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소햏이 몇년전 혼자살적에 거주하던 자취방에서 일어난 기이하고도 소름끼치는 경험담이며
아직도 이 사건의 발단원인과 여러가지 대안으로 소햏이 추리를 진행중인 이야기요..
때는 한국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매서운 칼바람이 치기 시작하던 2002년 11월 중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초겨울로 접어들며 소햏의 기분은 왠지 모르게 암울했으며 얼룩진 기억으로 남아있소..
소햏은 이때쯤 개인적인 집안사정으로 1년정도 혼자 떨어져서 생활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부모님과의 잦은 다툼도 많았고 울적한 기분에 술도 자주 마시는편 이었소...
결국 의논끝에 어머님과 함께 몇일동안 대학가 근처 복덕방과 벼룩시장등 발품팔아 여러곳을 알아본 결과 마땅치가 않았고
그러던 어느날 부동산사무실에서 꽤 괜찮은 방이 나왔다고 전화가 왔소.
다른곳 시세에 비해 보증금은 비슷했지만 월세가 다른곳에 비해 굉장히 낮은
(보통시게가 월 50만원이라면 그곳은 15만원정도..)원룸이었는데
그날 바로 통화후 부동산 중개하는 분과 같이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하며 집구경을 하러 가게 되었소..
드디어 소햏의 눈에 모습을 드러낸 건물은 대학가 근처에서 꽤 떨어진.. 상당히 외진곳이었고 건물 앞의 좁은 길은 대낮인데도
사람의 왕래가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로 한산한 곳이었소.
건물의 겉모습은 지은지 2~3년정도 된 짙은 회색의 대리석으로 지은 4층 구조였는데
건물주위를 잠시 둘러보던 중 소햏의 눈에 두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었소.
첫번째는 건물 양옆뒤가 모두 다른 타건물에 의해 가려져 대낮인데도 그 건물앞에 있노라면 스산한 초저녁 같았으며
건조한 계절인데도 불구하고 건물이 풍기는 기운은 이상하리만큼 습하고 눅눅하다는걸 느낄수 있었소.
두번째는 건물의 구조에 관한건데 보통 건물의 둘레 모양은 직사각형이 대부분인데
이건물의 둘레는 5~6각의 비대칭원통모양으로 이뤄져있었고
여기서 더 흥미로웠던 점은 그 건물둘레로 폭 1m정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건물을 한바퀴 돌면
창문으로 1층에 거주하는 사람들 행태도 파악할수도 있는 그런 이상한 구조였소.
소햏이 소개받을 방은 1층이었는데 방은 이미 비워져있었고
방의 평수는 10평에 역시나 1층이라서 그런지 베란다에 햇빛이 거의 안들어왔소.(설마 했는데 역시 싼게 비지떡이었소.)
지금부터 중개인과 소햏의 대화내용이오(표준어 적용)
"방이 1층인데다가 베란다가 다른 건물에 가려져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어둡네요..
흠..전에 어떤분이 살고 계셨나요?"
"네..제가 듣기론 근처 대학에 다니는 남학생이 2년정도 지냈다고 하는데 그이외엔 잘모르겠군요.
아..그리고 방은 뺀것은 학교를 그만 두었다고 하더군요.."
소햏은 그점에 대해 한가지 의문점이 떠올랐지만 쓸데없는 호기심이라 단정짓고 방안을 자세히 둘러본 결과
햇빛 잘 안들어오는 것 빼곤 큰하자가 있는 것 같진 않았고 화장실도 상당히 깨끗했으며 그보다 소햏이 젤 따졌던건
주위소음에 민감한지라 중개인한테 물어보니 1층에 4가구 있는데 모두 어느정도 나이도 있는 분들이고 거의 다가 직장인들이라고 했소.
여기까지 중개인과 얘기하는 도중 소햏의 시선이 무심코 방 한구석에 머물게 되었는데(어라..저게 뭐지?)자세히 보니
투명한 물이 지름 20cm정도로 둥그렇게 고여있는 것이 아니겠소.
"어..? 방안에 웬 물이 고여있네요.."
"엇..정말 그렇군요..근데 주위를 둘러봐서 물이 새거나 흐를만한데가 없는데..전 주인이 방정리 하다 실수로 흘린 물이겠죠..뭐."
소햏은 당시 방에 눈이 멀어 그 말을 대충 넘겨 들었고 금방 잊어버렸다오.고민끝에 몇일뒤..계약서에 도장찍고 드디어 이사를 가게 되었다오..
이사 당일..11월 xx일..
지금 기억하기론 그날은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는데 저녁이 다 되도록 비가 계속 내렸고
이삿짐을 다풀고 정신없이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몰두 하였고 어느덧 시간을 보니 새벽 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소..
'오늘은 대충 정리는 다한 것 같으니 내일 일어나서 마무리하자...'이 생각든후 소햏은 긴장이 풀려 그런지
갑자기 굉장한 피곤을 느껴 손만 씻고 그대로 침대위로 고꾸라져 잠이 들었다오..
하지만 소햏은 밤귀가 굉장히 밝아서 꽤 깊게 잠이 들었도 주위에 소리가 나거나 사람이 근처에 오면 본능적으로 느끼고 눈을 뜨는 체질이었소.
그리고...잠이 든지 얼마나 지났을까..타닥타닥..땅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때까지 계속 들렸으며 이상한 느낌에 실눈을 떴는데
방안은 눈을 감고 있는지 뜨고 있는지 모를정도로 정말 암흑속이었소.
'휴..지금 몇시일까?'하면서 휴대폰을 찾고 있었는데..바로 그때였소..
현관문을 뭔가 아주 작게 똑똑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순간 소햏은 바로 모든 행동을 멈추고 바로 앉아 온몸의 신경을 현관문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소..10초정도후..또다시.."똑...똑...똑.."
소햏은 바로 형광등을 켜고 매우 큰소리로 "누구세요?"하고 말한뒤 귀를 기울었는데 아무대답도 없는것이 아니오..
하지만 일어나서 현관문 앞에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육감적으로 현관문 넘어에 뭔가 있다는 느낌이 짙게 들었고
소햏은 무심코 현관문렌즈를 찾았지만 (나중에 알았지만 그 건물 현관문은 모두 렌즈가 없는 문이었소..낭패)보이질 않았고
몇초간의 망설임 끝에 결국 누군가 싶어 문을 살짝 열어서 보았는데 웬 여자가 문앞에 서있는것이 아니겠소.
그 여자의 옷차림은 이 추운 초겨울에 전혀 맞지 않는 흰색 반바지에 빨간색티를 입고 있었는데
나이는 분명 20초중반 정도로 보였소..그리고 의아한것은 우산이 없었는지 온몸이 비에 젖어 물이 뚝뚝흐르고 있었는데
그여자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어 더이상 인상을 파악할수가 없었소.
"누..누구세요?"
"민혁이...민혁이...어디있어요..?"
"네? 민혁이요? 그런 사람 안사는데요..전 어제 새로 이사온 사람이거든요.."
말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여자의 아래로 향해있는 시선이 갑자기 위로 향하였고 미친듯이 눈동자를 좌우로 돌리면서 소햏 어깨넘어 방을 훌터보고 있는 것이었소..
소햏은 너무나 놀라 소햏도 모르게 세차게 문을 닫고 말았고 그 뒤에 여자는 집에 돌아갔는지 더이상 인기척은 나지 않았소..
그날 아침..소햏은 늦잠을 잤고 침대에서 일어나서 방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뭔가 청벙한는 소리와 차가운 느낌에 발밑을 보았더니
온방바닥이 물바다가 되어있었고 소햏은 수건으로 닦는 와중에 그 물이 현관문까지 이어져있는것을 알수 있었소..
몇초후 바닥을 닦고 있는 소햏의 두뇌속에 어제 새벽에 겪은 일과 지금 이 이상한 일이 관련이 있다는 추리가 나오는 순간
사시나무 떨듯 덜덜덜거리고 있는 소햏을 발견하고 있었소..
그날 뒤로 비가 꽤 오랬동안 안왔고 그동안 1층에 사는 사람들과도 알고 지내게 되어 이상한 소문을 몇가지 듣게 되었는데
그들 얘기인즉슨 여름같은 계절엔 더위로 인해 창문이고 커튼이고 다 열어놓고 생활하는데(물론 방범창 되있소)
비가 부슬부슬 오는날에 창문을 열어놓고 집안에 있으면 창밖에 웬 여자가 건물주위를 빙빙 돌아 다닌다는 거였소..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흉측스런 미소를 짓는데 그때문에 이사왔다 도망치듯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했소.
그중에 지금 살고있는 남자 한분은 매번 참다못해 그여자를 잡으로 쫓아나갔지만 홀연히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없소..
소햏은 여기까지 얘기를 듣는 와중에도 소름이 쫙쫙 끼쳤으며 그뒤 얼마후 옆호 사는 남자가 소주를 한 봉다리 사와서
한잔하자길래 같이 먹게 되었는데 술잔을 주고 받고 이런저런 얘기하던 중 소햏이 이사오던 날 겪은 얘기를 꺼내게 되었소..
그리고 그 남자로부터 이방의 비밀에 대한 충격적인 결말을 들을 수 있었소.
소햏이 들어 오기전에 대학CC가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작년 여름에 바다에 MT를 갔다가 여학생이
해수욕 도중 소용돌이 구역에 들어 갔다 휘말려 실종되었는데 결국은 시체를 못찾았다 하였소.
그 남자 얘기론 그 사건뒤 남학생은 도망치듯 이사를 가버렸고 조심스럽게 도는 소문에 의하면 죽은 여학생이 남학생을 찾으러
이 건물을 맴돈다고 하였소..
이 이야기를 듣고 난 그날 이후 소햏은 비오는 날은 무조건 집에 안들어갔고 여름장마땐 동네 근처 모텔에서 지냈으며
그 집 계약 기간 1년 채우고 당당하게 이사했소..
디시 펌(귀사마 햏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