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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8258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16
    조회수 : 3179
    IP : 219.255.***.20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5/03/11 17:51:38
    http://todayhumor.com/?panic_78258 모바일
    [BGM/펌] 일하던 중 실제로 소름 돋아 본 경험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ls2p




    안녕하십니까, 항상 눈팅만하다가 이게 괴담이 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겪어 본, 겪어보고 나서 영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어느 정도는 믿게 된 사람입니다.


    내용이 조금 밋밋하고 지루해도 킬링타임용으로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때는 군에서 전역한후 전공을 살려 호프&바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창 여름이 시작되는, 그래서 일이 조금 바빠지는 시기였죠.


    일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사장님께서 좋게 봐주셨는지 운 좋게 주임까지 진급하게 되었습니다.


    뭐 진급했다고 별다르게 달라지는 건 없었지만 나름 직원들하고 가깝게 지냈고 아무래도 많은 직원들 중에 남자직원은 저 혼자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쓸 게 꽤 많았습니다.


    항상 오후 6시 무렵쯤 가게 문을 열고 오픈 청소하고 다른 직원들 출근하기 전까지 카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게 흔한 일상이었죠.


    그 날도 평소와 같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날은 출근시간보다 30분 쯤 일찍 나오게 되었습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과 동시에 출입구를 활짝 열어두고 환기를 시켰습니다.


    일했던 가게는 총 3층으로 되어있는 꽤 규모있는 가게였습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홀 중앙에 있는 계단으로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구조였고, 여느때처럼 근무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올라가서 창문도 다 열어놓은 상황이었죠.


    꽤 밝은 날이었고 햇살도 좋아서 가게가 굉장히 환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구조는 이렇습니다.



    화장실문                                벽                  개인바

    -------                            ------------         |---

                                               카운터             |

                                         (____________)       |

    탈의실                                                        |

    ------- |

                                              출입구

                                      -----------------



    탈의실에서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무전기를 가지러 갔습니다, 무전기는 핀마이크와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었죠.


    무전기는 출입구에서 안쪽을 보는 기준으로 카운터 오른쪽 뒷편에 충전기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여느때처럼 핀마이크는 꽂지 않은채로 무전기를 최대 볼륨으로 올리고 허릿춤에 달고 카운터 앞쪽으로 지나가는데,

    무전기를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무전이 들어오면 치-익  하는 소리가 멈추고 뒤이어 삐릭! 소리가 나는 것을.


    치익 소리가 멈추고 삐릭! 소리가 났습니다.


    간혹 사장님께서 일찍 출근하셔서 지하 주방에 계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바로 대답했습니다.


    "예 사장님 홍길동(아무 이름이나 쓰겠습니다.)입니다."


    아무런 답변은 없고 치익 거리는 소리만 나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무전해보았지만 아무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


    잘 못 들은 거겠지, 생각하며 화장실로 향하는데 다시 한 번 치익소리가 멈추며, 이번에는 잡음이 심하게 섞인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전기 관리를 그리 잘했던 편은 아니라 간혹 들리기는 하는데 말할 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아무래도 사장님께서 지하에 계시나 보다 생각하고 화장실로 움직였습니다.


    그 때 다시 한 번 무전이 들어왔습니다, 


    "치--------익-----'길'..........'ㄷ'........'아'.....치익, 삐릭!"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고 바로 대답했습니다, 역시 답변은 없습니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정도 대답하고 이상하다 생각하며 무전기를 귀에 갖다 대었습니다.


    치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라디오 소리 같은, 잡음에 섞인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아 뭐지, 사장님한테 전화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화장실 문앞에 선 순간,


    치익소리가 멈추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충전이 안 됐나 생각하고 무전기의 배터리를 확인하려 무전기를 귀에서 뗀 순간,


    "....홍길동."


    ...... 마치 누군가 내 어깨에 턱을 괴고 조용히 속삭이듯 부르는 제 이름.


    심지어 숨결이 귓가에 닿은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했던 그 나지막하지만 소름돋는 호명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듯한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를 돌아봤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화장실이고 뭐고 가게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제 다음으로 출근하는 캐셔에게 전화해 어서 와달라고 말하고 캐셔가 올 때까지 밖에서서 아무 것도 못 하고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동료직원을 기다리며 문득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그 목소리는 남자보다는 여자에 가까운 소리였다는 겁니다.


    여차 저차해서 그 날 모든 직원들이 출근하고 나서야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고,

    저는 한동안 그 사건을 잊어버린채 다시 일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납니다.



    그 날은 이상하게 탈의실과 화장실 가운데 천장에 붙어있는 전등도 나가고 뭔가 장사도 잘 안 되고 한산하고 무기력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사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날은 뭐 거저먹는 날이다 생각하고 다들 핸드폰에 열중해 있거나 좀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던, 그런 느낌이었던 날입니다.


    3층 홀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1층 카운터에 있는 캐셔가 무전으로 절 찾습니다.


    꽤나 급한 목소리로요.


    무슨 일인가 싶어 난간으로 목만 내놓고 아래를 쳐다봤습니다.


    캐셔의 표정이 꽤 심상치 않습니다, 어서 내려오라고 손짓까지 할 정도로.


    평소에 여자애지만 남자같은 털털함이 매력적이었던 그 친구가 그리 이상하게 행동할 정도라면, 내려가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1층에 도착했을 때 캐셔는 이미 카운터에서 출입구 쪽까지 나와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캐셔가 카운터가 아니라 출입구라,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무슨 일인지 물었습니다.


    그 친구가 해준 말은 제가 잊고 있던 한 가지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가게 출입구에는 센서가 달려있어 문이 열리게 되면 소리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카운터 근무자는 사실 문 열리는 소리가 나기까지 꽤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죠.


    핸드폰도 만지고 친구들하고 메세지도 주고 받고.


    이 날도 뭐 이런 상황이었답니다.


    한창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 친구는 오른쪽에서 괴상한 기운을 느끼고 오른쪽을 쳐다봤습니다.


    그 순간,


    그 친구는 전등도 나간 그 캄캄한 공간에서 화장실에서 나와 탈의실로 들어가는 한 여자를 봤습니다.


    그걸 보고 바로 출입구 쪽으로 튀어 나온 거였고 무전을 한 것이었죠.


    다 전해 듣고 난 저는 일단 그 친구를 진정시키려고 애썼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사장님께 한 번 여쭤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여 이곳에서 비슷한 걸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아니면 본인도 직접 목격했는지.


    나중에 전직원 회식을 하던 중에 사장님께 들은 이야기는 꽤나 소름돋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저런 여차저차해서 저랑 이 친구랑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라고 말씀 드렸을 때, 사장님께서 주신 답은


    '어 여기 그런거 있어, 나도 몇 번 봤어.'


    라는 아주 심플한 대답이었죠.


    사장님은 여러가지 상황을 목격했답니다.


    간혹 1층에 있을 때 이상한 느낌에 3층 난간을 쳐다보면 3층 난간으로 누군가 단발머리를 늘어트린 채 아래를 쳐다보고 있다거나,


    제일 구석진 소파 팔걸이에 앉아 있다거나, 바 제일 안쪽 구석진곳에 웅크리고 있다거나.


    지낸 기간이 많은 만큼 많이 봤더군요.


    이때부터 귀신이나 영에 대해 조금은 믿게 되었고,

    짧은 소름 돋는 여름은 일이 바빠지고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아무렇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글을 쓰기 위해서 다시 머릿속에서 떠올렸지만, 막 일어난 일인 듯 몸에 소름이 가시질 않네요.


    제가 겪었던 일은 여기까지 입니다.


    지금까지 굉장히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길다고 욕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고 어느 정도 흥미롭게 읽어주셨으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








    출처 : 루리웹 조쉬레딕 님(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1325228&objCate1=295&bbsId=G005&itemId=145&sortKey=depth)

    헨리죠지의 꼬릿말입니다
    추적당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고 해서 희생자는 아니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사건에 놓였을 때, 현실이 덫이 되었을 때, 일상생활이 뒤집혀질 때에야 비로소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자신이 찾은 진실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 때문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더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스릴러가 슬퍼지면 독자들은 빠져 나오기 어렵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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