라도 너에게 왜 날 떠나느냐고 묻지 않았을까? 나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식장에... ... 들어가던 널 왜 난 떳떳하게 찾아가 도망치잔... ... 얘기를 못 했을까 흑흑... 나 너무 후회돼...그리고

    너무 무서워...”

     

     

    소각로 내에 위치한 내열 유리 밖으로 바깥쪽에 위치한 메인화면의 카운터 숫자가 많이 줄어든 것이 보였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애써 눈물을 훔치며 입고 있던 정장 상의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작은 상자를 꺼냈다.

     

     

    ... 아까 넌 트렁크에 ... 있느라고 흑흑... 못 봤지? 내가 잠깐... 길거리 가판대에 들러서... 샀어... 비록 비싼건 아니지만, 이 반지... 이 걸로 나... 너에게 청혼해도 될까? ?”

    수현아... 나랑 결혼해줘! ... 비록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영원히 널 사랑할게... ... 흑흑... ”

     

     

    작은 싸구려 반지가 푸릇한 수현의 손가락사이에 끼워진다. 사이즈가 맞지 않아 헐렁했지만, 수현은 별다른 불평은 하지 않았다. 나는 팔을 뻗어 수현의 뒷목을 잡고 내 얼굴 쪽으로 끌어 당겼다. 원래 부끄러움이 많던 수현이는 그 옛날의 첫키스 때처럼 살포시 눈을 감고 있고, 내 두 손은 떨려왔다.

     

     

    사랑해...”

    나도 무서워... 하지만 이제... 우리 영원히 함께인 거지?”

    영원히... 영원히 사랑해 수현아

     

     

    내 입술이 수줍게 벌려진 수현의 입술 위에 살포시 포개어 진다.

    우리의 사랑을 축복이라도 하듯, 우리의 입맞춤을 목격한 나의 친구 소각로가 붉게 물든다.

     

     

    안녕...”

     

     

     

     

     

     

    미친새끼네 이거 진짜...”

     

     

    뇌 기억저장센터에서 근무하는 6급상당의 기술직 공무원 김상석 주무관은 난처한 얼굴로 한껏 인상을 찌푸린다. 그는 모처럼 자신의 상사인 오퍼레이팅 실장 앞에서 머리를 조아린 채 읍소를 벌이고 있었다.

     

     

    어쩔꺼야! 지금 엄한 고객 데이터가 훼손됐는데!!”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야? 방법을 찾아야지 방법을? 그 미친놈 데이터 어떻게 제거 안되는거야?”

    야동 다운 받는 것도 아니고, 그 미친놈이 같은 섹터안에 지 머릿속을 다 때려 넣어놨으니 이걸 어쩌겠습니까! 기술지원사에 문의를 해봤는데, 그런 경우는 해외에서도 불가피하게 폐기처분하는 경우도 있다는 답변만...어이쿠!”

    그걸 말이라고해! 해당 고객 가족들이 알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언론에 대서특필에 예산 줄어드는 건 당연하고, 보안 및 안전체계가 어쩌고 저쩌고 난리가 날 일이라고! 가족들에 대한 막대한 피해 보상금은 또 어쩔꺼고!”

    면목이 없습니다. 그 미친놈이... 아 정말... 그럴줄은 정말 꿈에도

    아이고! 진짜! 나 이번에 4급 승진이 코 앞인데! 어쩔꺼냐고! 당신이랑 나랑 모가지 날라가 봐야 정신 차릴래?”

    실장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책임소재보다는 무마할 방법을 찾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알아보니까 그 송상준이란 친구는 고아에 연고자도 없더라구요!”

    그래?”

    그리고 사실 여기 저장된 분들이 오늘 내일 당장 복원되거나 재생되시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래서 뭐 어쩌란건데!”

    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어차피 약물 처치실의 약물 개수도 줄어든 게 없고, 추가 섹터에 저장된 것도 아니라. 잘 덮으면 사실 문제 없지 않나...”

    젠장! 그러니까 지금 오염된 데이터가 들어 있는 저 섹터를 이상 없는 척 기만하자고?”

    좋은게 다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데이터 무결성이나 이상유무 시험은 저나 실장님 결제로 처리되는거고, 백년 이백년 뒤의 일이야 뭐... 시쳇말로 알게 뭡니까!”

    문제 안되게 잘 해! 용역업체 거기도 짤라버리고

    아 푸른환경 용역이요? 네 알겠습니다. 안그래도 태도가 시건방져서 바꾸려던 참이었습니다.”

    알았어! 그럼 일단 이 일... 덮자구

     

     

     

     

     

     

     

    신수현씨?”

    ... 여긴 어디죠?”

     

     

    너무도 환한 불빛에 수현은 눈살을 찌푸린다. 여전히 시선은 몽롱했고, 마치 폭음 뒤의 심각한 위장장애라도 겪은 듯 속은 온통 울렁거렸다.

     

     

    진정하세요. 새 몸에 적응하시려면 처음엔 조금 힘이 드실 겁니다. 2116년에 뇌 기억저장센터를 통해서 악성 뇌종양 완치기에 복원되시는 걸로 신청하셨던 건 기억나시나요?”

    ... 동의서에 자필 사인을 하고, 주사를 맞은 뒤 기계 안에 누웠던 거 같은데... 그냥 눈만 감았는데, 생소한 곳이라 정신이 없네요. 원래 머리가 이렇게 어지럽고 복잡한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약간의 울렁거림이나, 어지러움증 정도는 호소하시는 경우가 있지만,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헌데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거죠?”

    글쎄요... 그건 저희도 좀 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극히 드문 현상이라서... 오래된 데이터긴 해도 기존 2116년 국립 뇌 기억저장센터에서 인계받은 데이터에 의하면 스캔이나 보존 모두 완벽한 상태로 처리되었고, 저희는 해당 섹터내의 모든 기억을 기존에 저장된 DNA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복원한 신체 안에 완벽히 복원하였습니다. 원하신다면 수현씨가 저장될 당시 뇌 기억저장센터 담당자와 담당 실장의 이상유무 소견서도 보여드리겠습니다.”

    ... 아닙니다. 아니예요. 제가 조금 예민해서 그럴지도 몰라요. 사실 전 단순히 뇌종양 때문에 이 곳에 저장된 게 아니거든요

    ? 뇌종양 때문이 아니라구요?”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죠. 그와 헤어진 후 마냥 떠나고 싶었어요. 아주 먼 곳으로... 저는 그를 너무도 많이 사랑했으니까요. 목숨보다도 더 많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가 제 병을 치료하기 위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거짓 결혼도 했죠. 전 나쁜 여자예요 그렇게 그 사람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벌을 지금 받는지도 모르겠어요.”

    ... 슬픈 이야기군요. 종종 이렇게 깨어나신 환자분들 중엔 수현씨처럼 애틋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구요. 두통은 담당의사에게 전달하겠습니다. 더 하실 말씀이라도

    좀 쉬고 싶네요. 혼자 있고 싶어요. 그렇게 해주실 수 있죠?”

    네 물론입니다. 필요하시면 벨을 눌러주세요.”

     

     

    남자는 싱긋 웃으며 차트를 들고 나갔고, 텅 빈 회색의 방 안엔 비로소 수현 혼자 남았다.

    또 다시 극심한 두통이 몰려오는지 수현은 머리를 베게 속에 파묻어 보지만, 두 팔과 다리는 마치 심한 간질환자의 그것처럼 격렬히 떨려왔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 떨림이 멎었다고 생각한 순간 수현은 베개 속에 파묻었던 머리를 황급히 들어 올리며 외쳤다.

     

     

    살려주세요. 그 미친놈이 여기 있어요... 흑흑

     

     

    수현은 갑작스레 울부짖으며 벽에 설치된 벨을 누르려 팔을 뻗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벨을 향해 뻗어지던 팔이 천천히 아래로 떨구어진다.

     

     

    수현아 왜 그래 우리 사랑했잖아.”

     

     

    수현은 다시금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곧 그 얼굴은 무섭게 일그러지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변해 외쳤다.

     

     

    거짓말! 이 미친놈! 경계선 인격장애자! 우린 오래전에 헤어졌어, 다 끝났다고 했잖아! 네 집착 네 광기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구! 우리가 헤어지던 날 당신이 자살시도를 했던 것도, 이후에 우리 부모님을 찾아와 죽이겠다고 계속 협박한 것도, 결혼식 당일 결혼식장에 불이 난 것도... 전부 당신이 한 짓이잖아!!”

     

     

    일그러졌던 수현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새 온화해지더니 다시금 조용히 말했다.

     

     

    무슨 소리 하는거야 수현아! 나 다 알아! 너 뇌종양이라서 나랑 헤어지려고 한거잖아! 가난한 네가 네 병원비 감당 못할 것 같으니까 어쩔 수 없이 그 빌어먹을 꼰대 말대로 돈 많은 놈팽이한테 팔려간 거잖아! 안그래!!!”

    미친 소리 하지 말아! 누가 팔려가! 당신이 그 사람... 당신같은 미치광이 때문에 매일 같이 무서워서 울며 떨고만 있던 내게 손을 내밀어준 그 착한 사람을 당신이 죽여 버렸잖아! ... 난 그래서... 그 사람한테 미안한데... 너무 무서워서 도... 도망친거고... 뇌종양? 난 그런거 없어! 아버지가 차트를 바꿔치기 한 거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당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수현아! 너 기억이 저장되면서 어디 문제가 있었던거야? 우리 사랑했잖아! , , 차 아무것도 없어도 영원히 내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했잖아! 영원히!”

    그땐... 그땐... 몰랐어... 송상준 당신이 그런 미치광이인줄... 당신의 집착, 광기... 난 견딜수가 없었어! 그건 사람이 사는게 아니야! 헤어지자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줄기차게 날 찾아내 따라다니던 당신... 이제... 이제 제발 나를 놓아줘 제발...흑흑

     

     

    수현은 오열했다. 그리고 천천히 벽에 설치된 호출 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제발... 제발...”

     

     

    수현의 간절한 외침... 하지만 수현의 다른 손이 팔목을 잡아 끈다.

     

     

    제발 놓아줘!!”

     

     

    수현의 간절한 바람이 닿았던 것일까? 움찔하는 사이 손은 팔목을 놓치고, 재빨리 뻗어진 팔은 손등을 이용해 호출벨을 누른다.

     

     

    다 끝났어... 이제 내가 깨어났으니 다 이야기 할 꺼야! 모든게 잘 못 되었다고, 그들은 날 다시 복원해낸 것처럼 내 안에서 영원히 널 지울꺼야! 다 끝났다구! 송상준! 이 미친인간아!”

     

     

    수현이 분노에 찬 얼굴로 외쳤다. 어느샌가 복도 저 편에서 이 시설의 직원으로 보이는 누군가의 뚜벅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다 끝났어... 다 끝났어...”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수현의 얼굴엔 점차 기쁨이 번져 갔다.

    하지만 바로 그때...

    희망과 환희로 밝게 변해가던 수현의 얼굴이 급작스레 차갑게 굳어버렸다.

     

     

    이걸 어쩌지? 우린 영원히 함께 일 것 같은데... 참 다행이야. 수현이 너보다 내가 먼저 의식을 되찾은거 말야! 잘은 모르지만, 이거... 먼저 깨어난 쪽이 약간의 우선권을 가지는 것 같아. 봐 지금 너 소리치려고 했지? 근데 잘 안되지? 아마 계속 그럴 거야 내가 원한다면 말이지

     

     

    [끼익]

     

     

    문이 열리고 젊은 여자 직원이 안으로 들어와 말했다.

     

     

    뭐 불편하신 부분이라도 있으실까요? 신수현 고객님?”

     

     

    수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물 한잔만 부탁드립니다.”

     

    샴.jpg



    비키라짐보의 꼬릿말입니다
    머리가 두개가 됐단 얘기는 아닙니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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