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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785214
    작성자 : 익명aWVsa
    추천 : 0
    조회수 : 660
    IP : aWVsa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7/29 17:44:28
    http://todayhumor.com/?gomin_785214 모바일
    어머니가 우울증 약을 오래 복용하셨는데 좀 이상합니다 도와주세요
    제가 대학 다니기 시작하면서 따로 산지라 정확히 언제부터 드셨는지 모르겠는데
    어느날 군대에서 휴가 나와서 보니까 무슨 약을 드시길래 우울증 약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3년쯤 전 일이고요
    작년에 약을 새로 받으러 가셔야하는데 시간을 놓치고
    미루다가 한 몇개월간 복용이 끊겼었는데요
    다시 드시기를 되게 꺼리시더라고요
    약을 먹으면 기분이 이상하다느니 그거 먹으면 내가 얼굴이 이상해져서 밖을 못다녀 저번에 누가 나보고 뭐라 그랬어 라는 등
    좀 비관적인 말들을 많이 하셨고요
    그러다가 다시 복용 시작하기 하셨지만 최근 들어 어머니가 많이 이상하셔서 혹시 저랑 비슷한 일 겪으신 분 안계신지 이렇게 글 씁니다..

    (원래 계속 언행이 불안정하시긴 하셨지만) 일단 제일 먼저 뭔가 많이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
    어느 날 집에 가보니 어머니가 손톱에 분홍색 매니큐어를 칠하셨습니다
    살면서 매니큐어 한 번도 안 발라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뭐 저런 것도 하면 괜찮지 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것들을 연달아 보니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 다음에 집에 갔을때는 (한 달에 두 번 내지 한 번 집에 갑니다)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하셨구요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드라마를 보시더니 유아인이 너무 맘에 든다며 유아인 나오는 영화랑 드라마 제목을 적어주시더니
    이것좀 컴퓨터에 받아놓으라고 하시는 겁니다..
    원래는 가끔 드라마 한 편씩 아무거나 티비에서 하는거 보시긴 했는데
    이렇게 찾아서 보고 1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쭉 찾아서 보신 적은 한 번도 없고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어떻게 이해되는데
    제가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외식을 했는데
    식당 직원 보고 접시에 뭐가 묻었다고 막 따지시는 겁니다
    근데 자세히 보니 뭐가 묻은게 아니고 식당 로고인데 그게 닳아서 조금만 남으니까 장이 묻은 것 처럼 보이긴 하더라고요
    직원이 그걸 친절하게 설명해줬는데 어머니가 정색을 하고 아 예 가세요 라고 하시는 거예요
    원래 그러시는 분이 아닌데.. 순간 분위기 이상해지고 직원은 괜히 막 죄송합니다 계속 굽신거렸어요

    그 외에 집 정리, 쓰레기 분리수거 같은게 전혀 안되어 있어서 제가 가서 다 하고요..
    동생이 정신지체아인데, 컴퓨터 쓰는 법을 알아서 인터넷으로 막 비싼 장난감 10만원 짜리 이런걸 매달 사고 그럽니다..
    제가 이런거는 너무 비싼데 못 사게 해야하는거 아니냐 라고 뭔가 말을 좀 해보려하니
    나도 모르겠다 지가 알아서 하겠지 라는 식으로 대답하시고
    제가 자꾸 말을 이어가니까 너는 니 인생 알아서 살아라고 대화를 싹 잘라 버리십니다

    글에서 잘 표현이 안되는데, 그냥 사람 말투가 많이 바뀌었고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어제 외삼촌께 전화가 와서(평소에 연락 안함) 할 얘기가 있다고 좀 만나자고 하셔서
    어떤 얘기냐 했더니 엄마 문제라고..
    지금 너무 걱정되고 어쩌다 내 삶이 이렇게 됐나 제가 참 불행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우울증은 가족력이라고.. 동생 문제도 있고 아버지가 가장 노릇을 못 하시고 현실세계와 동 떨어진 분이라
    저도 중학생 때 우울증 진단을 받고 상담소에 다녔는데
    어떻게든 이겨냈다고 생각하고 성인이 되어 그나마 버티던 제가 떠나니까 나머지 가족들이 다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노엘 겔러거가 했던 말을 보았는데
    그 사람도 불우한 유년 시절을 겪었지만 그것을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더라고요
    인생은 통채로 보면 멋진 것이고.. 불우한 시절은 그냥 한 과정을 뿐이라고
    매일 아침 오늘은 어떤 멋진 일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보고선
    나도 저렇게 힘내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외삼촌 짧은 전화 한 통에 그냥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막상 내일 하게 될 얘기가 무엇인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제 인생 망한 것 같아요
    차라리 가족이란게 없었으면 내가 앞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그 속에서 화목과 행복을 찾고 싶은데
    참 뭐가 운명이고 불효자식 같은 생각도 많이 하고 생각 만으로 죄책감 속에서 사는 것 같고..
    나의 인생의 목표라는게 어느 순간부터 가족의 행복이 되었는데
    그것을 절대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한 10년째 계속되고
    너무 우울하고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어 미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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