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더민주 권리당원이자 맨앞에 서서 경찰과 대치를 했단 이유로 통진당 찌끄래기, ㅃㄱㅇ, 쁘락치라는 소리를 들은 사람입니다. 어제 핸드폰이 방전되어 반응을 확인하지 못하고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별에별 말이 다있네요....
비공과 차단 각오하고 글 씁니다.
우선 전 어제 7시 30분 부터 새벽 2시까지 내자동 대치상황시 맨 앞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정확히는 7시 30분 대오에 합류해서 8시쯤에 맨앞에 도달했습니다.
처음 제가 대오에 합류했을시에는 앞에는 도저히 옴짝달쌀 할 수 없던 상황이였습니다.
그래서 몸이 약한 노약자분이나 어린 아이들이 뒤로 빠진다길래 최대한 엉덩이 우겨넣고 공간을 만들어서 빠져보내게 한 뒤 그 공간으로 조금씩 앞으로 갔습니다.(중간에 광징어도 만났습니다 ㅎ)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맨 앞 대오에 합류했을때는 약간 놀랐습니다.
맨 앞에는 무려 중학생들이 직접 등을 경찰의 방패에 맞대서 밀고있었습니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학생들을 조금 뒤로 빼주고 제가 직접 등으로 맞대서 여러 사람들이 숨 쉴 최소한의 공간을 얻기위해 죽을힘 다해서 경찰이 미는 힘에 맞서 버텼습니다.
그리고 결국 경찰의 저지선을 밀어내자 흥분한 시민들이 경찰을 잡아끄는걸 온몸으로 막고 경찰들이 우측으로 빠질만한 공간을 확보하고 경찰들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흥분한 몇몇 시민들이 살수차를 밟고 올라가 경찰버스 위에까지 올라갔습니다.
저는 처음엔 올라가지 않고 상황파악을 하고 있었는데 위를 보니 아까 그 중학생들 몇명이 올라가더군요.
전 아차하고 따라 올라가서 만일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다치지않게 잘 잡아주었습니다.
그러던중 갑자기 어떤 시민분이 태극기 기장을 흔들어달라고 하길래 저 또한 그 분위기에 휩쓸려 버스위에서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이점은 제 인상착의가 청바지에 청자켓, 검은모자를 쓰고 있었으니 어디선가 찾아보실 수 있을겁니다. 거짓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기 위해 씁니다.)
그러던 중 어느샌가 경찰들이 올라와 사람들을 내려보내려더군요.
그래서 저 또한 내려가려 하는데 아직 그 학생들이 보이길래 그 학생들 내려보낼때 까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우측 버스위에 성인 3분이 남아있을때 내려갔습니다. 그 분들은 계속 버티더군요.
제가 내려와서 보니 아직 살수차 위쪽에 여학생들이 있길래 직접 손을 뻗어 밟게 한 뒤 내려오게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그자리에서 계속 지키며 사람들이 올라가지 못하게 막고있었는데, 중간에 한 아주머니분께서 울면서 집에 보내달라고 하시길래 그분 보내주신거 말고는 끝까지 못 올라가게 말렸습니다.
그와중에 혈기왕성한 아재 몇분이 경찰의 채증용 카메라를 뺏기위해 달려들길래 막느라 진땀났습니다.
시위가 지속적인 소모전 양상이 되자 저는 새벽 2시쯤 그냥 후방으로 빠져서 로터리와 광장쪽에서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그때까지 쓰레기를 치우던 학생들이 몇명 보이길래 음료수 한캔씩 사주고 같이 쓰레기를 치우다가 얼마전 다친 허리가 너무 아파 주변 사우나에 가서 잠잤습니다.
이게 제가 어제 겪은 시위의 후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쁘락치가 되었습니다.
제가 잘못이 없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너무 화가나서 뒤에서 확성기들고 말만하는 높아보이는 사람을 향해 여러 상스러운 욕짓거리를 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평화시위를 했다고 자부하고 싶었는데 이점때문에 그러지 못할것 같네요.
이점은 제가 너무 흥분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쁘락치라뇨 이건 정말 아니죠.
그럼 그 자리에 저와 함께 있던 많은 중,고등학생... 그 아이들마저 쁘락치입니까??, 통진당 찌끄래기입니까??
비단 오유만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맨 앞쪽 사람들을 싸잡아 쁘락치라 부르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습니다.
그 몇몇 글들을 읽고나니 참... 속이 이상했습니다.
제가 헛된일을 한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여러분 말조심좀 해주세요.... 싸잡어 말하지 마시고, 추측해서 말하지 말아주세요. 부탁입니다.
쁘락치는 현실에만 있는거 아니에요 따지고 보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선동하는 사람들도 다 쁘락치 아닙니까? 조심해주세요 제발
그리고 몇몇분은 사정이 있어서 못 나왔는지 않나온건진 잘 모르겠는데 집에서 중계만 보고 무슨 현장에 있던 당사자보다 더 많은걸 알고 있다는 식으로 나무라던 분도 있었네요...
이럴줄 알았으면 저도 괜히 제주에서 아침부터 비행기 타고오지 말고 집에서 편하게 마음으로 응원하며 중계만 볼걸 그랬네요.
중계로 보는게 현장에서 겪는것보다 더 많이 알고있단것 처럼 말하는걸 보면 그게 맞는거 같네요.
아무튼 각설하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같이 좋은 뜻으로 모였는데 쁘락치다, 뭐다 하면서 국민들끼리 서로 맘 상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들 어제 맘고생, 몸고생 하느라 피곤하셨을텐데 오늘 일요일 푹 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