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퇴근해서 지하철 타러 가다가
수행한다는 처자에게 잡힐뻔했는데
문득 예전에 겪었던 짜증이 대폭발 할 만한
사이비아가씨가 떠올라서 납겨봅니다.
한 3년전쯤 일입니다.
구하려던 책을 사기위해 잠실쪽에
갔었는데 책을 구매하고 나오니
어떤아가씨 2명이서 대학생이라며
설문조사 좀 해주시면 안되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때 선약이 있었는데 아가씨들이
학기 성적에 중요한 부분이라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사정을 하더라구요.
뭐 약속은 조금 미루면 되는 거지만 그 아가씨들 학점은
돌이킬 수 없는 기록이 된다고 생각해서 약속시간을
1시간 미루고 설문조사에 응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도 가벼운 약속은 아니었어요.
당시 저는 회사 경영진이었고 영업과 관련 된
약속이었거든요. 근데 워낙에 가깝게 지내던
분이라서 양해를 쉽게 구할수 있던거 뿐이에요.
그분께 전화하면서도 취업난에 힘든 대학생분들
조금만 도와주겠다고 했었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거지같은 기억이 시작됩니다.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서서하냐고 물어봤더니
근처에 까페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차 한잔 사주시면 안되냐고 말하더군요.
아니 내가 돕는 입장인데 이런거도 사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고생하는 아가씨들이니
내가 좀 도와주자란 생각으로 흔쾌히 사주었습니다.
설문조사 내용은 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기억하게 만들더라구요. 이를테면,
가장 슬픈 기억이라거나
가장 억울한 기억이라거나
가장 분노한 기억이라거나...
심리학을 한다고 했으니 뭔가 트라우마에 대한거겠지
싶어서 정말 솔직하게 괴로웠던 기억 하나하나 다 이야기했습니다.
정신적 멘토였던 할머니의 치매걸린 이야기부터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
어린시절 무자비한 아버지의 가정폭력과
제 눈앞에서 엄마 허벅지를 가위로 찍은 일들 등...
정말 대답하면서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진심을 다해
조사에 임했었습니다. 그 아가씨들은 뭐 별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네, 그래서요?, 다음은요?, 그리고요?
이런 말로 일관하더라구요.
조금 짜증은 났지만 전공이니 그러려니 했죠.
한 20여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질문은 다 된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덕분에 괴롭지만 그리운 시절을
떠올리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 되더군요.
종이 한장을 꺼내더니 어린시절의 집을 그려보라더군요. 전 열심히 그렸죠 당시 할아버지가 기르시던 강아지까지 꼼꼼하게요. 그림을 보더니 아가씨가
화가 좀 있으시네요. 잘 되실 분인데...
????????????네??? 화요????
그랬더니만 조상님들에게 맺힌 화가 있다는거에요.
와 나 진짜 갑자기 빡이 확치면서
이런 개씹..ㅂ대륟ㅎㅈㄱㅅㄴㄷ★@★*@
아니 나는 약속도 미루고 음료까지 사주면서 응했는데
진짜 꼭지가 돌아서 쌍욕했더니만 주변에서 웅성웅성
그러니까 갑자기 비련의 여주인공들마냥 양손으로
얼굴가리고 고개를 숙이는데 하.......
더 있어봐야 의미없고 이상한 사람 될거 같아서
그냥 일어나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길거리에서 대학교 도장까지 찍혀있는 자료 보여주면서 도와달라고해도 쳐다도 안봐요.
섵불리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병신호구가 되는
이 세상이 공포라서 공게에 남깁니다.
저같은 경험 안당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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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02/26 21:22:00 114.111.***.204 돈좀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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