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위치추적으로 발견… 대전 집으로 이송 소동

메르스로 인한 자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된 50대 여성이 이 사실을 모르고 계원들과 함께 울릉도로 여행 갔다가 뒤늦게 위치 추적으로 발견돼 대전 집으로 이송되는 소동이 일어났다.

7일 낮 12시쯤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동의 한 식당. 대전에서 울릉도로 여행 온 여성 36명이 점심식사 중이었다. 이때 119구급차 등을 타고 마스크를 착용한 8명이 식당을 찾아 일행 중 한 여성을 지목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은 울릉경찰서와 울릉군의료원 직원이었다.

"죄송하지만 메르스로 인한 자가 격리 대상자인데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습니까? 증상은 없지만 자가 격리하면서 지켜봐야 합니다."

7일 강원도 강릉항에서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가 탔던 여객선 탑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 자가 격리 대상자는 울릉도에 들어갈 때 이 배를 탔고, 울릉도에서 나올 때는 다른 승객들의 반발로 이 배를 타지 못하고 울릉군 행정선을 타고 나왔다. /성형주 기자

지목된 여성은 대전의 한 보건소가 자가 격리 대상자로 선정해 행방을 찾던 A(57)씨였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27일까지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해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 3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전시는 A씨도 자가 격리 대상자로 분류, 5일 밤 A씨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려 했다. 그러나 A 씨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그 시각 A씨는 휴대전화를 끈 채 계원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강원도 강릉으로 가고 있었다.

다음날인 6일 오전 9시 30분 A씨는 강릉에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 씨스타5호를 탔고, 오후 1시쯤 울릉도에 도착했다. 자신이 자가 격리 대상자인 사실을 몰랐던 A씨는 울릉도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대전시는 A씨가 울릉도로 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울릉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했다. 울릉경찰서는 7일 낮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A씨 위치를 알아냈다.

경찰과 울릉군의료원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한 A씨는 "자가 격리 대상자란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나를 죄인 취급하고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울릉군의료원 직원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자가 격리 대상자라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A씨는 결국 수긍했고, 소동은 일단락됐다. A씨는 이날 씨스타5호가 떠나는 오후 5시까지 119구급차에 격리됐다.

그러나 씨스타5호를 타려던 다른 관광객 등이 이 사실을 알고 A씨의 동승을 거부했다. 하는 수 없이 A씨는 울릉군이 제공한 행정선을 타고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울릉도를 떠났다. 밤 11시가 지나 강원 묵호항에 내린 A씨는 대전에서 와 기다리고 있던 119구급차를 타고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