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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78721
    작성자 : 스카웃
    추천 : 13
    조회수 : 1056
    IP : 14.48.***.110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4/02/15 04:24:36
    http://todayhumor.com/?animal_78721 모바일
    동물원이 오랑우탄의 손 인대를 끊었나
     
    출처 한겨레 신문
     
    00494752601_20140125.jpg

    [토요판] 생명 / 박제가 된 우탄이

    ▶ 티브이쇼 동물 오랑우탄 ‘우탄이’를 기억하시나요.
     
    우탄이가 손을 힘껏 쥐지 못하도록 동물원 쪽이 손의 인대를 끊는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요.
     
    동물보호단체는 인대 절단 수술이 사실인지 밝혀줄 것을 수사당국에 요청했습니다만, 우탄이는 박제가 되어버렸네요.
     
    우탄이 손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국제영장류학회에서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동물원 영장류에 관한 세 편의 기사를 싣습니다.
     
    검고 아늑했던 눈은 사라졌다. 유리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생전 모습보다 더 넓적해졌다.
     입술 모양을 따라 핀이 박혀 있었고, 양손 밖으로는 1㎝ 굵기의 철근이 빠져나와 있었다.
     2㎜ 두께의 가죽 아래로는 부드러운 육체가 아닌 우레탄이 차 있다. 몸을 만져봐도 예전처럼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색한 만남이었다.박제의 주인공은 ‘우탄’이다.
    2012년 6월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폐사한 오랑우탄 우탄(당시 20살 추정·수컷)이는 슬픈 동물이다.
    죽기 전 동물원 쪽이 우탄이의 손 인대를 일부러 끊었다는 의혹이 있었다.(<한겨레> 2012년 12월28일치) 제보 내용은 구체적이었다.
    수술은 검역실 복도에서 이뤄졌고 동물원 쪽에서 사육사들의 접근을 통제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0월2일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테마동물원 쥬쥬가 우탄이 손의 인대를 수술을 통해 일부러 끊었다는 것을 포함해,
    동물보호법 위반(동물 학대)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동물원 쪽을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대리인으로 생명권네트워크변호사단도 함께 나섰다. 카라는 동물원 압수수색으로
    냉동고에 보관중인 우탄이의 사체를 직접 검시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우탄이 손의 비밀은 이대로 묻히는 걸까?
     
    취재 결과, 동물원 쪽이 우탄이의 박제를 맡긴 시기는 지난해 10월 이후다.
    2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동서조류연구소에서
    우탄이를 박제한 이정우 소장을 만났다. 60년 동안 박제를 한 조류 전문가인 이씨가 말했다.
    “(우탄이 사체는) 석달 전에 들어왔어요. 냉동된 사체를 해동하고 한달 반 동안 방부처리를 했어요.
    이후에 등 뒤와 팔과 다리 안쪽을 갈라서 지방이나 살을 다 긁어내는 작업을 하죠. 12월 말에 박제를 완성했으니까
    10월 말쯤 온 거 맞아요. 처음에 왔을 때요? 아유, 말도 못해요.
    깨끗하지도 않았고 털에 이물질도 많이 묻어 있었어요. 냄새도 심했고요.”
    이씨는 따로 빼두었던 우탄이의 두개골을 보여주었다. 남아 있는 앞니는 하나도 없었다.
    옆니는 10여개씩 남아 있었는데 왼쪽 아랫니 하나는 빠져 있었다. 상악골(위턱뼈)의 색이 다른 부위와 달리 더 노랬다.
    동물원에서 근무했던 한 수의사에게 우탄이의 두개골을 사진으로 전송해 소견을 물었다. 그는 아래턱 송곳니가 빠진 모양에 주목했다.
     
    동물원 쪽이 일부러 우탄이의
    인대 절단 수술을 했다는 의혹
    동물원은 고발까지 당한 뒤
    우탄이 박제를 외부에 맡겼다
    손뼈는 이미 폐기물 처리됐다

    사진 본 국제영장류학회선
    “쥐는 동작 야생과 다르다”
    사육사와 수술 집도 수의사는
    “모른다, 동물원에 물어보라”
    동물원은 박제시기 거짓 답해
     
    00494749001_20140125.jpg
     
    “영양 상태가 나빴다면 앞니만 빠지는 경우는 없어요. 윗니는 오래전에 빠진 것 같아요.
    이가 빠지면 잇몸에 왕관 모양이 남는데 우탄이는 아예 없거든요.
    위턱의 색깔이 다른 걸로 보아 염증을 앓았던 것 같아요.
     아래 송곳니가 빠진 모양을 보면 뼈 자체가 손상을 입은 걸로 보이고요. 치주질환보다는 외상성,
    철창을 이로 깨무는 정형행동의 결과 이가 빠졌을 수도 있고 타박, 가격의 가능성도 있어 보여요.”
    박제된 우탄이의 손 가죽만 보고 인대가 끊어진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10개의 손가락과 손바닥 가운데엔 박제를 위해 이미 가죽을 잘랐다가 꿰맨 자국이 선명했다.
    손뼈를 포함해 가죽을 제외한 사체의 모든 부속물도 폐기물 처리됐다. 이씨가 말했다.
    “천연기념물인 경우 형상변경 신청을 받지만, 오랑우탄은 천연기념물이 아니라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동물 박제할 때 가장 어려운 게 표정이에요. 우탄이의 표정을 되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해요.
    이 아이 이름이 우탄이였어요?”
    박제 비용은 약 900만원 이었다.
    우탄이가 박제되는 동안 국제영장류학회에서도 우탄이 손과 관련해 의견을 보내왔다.
    지난해 연말 카라는 일본 교토대학교 영장류연구소 마쓰자와 데쓰로(64)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영장류학회에 우탄이의 생전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냈다. 인대 절단 수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1년 이전에 찍은 하나의 동영상과 수술 이후로 추정되는 2012년 4월 말에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었다.
    국제영장류학회의 답변은 단호했다. 답변서에는 한 손과 두 발로 나뭇가지를 쥐고 있는 밀림 속 오랑우탄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오랑우탄에게 손가락으로 나뭇가지를 단단하게 쥐는 것은 그들의 몸을 지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인대를 자른다면 나무를 오르거나 나무에서 과일을 따 먹지 못해 오랑우탄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면 다리를 자르는 것과 같다. 만약 탈출하지 못하게 하거나
     
    관람객들에게 더 가까이 보이고 싶은 이유에서 인대를 잘랐다면 폭력이다. (철창에 매달린 우탄이의 손 사진을 보니)
     
     야생에서의 오랑우탄과 쥐는 동작이 다르다.”
     
    인대 절단 수술은 행해진 것일까? 물증은 없다. 동물원 쪽은 여전히 부인했다.
    24일 경기도 고양시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만난 최실경(68) 대표이사와 김종태(41) 경영담당이사는
     
    “경찰 조사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일은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우탄이를 돌봐온 사육사 홍도정(37)씨는 수술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지목된 경기도 군포의 조아무개 수의사는 지난해 8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답할 이유 있나. 동물원 쪽에 물어보라”고 인터뷰를 거부했다.
    동물원 쪽은 조 수의사가 10년 넘게 동물원의 다양한 동물을 검사해온 ‘촉탁수의사’라고 밝혔다.
    박제 시기를 묻자 동물원 쪽은 “지난해 2월에 이미 박제를 보냈다”고 거짓으로 답했다. 경찰의 수사는 진행중이다.
     2월 초까지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담당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는다.
    고발당한 테마동물원 쥬쥬에 남은 오랑우탄들은 잘 살고 있을까? 24일 오전 11시 테마동물원 쥬쥬에서는
    또다른 오랑우탄 오랑이(11·암컷)의 ‘생태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름은 ‘생태설명회’였지만 무대 위에 오른 오랑이는 2년 전 공연하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사람의 농구화를 신었고 국방색 작업복을 입었다. 사육사가 묶은 검정 끈을 풀어내는 시범을 보였다. 100여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오랑이의 몸짓을 구경했다. 홍도정 사육사가 말했다.
    “오랑우탄은 사람일까요, 동물일까요? 둘 다 아니에요. 유인원이라고 해요. 인간의 원시 모습이에요.”
    사육사가 장난 섞인 말을 더했다.
    “오랑이는 밀림에서 햇빛을 많이 받고 선크림을 안 발라서 이렇게 몸이 까매졌어요.”
    우탄이의 손. 고정하기 위해 철근으로 뼈대를 박아두었다. 가죽을 벗기기 위해 손바닥을 절개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설명회가 끝나고 오랑이는 옆에 위치한 가건물로 퇴장했다. ‘검역실’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공간, 동물원의 아픈 동물들이 격리되어 관리되고 있는 공간이었다.
    우탄이가 머물던 방도 그 건물 안에 있었다. 우탄이가 밖을 바라보던 철창은 테이프를 바른 나무 문으로 닫혀 있었다.
    지금 우탄이가 머물던 방은 아픈 수달의 차지다. 임신한 말 한 마리,
    아픈 잔점박이물범과 물개가 있는 몇 개의 방들 사이에 오랑이 방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랑이의 방에는 오랑이의 배란기에 맞춰 복돌이(10살 추정·수컷)가 함께 머물렀다.
    동행한 국내 최초 야생영장류학자인 생명다양성재단의 김산하 박사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생태설명회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오히려 묘기에 가까워 보였어요.
    유인원이 인간의 과거의 모습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죠.
    아주 오랜 옛날에 공동 조상이 있을지 몰라도 인간과는 엄연히 다른 종입니다.
    오랑우탄이 머무는 공간에 나무나 가구 같은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시설이 좋지 않으니까 사육사가 동물을 통제하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어요.”
    국제영장류학회 회장인 마쓰자와 데쓰로 교수는 테마동물원 쥬쥬에 대한 서면인터뷰에서
     “관람객 앞에서 사람의 옷을 입고 즐거움을 주거나 혐오감을 주는 방식으로 사육될 때(동물 목에 쇠사슬을 거는 예),
    동물의 생태와 보전 상태에 대해 부정확하게 전달하는 경우,
    인수공동전염병에 노출되는 환경 등을 이유로 테마동물원 쥬쥬의 동물 공연에 반대한다”고 밝혀왔다.
    대형영장류 오랑우탄은 자연에선 움직이지 않고 혼자 조용하게 나무에 머무는 종이다.
    우탄이가 떠나고 바뀐 것은 무엇일까? 시설은 여전히 열악하고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의 ‘동물쇼’는 계속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mail protected]
     
     
    -----------------------------------------------
    우탄이 생전모습
     
     
    출처 블로그 바람만이 아는 대답
     
    스카웃의 꼬릿말입니다
    멈추지 않으면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느니라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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