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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785913
    작성자 : 작은햇님
    추천 : 7
    조회수 : 359
    IP : 39.116.***.13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11/12 22:29:47
    http://todayhumor.com/?sisa_785913 모바일
    대구 집회 무사히 끝났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재수를 하고있는 스무살 학생입니다.
    오늘 대구에서는 집회를 안하는 줄 알고 내가 이럴려고 재수했나 얼마나 괴로웠는지.. 

    재수학원에서 자습을 끝내고 안되면 그냥 일인시위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이미 시작했고, 인산인해였어요. 일찌감치 시작했나봅니다. 어른분들 뿐만 아니라 특히나 눈에 띄었던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앉아있었어요. 

    용기내서 올라온 중3 여학생부터 박근혜는 로보트라고 하신 96세 할아버지까지 많은 분들이 무대에서 발언하셨고 중간중간 공연도 잘 감상했습니다. 이미 모두들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바라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축제같은 분위기였어요. 
     
    제가 4년 전쯤, 그러니까 중3 무렵이었을까요. 그 때 부정선거 의혹들을 보며 화가 나 동성로 이 자리에서 탄핵을 외쳤던게 엊그제 같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오늘 또 탄핵을 외치고 왔습니다. 참 여러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사실 저는 정치 용어도 잘 모르고, 배워야할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다만 -저는 교사가 꿈이에요. 아이들이 세상을 올바르게 보고, 많은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적인 교실을 만드는게 꿈이에요.- 적어도 교사이자 어른으로서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역사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아이들 세대에서는 이런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일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하는 바람 그 하나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건 며칠 전 일이에요.
    제 동생은 올해 중2 여학생이에요. 
    저는 집에서 정치 얘기는 꺼내지 않는 편이에요. 여태 시위 다닌 것들도 한번도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동생도 꺼릴거라 생각했지만, 혹여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시내에서 크게 집회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언니아는 가려고 하는데 니도 한번 가볼래..?' 라구요.  
    돌아오는 동생의 대답이 사뭇 충격적이더라구요. 동생은 제게,

    '당연히 가야하는거 아니야? 나는 가고싶은데.'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때 제가 아 여태 동생을 너무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이때까지 동생에게 숨긴게 부끄럽고 미안하더라구요.
     

    이야기가 되게 길어졌네요.
    서울에서 제 목소리를, 제 머릿수를 더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상식적이지 못한 정부가 상식적인 국민들에 의해 바뀐다면, 
    그래서 우리 다음 세대부턴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국민도 정부를 끊임없이 지켜보는 '소통' 이 이루어진다면 하고 바랍니다.
    결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요. 저도 배우고 노력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출처 + 사진에 보이는 오토바이는 제가 사진을 찍고나서 바로 치워주셔서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중간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습니다. 

    ++ 오늘 제 근처에서 jtbc 카메라를 봤어요! 제 앞에 한 아저씨께서 "jtbc 사랑해요!" 라고 외치셔서 그 카메라 감독님께서도 저희쪽을 보며 웃어주셨어요. 따뜻한 음료라도 사드리려고 했는데 제 자리가 너무 비좁아서 주섬주섬하다보니 사라지셔서 슬펐습니다 ㅠㅠ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너무 길지만 하고싶은 말은 더 많아서...ㅠㅠ 
    오늘 많은 분들이 서울과 곳곳, 그리고 해외에서도 목소리를 내셨을텐데 정말 다들 감사해요. 따뜻하게 푹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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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2 22:32:04  125.137.***.231  어름떠름  178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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