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도 봐도 재밌고 또 봐도 감동적인 콘텐츠들이 있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 음악 등. 퇴색되지 않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건 아마도 볼 때마다 환경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살아가면서 보고 또보고 계속봤던,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콘텐츠들을 나름 엄선해 간단히 리뷰해본다. 이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만화①[1990년대 일본 만화 양대산맥]처음 (일본) 만화를 접한 건 아마도 초등학생 때일 것이다. 당시 제일 친했던 친구가 만화를 굉장히 잘 그렸는데, 특히나 <드래곤볼> 캐릭터를 정말 똑같이 그렸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 친구네 집에는 <드래곤볼> 전권이 있었고, 가끔씩 빌려보곤 했다. 계속 빌려보는 것이 민망했는지, 동네 책 대여점에 가서 고르는 척하면서 재빨리 한 권을 보고 그 다음권을 빌려오곤 했다. <슬램덩크>는 당시 SBS에서 해주었던 애니매이션으로 처음 접했다. 어찌나 감질맛나게 하는지. 슛 한 번 하는데 한 회가 지나가곤 했다. 그래서 직접 빌려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1990년대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 볼 수 있듯이, 1990년대는 각종 문화 콘텐츠의 양적・질적 대폭발의 시기였다. 그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일본 만화계는 그 중심에 있었다. <드래곤볼>
"찾아라 드래곤볼~" 우리 아버지도 아시는 이 노래의 주인공 <드래곤볼>. 아마 그 이름 한 번 안 들어보신 분은 없을 것이다. 1990년대 일본 만화계의 중흥을 이끌었던 소년 점프 3대 트로이카의 필두이자, 양대산맥 중 하나이다. 사실 이 작품은 초반만 본다면 상당히 재미가 반감된다. 주인공인 손오공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액션이나 스케일 부분이 후반부에 비해 상당히 약하다. 오밀조밀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오히려 그래서 초반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다.)어찌 생각해보면 초반과 후반이 잘 조합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드래곤볼>은 <드래곤볼>과 <드래곤볼Z>로 나뉘어져 있다. 다 봐도 좋고, 둘 중에 한 개만 봐도 무리는 없다. 여하튼 <드래곤볼>은 이후에 나온 소년만화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마치 <후레쉬맨>이 이후에 나온 <바이오맨>이나 <마스크맨>, <파워레인져> 시리즈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것 처럼 말이다. 즉, 후대에 나온 소년만화들 중에 일명 '배틀만화'는 <드래곤볼>의 전개방식이나 캐릭터를 따라하지 않을래야 따라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다들 아실 것이지만 스토리는 매우 간단하다. 전 세계에 흩어진 7개의 드래곤볼을 모두 모으면 어떠한 소원이라도 하나 들어준다는 전설이 있다. 이 드래곤볼을 두고 벌어지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물론 그 속에는 우정과 사랑, 배신과 욕망이 뒤섞여 있다. 결정적으로 무지막지하고 판타스틱한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다. <드래곤볼>은 1984년부터 1995년까지 연재되었고 일본에서 1억부 이상, 전 세계에서 2억부 이상이 팔렸다.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는 또다른 유명 만화 <닥터 슬럼프>를 그리기도 하였다. <슬램덩크>
"왼손을 거들 뿐"이라는 명대사로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던 <슬램덩크>. 1990년대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농구대잔치'가 이 농구 만화에 덕을 많이 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만화의 인기 포인트 중 하나가 차별화에 있지 않나 싶다. 당시 일본 만화는 <드래곤볼>, <유유백서>, <타이의 대모험> 처럼 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슬램덩크>는 소년과 청년, 그리고 여성을 두루두루 아울렀다. 그 이유는 아마도 <슬램덩크>의 두드러진 캐릭터성에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면서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등으로 불리게 된 주인공들은, 더욱더 생명력이 불어넣어졌다. 그 이름 하나로 하나의 캐릭터가 완성된 것이다. 기가막힌 작명이라고 아니할 수 없겠다. 여기에 특유의 감성이 더해졌다. 아주 보잘 것 없었던 팀에 갖가지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해나가 결국은 전설로 남게 된다는 스토리.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식상하지만, 당시는 이런 스토리가 갖는 파워가 절정에 달해 있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슬램덩크>는 일부러인 듯한 인상의 아쉬운 결말로, 완벽한 전설이 되었다.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되었고 일본에서만 1억부 이상이 팔렸다.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이후에도 <배가본드>, <리얼>로 꾸준히 <슬램덩크>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1990년대 일본 만화 양대산맥인 <드래곤볼>과 <슬램덩크>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해보았다. 몇 번이고 다시 보아도 재밌었던 만화. 앞으로도 계속 그리워하고 찾아보고 어딘가에 또 다른 흔적(리뷰)을 남길 것 같다. 덧. 본래 1990년대 일본 만화 트로이카로 <드래곤볼>, <슬램덩크>, <유유백서>를 선정하여 리뷰를 해보려고 했으나, <유유백서>가 상대적으로 그 유명세가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뺐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물론 <유유백서>를 섭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참고로 <유유백서>는 일본에서만 최소 5,000만부 이상 팔린 빅히트작이고, 작가 토가시 요시히로는 또 다른 빅히트작인 <헌터x헌터>를 그렸다. 다가오는 주말, 베개깔고 누워서 맛있는 거 드시면서 오랜만에 옛날 만화를 감상하심이 어떠신지?'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만화②'에서는 2000년대 '신 트로이카'에 대한 리뷰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