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멍>
그 놈을 사게 된 건 행운이었다.
세상에, 말하는 동물이라니!
더구나 놈은 개과 동물이었다. 멍멍 짖는 그, 개. 세상 어디에도 말하는 개는 없겠지. 우리가 아는 개들은 그저 멍멍, 낑낑, 혹은 으르릉- 목울대를 긁어대는 소리를 낼 뿐이니까. 그러니까 놈은, ‘진짜’였다. 말하는 ‘흉내’를 내도록 조련 받은 구관조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진짜, 정말로 말할 줄 아는 동물.
그런 귀한 놈을 오일장 시장 바닥에서 발견했다면, 누가 믿어줄까. 암컷은 삼만 원, 수컷은 이만 원, 말만 잘하면 만원 지폐 한 장에도 거래가 성사되는 그런 곳에서. 놈은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 앞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눈 녹은 물로 질척거리는 시장 바닥 위에서. 한 겨울 찬바람을 막아줄 것이라곤 귀퉁이가 찌그러진 라면박스가 전부였다. 노인의 무심함 속에 방치된 네댓 마리 새끼들은 멀리서 보기에도 심하게 떨고 있었다.
처음, 놈을 쳐다본 건 그 작은 몸집 때문이었다. 오동통한 제 형제들에 비해 왜소한 몸은, 어째 앙상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다른 배에서 나온 놈들 섞어 놓은 것 마냥.
그런데,
“가지 마세요. 너무 추워요.”
어라?
놈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
새까만 눈으로 날 보면서, 정확히.
“저를 사주세요.” 하고.
그 목소리엔 어색함이라곤 없었다. 날 때부터 말하는 법을 터득한 것처럼. 심지어 사람의 새끼도 갓 태어났을 적에는 그저 응애 응애 울 줄만 아는데도. 놈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의 말을 내뱉었다. 까맣고 순진한 눈알을 이리 저리 굴리면서, 홍등가의 창녀마냥 스스로를 사달라고 나에게 애원했다. 당황한 탓에 추위에 언 뺨이 어색하게 일그러졌다.
“데려가 주세요. 짖지도 않고, 똥을 아무데나 싸질러 놓지도 않을게요.”
내가 지금 뭘 듣고 있는 거지? 뭘 들은 거야? 저 개가, 말을 한 거야? 이봐요, 할아버지. 분명 들으셨죠? 내가 미친 게 아니고?
개 주인인 노인은 무심하게 담뱃불을 빨아들였다. 놈은 뿌연 담배 연기를 얼굴로 맞으며 애원의 눈초리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드디어 노인이 입을 열었다.
“삼만 원.”
암컷 삼만 원, 수컷 이만 원. 그제야 나는 놈이 암컷이었음을 깨달았다. 하기야, 암수가 무슨 상관이었을까. 말을 할 줄 아는 놈인걸. 노인은 다급하게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이만 원만 줘. 더는 안 돼. 커서 새끼 낳으면 내다 팔믄 되니까. 응?”
새끼 낳을 때까지 크기나 할까.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비쩍 마른 놈을.
나는 구겨진 지폐 두 장을 내밀었고, 노인은 까만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그 봉지 속에서 놈이 주둥이만 빠끔 내밀고 “고마워요, 고마워요” 속삭였다. 나는 미심쩍게 봉지를 들어 올렸다. 가다가 찢어지면 어쩌려구요, 하는 말이 목구멍으로 도로 들어갔다. 워낙 작은 몸이라 무게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랑달랑. 봉지를 흔들며 집으로 갔다. 놈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쥐죽은 듯 웅크리고 있었다. 낑낑, 끙끙, 개들이 낼 법한 소리도, 천천히 좀 가요, 사람 말 할 줄 아는 개가 낼 법한 소리도 내지 않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놈을 봉지에서 꺼내 주었다. 놈은 짧은 다리로 조용히 집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현관부터 시작해 한 칸짜리 방, 싱크대 주변, 화장실의 타일까지 샅샅이. 앞으로 자기가 살 집인 걸 아는 것처럼. 하여간 영특한 놈이었다.
“이 빌라는 애완동물 키우는 게 금지돼 있어. 무슨 뜻인지 알아? 너 같은 동물을 키우는 걸 막아놨다는 거야. 네가 여기 산다는 걸 들키면, 나까지 길바닥으로 쫓겨난다구. 그런데도 너를 데려온 건 네가 부탁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알겠지?”
“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을게요.”
놈의 순종적인 말투가 단번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놈의 가벼운 몸을 들어 올렸다.
“목욕부터 해야겠다. 냄새가 지독해.”
아주 어릴 때 개를 키운 적 있다. 그 당시 목욕시키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전쟁도 그런 전쟁이 없었는데. 놈은 얌전히 내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쏟아지는 물줄기에도, 뜨거운 드라이어 바람에도 반항 한번 없이.
“네 이름말인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놈은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내 다리 사이에 몸을 웅크리고. 뽀송뽀송한 털을 손가락으로 가만히 쓸어 넘겼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이름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개에게 이름을 붙여주면 정말로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은, 그런 말도 안 되는 망상 때문이었다. 비겁하지만, 그것이 놈이 암컷임에도 ‘놈’이 된 까닭이다.
한숨 잘 자고 일어난 놈은 우유에 불린 밥알을 게걸스레 먹어 치웠다. 먹는 것도, 싸는 것도, 노는 것도 조용한 놈이었다. 그렇게 놈과 나의 조용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
한번은 물었다.
“너, 언제부터 말을 할 줄 알게 된 거냐?”
놈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귀신같은 게 씐 건 아니고? 왜, 있잖냐. 사람 영혼이 떠돌다가 적당한 몸속에 들어가서…… 그래, 빙의 같은 거.”
다시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게 아니면 요괴 같은 거야? 백년, 천년씩 살면 사람 말을 할 줄 알게 되고, 그러다가 사람이 된다던데.”
놈이 머리를 갸웃 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요괴니, 백년이니 천년이니 하는 소리를 도통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나는 앞에 앉은 놈을 찬찬히 살펴봤다.
뾰족한 귀, 새까만 눈, 뭉툭한 주둥이, 솜뭉치 같은 앞발, 이따금 맹렬히 흔들곤 하는 짤막한 꼬리……. 어디로 보나 개과 동물 그 자체였다. 놈은 그저 개일 뿐이었다. 다른 개들과의 차이점은 말을 할 줄 안다는 것 뿐.
*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날이었다.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작은 혓바닥이 손을 핥고 있었다. 놈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내 주변을 맴돌았다. 까만 눈 주위로 번져 있는 건 분명히 눈물이었다.
“죽은 줄 알았어요.”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져서 잠든 모양이다. 타는 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던 기억이 스쳐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봉지를 끌어 당겼다. 그런데 웬걸, 소시지만 한가득 들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안주거리이자, 놈이 좋아하는 간식거리였다.
껍데기를 벗겨서 내밀었다. 다른 때 같으면 덥썩 물었을 놈이 냄새도 맡지 않았다. 다만 안절부절 못하며 내 주위만 서성거렸다.
*
부서를 옮기면서 지방 출장이 잦아졌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사나흘씩. 월례 행사마냥 달에 한번은 꼭 있는 일이었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집을 비운 사이에 좀도둑이 들었다. 주인집 연락을 받고 달려가 보니, 난장판이 된 집이 나를 맞이했다. 창문 방충망이 뜯겨 있는 걸 보니 창문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도둑님은 들어올 땐 창문으로, 나갈 때는 현관으로 나갔다고 했다.
“현관문이 열려 있어서 들여다보니까 집이 엉망이 된 거야.”
윗 층에 사는 주인집 아주머니는 이집 저집 참견하기를 좋아했다. 사라진 물건들을 헤아려 보았다.
일 년 넘게 모았던 저금통, 서랍에 두었던 카드 두 장, 그 옆에 있었을 오만원권 네 장, 중요한 날에만 입는 정장 두 벌, 작아서 들고 가기 편한 전자기기들……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
정신이 번쩍 들었다.
“또 없어진 건 없습니까?”
젊은 경찰관이 재촉하듯 물었다.
“문이, 완전히 열려 있었습니까?”
“그렇대두. 그러니까 내가 이상해서 들여다봤지. 잠깐, 근데 이게 무슨 냄새야?”
아주머니의 눈이 세모꼴로 변했다.
“총각, 혹시 개 키워?”
눈치뿐 아니라 후각도 백점 만점에 백점. 사료봉투가 들어 있는 부엌 천정은 닫혀 있었다.
나는 도리질 치며 발뺌했다. 그럴 리가요.
*
영특한 놈이니까 알아서 돌아오겠지.
집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서 길을 찾아올 수 있을까.
개는 후각이 뛰어나니까, 냄새를 맡고 돌아오겠지. 그 짧은 다리로 가봤자 얼마나 멀리 갔겠어.
도둑이, 놈의 특별한 재주를 알아채고 데려간 거라면?
명치끝이 알싸해지는 초조함이 며칠 동안 나를 괴롭혔다. 실종 전단지를 작성하다가 깨달았다. 놈이 나의 개라는 걸 증명할 증거가 없다는 것을. 사진 한 장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던 거다. 흔한 목줄도, 피부 아래에 심는다는 칩도, 찾을 단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유일하게 적어 넣을 수 있는 특이사항은
'말을 할 줄 압니다.’
그 허무맹랑한 한 문장이었다.
*
계절이 바뀔 즈음 놈이 돌아왔다. 건물 입구에 웅크리고 누워 있다가 나를 보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쩌다 다쳤는지 다리를 절뚝거렸다. 한쪽 눈은 퉁퉁 부어 있기까지 해서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수의사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나이, 성별, 이름.
그 중 정확하게 대답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놈이 암컷이라는 거. 의사의 비난 어린 시선 속에 나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유기견을 데려왔노라고. 그 한마디에, 무책임한 견주에서 도덕심이 살아있는 시민으로 탈바꿈됐다.
나는 놈을 힐긋 거렸다. 놈이 당장이라도 외칠 것 같았다. 거짓말, 당신이 내 주인이잖아. 여태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잖아. 하지만 놈은 멀쩡한 한쪽 눈으로 그저 물끄러미,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생이 많았구나. 말 못 하는 동물이긴 해도 이렇게 다쳐서 오는 아이들 보면 불쌍하죠. 그래도 운이 좋네요. 이렇게 좋은 주인이 생겨서.”
놈의 상태를 진찰하던 수의사가 “어이구”, 난감한 듯 혀를 찼다.
“새끼를 뱄네요.”
*
다시 돌아온 놈은, 신경질적이었고 조심성이라곤 없었다. 몸이 불편해진 탓에 예전처럼 재빠르게 움직이지도 못했고 여기저기 부딪치는 일이 잦았다. 전에 없이 낑낑 대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길거리에서 생활한 아이들은 혼자 있으면 불안해서 그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건 아니었다. 혼자 사는 건물이 아니었고, 더구나 이 건물은 소음에 취약했다.
소음도 소음이지만‘애완동물 출입 금지’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빌라라면 용납되지 않는 소리가 있었고. 내가 있을 때는 잠잠한 듯 했지만, 문제는 출근하고 나서였다.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이웃들의 시선, 주인집 아주머니의 무언의 압박이 이어졌다.
퇴근해 돌아오니, 계단에서부터 내 발소리를 눈치 챈 놈이 야단이었다. 좁은 복도에 문 긁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놈이, 그렇게 똘똘하던 놈이…… 너,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일부러 날 괴롭히는 거야. 그렇지? 네가 네 발로 나간 거잖아. 내가 쫓아낸 게 아니라고!
현관문을 열자마자 놈이 정신 사납게 내 주변을 맴돌았다. 동그란 배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짧은 다리 때문에 배가 이젠 땅에 닿을 듯 솟아 있었다.
"커서 새끼 낳으면 내다 팔믄 되니까. 응?”
시장에서, 놈의 첫 번째 주인이었던 노인이 했던 말이 귓전에 메아리쳤다. 놈이 이만원짜리 수컷이 아닌 삼만원짜리 암컷이었다는 사실이, 피부로 다가왔다. 제 아무리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영특한 개였어도, 사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출장을 갔다. 출장을 가지 않으면 친구 집에서 밤을 보냈다. 집이 기피의 대상이 된 원인은 어렵지 않았다.
일주일 간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날에, 놈은 화장실 바닥에 고인 물을 핥고 있었다. 나에게 보라는 듯이. 배고파요, 목말라요, 하며.
기계적으로 사료통을 채워주고 물 그릇을 채워주고 집을 나섰다. 현관문은 빼꼼, 열어두고. 다시 이틀만에 돌아왔을 때, 현관문은 조금 열려 있었다. 이번엔 주인집 아줌마도 오지랖을 떨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두운 방, 놈의 눈이 파랗게 빛났다. 놈은 비척대며 몸을 일으켜 나에게 걸어왔다. 다른때 같으면 반나절만에 먹어치웠을 사료는, 이틀이 지났는데도 반이나 남아 있었다. 나의 부재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라는 걸 예상한 것처럼.
길을 헤맸던 놈이 제 발로 집을 나가진 않겠지.
그렇다면……
*
두달만에 집에 돌아왔다. 주인집 아줌마는 볼멘소리로, 썩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 기묘한 환희가 느껴졌다.
말대로, 현관 앞에서부터 지독한 냄새가 풍겼다. 냄새는 안으로 들어서자 한층 더 강해졌다. 악취의 원흉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한칸 짜리 방이었으니까. 놈은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앙상한 갈비뼈가, 처음 놈을 만났던 날을 떠올리게 했다. 이불은 갈색 얼룩으로 엉망이었다. 피가 말라붙은 자국이었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주먹만한 크기의 핏덩어리들이 놈의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 텅 빈 사료통과 물 그릇 주위로 날파리가 날아다녔다. 이불이고, 매트리스고 싹 다 버려야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문제될 건 없다. 내 손엔 이미 고무장갑과 쓰레기통부가 준비 돼 있었으니까.
이불 채로 들어 올린 순간, 놈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눈이 마주친 시간은 불과 1, 2초 였지만, 놈은 말을 할 줄 아는 개였기 때문에 그 목소리만은 쓰레기봉투를 비집고 흘러 나왔다.
놈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미워…….” 라고.
*
밤중의 산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산행이 즐겁게 느껴졌다.
나는 잠시 삽을 내려놓고 어두운 밤하늘,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놈은 다 자라서도 몸집이 작았기 때문에 구덩이를 크게 팔 필요가 없었다. 마지막 흙을 퍼서 덮기까지 한 시간이면 충분했다.
그 자리에 서서 흙내 나는 손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올라갈 땐 험하게만 느껴졌던 산 길이, 내려갈 땐 편하기만 했다.
차에 오르려던 순간이다.
멀리서,
“멍! 멍!”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놈을 키운 이래로 처음 듣는, 제대로 된 짖는 소리였다.
놈은 굳이 짖지 않아도 제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말을 할 줄 아는 개였으니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몸을 씻고 집을 청소했다. 그리고 두 번째 샤워를 하고 나와서 이불이며, 매트리스조차 없는 살풍경한 방을 둘러 보았다. 어딘지 삭막하게 느껴졌다.
나는 홀린 듯 컴퓨터를 켜고 애견카페에 접속했다. 수많은 분양글이 실시간으로 업로드 되고 있었다. 수십가지 종의, 각양각색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그 중, 어디에도 말 할 줄 아는 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문득 생각했다.
이번에는 품종 있는 개를 키워볼까. 시장 바닥에서 떨이처럼 내다 파는 놈이 아닌, 족보가 딸린 품위 있는 놈으로. 덩치도 좀 있고, 털은 윤기가 반지르르 해야 하고, 그래, 새끼 밸 걱정 없는 수컷이 좋겠지.
아,
물론,
이번에는 말을 할 줄 모르는 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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