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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8046
    작성자 : zero25
    추천 : 41
    조회수 : 3583
    IP : 118.216.***.4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03/05 03:22:07
    http://todayhumor.com/?panic_78046 모바일
    제가 겪은 실화 입니다. (이어서 씁니다.)

    죄송합니다.

    몇대 피고나니 정신이 돌아와 마져 쓰겠습니다.

    글은 이어봐야 맛이지요. 거듭 죄송합니다.



    아무튼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분과 저의 생사는 갈리었습니다.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사건이 생긴 막 바로에는 주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다만 같이 근무하는 직장동료들은 알 수밖에 없기에 이야기를 했었더랬습니다.

    그렇게 한 몇일은 그냥 모를 찝찝함 속에 그냥 지냈었습니다. 그때 바쁜 시즌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일주일이 지났을까.. 아무 이상이 없었던 현관문 자동센서(현관등)가 자꾸 오작동을 일으켰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않아서 게임을 하거나 티비를 보거나 있노라면 자꾸 현관 쪽에서 불이 켜지는거에요.

    처음 한두번은 그냥 그럴 수도 있겠지 했는데,

    이게 하루에 두세번씩 눈앞에서 탁!탁!  켜지니 앞서 말씀드린 뒤숭숭한 일하고 겹쳐서 공포가 배가 되더군요.

    정말 깜짝 깜짝 놀랍니다. 지 멋대로 켜지면 그 쪽으로 온 시선이 다 몰리구요.. 그 싸~ 한 느낌 이란...


    몇일째 퇴근 후에 그런 현관등을 본 후 스트레스 때문에 도져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인집에 연락을 했습니다.

    현관등 고장 났으니 수리를 하시던가, 빼버리시던가 하라고....

    역시나.. 주인 집에서는 그냥 센서를 빼버리더군요 ..

    지금 생각 해보면 주인집도 짜증 났을 겁니다. 자기집에 살던 사람이 죽어 나갔는데,

    2층 놈까지 쓸때 없는 소리 한다고 생각 했겠죠..


    아무튼 그렇게 현관등을 해결 하고 나서 또 한동안은 별일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은 회사 직원 2명과 함께 자취방 에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둘은 사내커플이었는데, 저랑 또래도 비슷하여 죽이 잘 맞았더랬죠..

    셋이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 상사 뒷담화, 업무이야기 등등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마침 일과 관련해서 이야기 하다가 제가 여직원에게 질문조 로 이야기를 하였었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해서 저렇게 되는게 맞는거 아니냐?"는 식이었을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가물하지만 그런식의 질문을 던졌었습니다.


    그런데...

    낮설은 남자의 음성 "아닌데" 하는 소리가 제귀에 순간적으로 들린겁니다.

    지금 글 읽고 계시는 분들 "아닌데"한번 따라 해보세요. 순식간이죠. 

    그렇게 제 귀에 "아닌데" 세음절이 딱 들리기에 순간 등골이 오싹해져서 옆에 있던 남직원이 그랬나 해서

    쳐다보니 이놈은 아무것도 못들은것 같고, 아무 말도 안했고...

    여직원을 쳐다보니 뭔가 이상하긴 한데, 표정이 애매한(?) 그런 표정을 지으며 저를 쳐다 보더라구요.

    셋다 술도 좀 마셨겠다.  제가 대답을 한건지 뭔지 이 애도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길래, 일단은 하던 이야기를 마져 하고

    술자리는 파하고 그렇게 둘을 돌려 보내고 집에 혼자 남았습니다.


    아~~~~~~~~~~ 그날 자려고 누웠는데 정말 온갖 잡생각에 잠을 제대로 못자겠더군요.

    저는 분명히 들었고, 여직원의 표정도 말은 하지 않지만 분명히 긴가민가한 표정...

    그냥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술먹어서 그래...그냥 내 귀가 잘못들은거야...그렇게 스스로 위안했습니다.

    그렇게 다음날 피곤하게 출근을 하게 되었고, 역시 몇일간 바쁜 일과에 지쳐 하루하루 살다보니 그 것도 잊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또 1달인가 지났을겁니다.

    마침 토요일 당직근무라서 출근한 후 12시 퇴근을 앞두고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낮 11시 30분 경..

    같이 근무하던 직원이 사무실로 헐레벌떡 오더군요..

    그 이도 외근나갔다가 복귀하면서 차로 우리집 앞을 지나오게 되어있는데..

    우리 집에 불이 났다는 겁니다.;

    저는 이게 뭔 소린가 싶어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불이 났냐고. 우리집 맞냐고.

    그러니 맞다는 겁니다. 건물앞에 소방차 가득하고 사람들 모여 있다고..

    저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정말 빛의 속도로 집으로 뛰어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직원 말대로 온통 연기가 가득하고 소방관들이 불끄고 난리가 났더군요.

    불은 1층 호프집에서 났었습니다. 앞의 이야기 그분이 투신한 자리에서 호프집 출입구까지는 불과 몇발자국...

    그래서 얼른 2층 우리집에 뛰어 올라가려니(윗층 올라가는 계단은 건물의 다른 방향에 있었음) 입구에 있던 소방관님이 저를 잡더군요.

    2층은 문이 잠겨 있는데 왜 올라가시냐고 묻길래 "우리집이다"고 하니 소방관님도 같이 가보자 하시더군요..

    그래서 소방관님과 같이 가서 키로 문을 여니 집을 확인하시더라구요..

    이미 방안에 매캐한 연기가 가득차서 저는 현관 입구에서 집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다시 내려와서 불이 꺼지는걸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윽고, 화재가 진압되고 소방차가 다 철수한 이후 집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더군요.. 벽이며 바닥이며 옷이며 온통 시커먼 먼지가 앉아서 그대로는 쓸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자취방에서 자기도 그렇고 해서 바로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곤 이야기 하다가 어머니께 3층분 돌아가신 이야기 부터 오늘 있었던 화재까지 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정말...그때 심정은

    3층, 1층.. 그 다음은 제 차례인가 싶더군요.


    어머니께서는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으시고 바로 부모님집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거리가 좀 멀지만 당분간 출퇴근을 하고 그 집은 발도 들이지 말라고..

    그리고 방을 비워 놓은 상황에서 출퇴근 하며 부동산에 방을 내어 놓는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부동산 아줌마가 이야기 하시더군요.. 몇달 살지도 않았는데 가는거냐고..

    그래서 저도 이야기 했습니다. 다 아시면서 저한테 물으시는거냐고...제가 복비 다 물을테니 처리해달라고..

    그렇게 좀 두니 방은 나가게 되었고.. 그렇게 그 집과 저의 악연도 끝나게 되었습니다.



    휴~ 쓰고 나니 기네요.

    로드뷰로 마무리 지을까 하다가 찾아보니 밑에 1층에 영업중인 가게도 있고 해서.. 그건 좀 아닌거 같아 그만 둡니다.

    저는 그 일을 겪고 난 후 사후세계라던가.. 흉가 라던가.. 이런게 실제로 있을법 하다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물론 제 안에 잠재한 그 사건에 대한 공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일도 저 스스로에게 크게 받아들이게 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다시한번 고인께서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빌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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