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남매둥이 키우고 있는 엄마에요. 방금 황당한 일을 겪고 너무 화가 나서 하소연 좀 합니다.
아시다시피 요새 날씨가 좋잖아요. 아기들 데리고 산책가기 최고의 시기인지라 저희부부도 아이들 데리고 한강으로 놀러갔습니다.돌다리를 지나 나무 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근처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야외 예배를 보고 있더군요. 청년부에서 데리고 나온 것 같았어요.
약간 시끄럽긴 했지만 뭐 한강공원을 나혼자 독점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 갈때 가깝기도 하고 해서 그냥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이들과 가볍게 걷고 놀고 하다가 점심때가 다되어 가져간 과일, 빵 그리고 치킨을 시켜 먹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교회에서 예배가 다 끝났는지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를 하더군요. 처음엔 짝짓기를 하더라구요 약간 흙먼지가 나렸지만 뭐 그런가 보다 하고 아이들 케어하는데 집중했죠.
그러던 중 주변이 시끌시끌하고 '뭔지 모르겠어' '어떻게 한다고?' 머 이런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 놀이를 바꾸나 보다..하고 또 신경안쓰고 있었는데....
이게 뭥미...
저희 자리를 중심으로 야구하는 것처럼 돌고 있더라구요? 헐...
깜짝 놀란 신랑이 인도자 쪽으로 가서 항의를 했어요.
그런데 그 인도자가 도리어 성질을 내더군요. 아이들과 안 부딪히게 거리를 두고 있다고..
헐.. 1m, 2m 를 두고 뛰는데 괜찮답니다, 더욱이 걷기 좋아하는 21개월짜리 아기들 인데 말이죠.
신랑과 언성이 높아지길래 제가 저기 목사님 있으니까 거기가서 말하라고 했죠.
다시 가더군요. 그런데 한참을 안와요. 제가 자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가보니 그 목사라는 사람과 싸우고 있었어요.
그 목사도 아기들 안 다치게 거리를 뒀다고 똑같은 얘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기가 있건 없건 사람을 중간에 두고 뛸때는 양해를 구하는게 맞지 않나요?' 라고 했더니 계속 아니라고 괜찮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디교회냐고 물었더니 저더러 그쪽은 어디 소속이냐고 되려 묻더라구요..헐...
그래서 이름을 말해줬더니 개인정보(전화번호 주민번호 ㅋㅋㅋㅋ ㅁㅊ)를 다 대라는 겁니다.(저는 개인으로 놀러간거고 그쪽은 단체를 걸고 왔는데 제가 왜 응대해줬는지 모르겠네요..ㅠㅠ) 제가 정부기관에 근무를 해서 개인정보관련 나오면 괜히 진지 먹어서 이 부분을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느라 대응 타이밍을 놓쳤어요. 더우기 또 그 순간에 신랑이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 이라며 가자고 해서 가는데 아기들을 챙겨가지고 가는데 시간이 갈수록 열불이 나네요.
놀러 잘 왔다가 엄마아빠 싸우는 통에 딸램은 겁먹어서 오는 내내 얌전하네요.
화가 너무 나요.
ps.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들이 타는 차량에 교회 이름이 써있더군요. 헐........ 생각할 수록 짜증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