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오는 18~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릴 예정인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8일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서 금년도 APEC 정상회의에는 대통령께서 참석하지 않기로 9월에 이미 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2월 취임한 이후 매년 APEC 정상회의를 직접 챙기며 왕성한 정상 외교 활동을 벌인만큼 올해 회의 참석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었다. 1993년 미국에서 APEC 정상회의가 처음 열린 이후 우리나라 정상이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올해 APEC 정상회의 불참은 최순실 사태 훨씬 전인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결정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박 대통령을 대신해 올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우리 정부 대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조 대변인은 “현재 참석자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지켜보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내주 초쯤에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할 가능성이 크지만, 박 대통령이 이날 전격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에서 추천하는 총리를 임명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후임 총리 인선 진행 절차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황 총리나 신임 총리 내정자를 대신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