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박근혜 정부 아래 벌어진 평화시위들이 무기력하게 끝난 것 맞습니다.
평화로운 촛불시위로는 상대가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철면피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폭력시위를 부르짖는 분들이 있습니다.
평화시위로는 상황이 바뀌질 않으니 폭력시위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이걸 아셔야 합니다.
과거의 숱한 시위들이 평화시위가 아니라 폭력시위였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전혀 아닙니다.
쉽게 말하자면 둘다 답이 아닌데 둘 중 하나엔 답이 있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단 말입니다.
평화시위가 통하지 않던 원인이
그대로 폭력시위가 통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를 설명드리죠.
과거 이회창 노무현이 선거에서 맞대결을 할 때까지만 해도, 정치인들은 국민 여론을 무서워했습니다.
그러나 MB정권 이후부터는 국민 여론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통했습니다.
왜냐면 공중파 언론이 낙하산으로 장악되었고 보수신문과 종편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동조했습니다.
그리고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보수언론의 논조를 그대로 쫓아갔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반반으로 갈라졌습니다.
모든 문제를 정쟁이란 프레임을 씌워 흐지부지 시켰습니다.
이 상황에서 언론의 스피커가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악의적인 보도를 쏟아내니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갔죠.
과연 그 상황에서 집회가 폭력집회였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까요? ㅋ
절대 아닙니다. 폭력집회가 심화되었다면 군대를 투입했을 겁니다.
그리고 언론은 폭력집회가 옳은가 아닌가로 프레임을 전환합니다.
또한 시위대가 저지른 범법행위들과 그로인한 피해를 나열하며 처절하게 진압했을 겁니다.
1년전 백남기 농민이 살수차 직사를 당해 결국 사망했죠?
그런데 거기에 보수지지자들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기억하셔야 합니다.
함께 거리로 나오기는 커녕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보수언론의 프레임짜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과격한 폭력 시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자신들과 같이 정보를 적극적으로 얻으며
사회현실에 분노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 착각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폭력시위가 벌어졌을 때 절대 같은 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지금 보수지지층이 함께 박근혜와 최순실을 욕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보수지지층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내부자인 조선일보가 가담해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돌아서는 순간 상황은 언제든 반전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매카시즘에 세뇌된 세대가 대부분입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아직도 폭동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또한 박근혜 지지율이 5%로 떨어졌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5%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가지도 않았습니다.
즉 지금 이 순간 폭력시위가 시작되게 된다면 절대 그들은 한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직 공주님을 찾는 봉건적 사고에 빠져있는 이들이라,
'그래도 정당한 법절차가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건 잘못되었다.'며
무의식속에서 공주님에 대한 동정심을 갖습니다.
또한 독재에 대한 공포심이 심층심리에 깊게 배여 있어서 권력에 복종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입니다.
권력에 맞서는 순간 자신에게 무서운 일이 닥칠 것만 같은 두려움을 느끼기에 쉬쉬하며 몸을 낮춥니다.
이로인해 폭력시위 프레임은 반드시 먹힙니다.
또한 애초에 보수언론들이 원하는 것도 여의도에서의 최순실 제거가 목적이지
새누리당이 제거되는게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폭력시위 시작하자마자 논조를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폭력집회는 과연 옳은 것인가, 아닌가로 패널들이 나와서 온갖 이야길 쏟아내겠죠.
그리고 박근혜는 청와대 보호를 위해 군대를 투입할 겁니다. 최순실 논란은 뒤로 밀려나겠죠.
야당이 정치적 음해를 하며 국가전복을 노리고 있다는 찌라시가 돌며
보수가 대결집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소탐대실 상황이 되어 버리는 거죠.
당장의 분노를 풀겠다고 폭력집회를 했다가 보수가 대결집해서
고작 1년 후면 있을 대선이 망가져 버리는 겁니다.
그럼 우리나라에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집니다.
폭력시위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절반을 차지하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폭력시위를 해서라도 끌어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데 지금은 그 단계에 절대 오지 않았습니다.
폭력시위를 주장하고 싶으시면 그게 이루어졌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그럼 평화시위로도 안되고, 폭력시위로도 안되면 도대체 뭘 하라는 거냐?
어차피 지금 평화시위를 하든 폭력시위를 하든 부패한 이들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
사법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져 있는 상태입니다.
즉 정권교체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겁니다.
그래야 사법시스템을 재정비해서 제대로 된 처벌을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솜방망이 처벌해서 일사부재리 시켜주는 것뿐 아닌가요?
상대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금의 분노를 1년 남은 대선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리고 보수지지층들에게도 이를 공감시키는 것.그것이 지금 해야할 일입니다.
보수지지층이 완전히 돌아서도록 부패한 권력과 그에 부역한 이들을 알리는 것.
그리고 그게 내년 투표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적어도 투표하고 싶은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
그건 평화시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지 않고 당장의 분노를 해결한다며 폭력시위를 벌이는 건
매카시즘에 세뇌된 이들의 귀와 눈을 닫게 하고 옷깃을 조이게 만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