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0대 중학교 역사 교사입니다
올해는 중3 애들 사회, 역사 혼자 가르칩니다
다음주 마지막 기말고사인데
시험범위에 헌법, 입법부와 행정부의 역할, 인권, 시민 혁명
하필 대통령의 권한, 저항권, 법과 정의 나옵니다
교과서에 아름다운 말이 많이 나옵니다
그걸 그냥 그대로 가르치면서 믿으라 할 수 없어서
도저히 우리 애들한테 교과서에만 코처박고 살라고 할 수 없어서
고향에서 결혼식 두 탕 뛰고 부랴부랴 올라갔습니다
남부터미널에서 3호선 타는데 인파에 놀랐습니다
광화문 가는 길을 몰라 종로3가에서 종묘를 가서 헤맸습니다
그러나 두근거렸습니다
광우병 촛불 때도 한번 나가보지 않고
역사를 공부하던 철없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죽은 지식 물려주고 싶지 않고
행동할 줄도 모르는, 양심없는 선생되고 싶지 않아
나갔습니다
늦게 도착해 조금 머물다가 막차타고 돌아왔습니다
겨우 면피용 참가라 부끄럽지만
행복합니다
잠이 오지 않네요
그 함성과 불빛과 여유롭던 시민들 표정까지...
민주주의 만세!!!
역사 만세!!!
역사교육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