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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77813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6
    조회수 : 608
    IP : 1.246.***.7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12/30 01:20:41
    http://todayhumor.com/?pony_77813 모바일
    [팬픽]포니빌 눈싸움 대회
    Pinkiesled.png


    포니빌 눈싸움 대회




    트와일라잇은 평소와 다른 한기에 몸을 떨며 잠에서 일어났다.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있는데도 길바닥에서 자는듯한 기분에 더 이상 잠들 수 없었다. 트와일라잇은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갔다. 트와일라잇이 커튼을 치자 놀란듯 벌어진 입에서 입김이 새어나왔다.

    "세상에......"

    세상이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어젯밤부터 내린 눈이 꽤 많다 싶었는데 밤새 내내 내린 모양이었다. 눈이 너무 쌓인 나머지 어디가 어디인지 거리감각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포니빌에서 이토록 눈이 많이 오던 적은 작년 겨울 마무리때 이후론 처음이었다. 문득 한기가 다시 몸안을 덮치자 트와일라잇은 도망치듯 침실을 빠져나왔다. 옷장으로 가자 역시나 준비성 좋은 스파이크가 미리 입을 옷을 준비해 놓았다. 털 부츠에 털모자, 털 안장이 옷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한참을 헤매다 1층에 내려왔다. 아직 새 성의 구조가 익숙치 않은 모양이었다. 1층에는 난로 앞에 있는 스파이크가 보였다.

    "스파이크! 눈 온거 봤어?!"

    "그래, 봤어."

    스파이크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에 반해 트와일라잇은 어린애처럼 신이 난듯 폴짝 뛰었다.

    "왜 그래, 스파이크? 눈이 엄청 많이 왔다고! 신나지 않아? 캔틀롯에서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온 적은 없었잖아. 나가서 놀자!"

    "난 됐어. 오늘 새벽부터 성 앞에 있는 눈을 내가 다 치웠다고. 눈이라면 진절머리나..."

    "에이, 그러지 말고 나가서 놀자!"

    트와일라잇이 발굽으로 스파이크를 건드려 보았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트와일라잇은 아쉬운듯 입을 삐쭉 내밀더니 혼자 성을 나섰다. 트와일라잇은 부푼 마음으로 눈을 밟고 다녔다. 눈은 다리의 반까지 차오를만큼 높았다. 트와일라잇은 다리 네개가 푹푹 빠지는 게 재밌는지 눈 위로 발자국을 만들고 다녔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사이 트와일라잇은 성 주변에서 눈포니를 발견했다. 트와일라잇은 미소를 지은채 눈 포니를 살펴봤다. 눈포니는 꽤나 정교했다. 크기도 포니와 거의 똑같고 몸의 구조도 꽤나 그럴듯했다. 마치 포니 한마리를 눈으로 덮은 느낌이었다.

    "누가 만든건지 몰라도 잘 만들었네. 진짜 포니같아. 안녕, 눈포니야."

    "안녕, 트와일라잇!"

    "으아악!"

    트와일라잇은 눈포니가 대답을 하자 깜짝 놀라며 날아올랐다. 잘못들었나 싶어 다시 한번 눈포니를 들여다보자 눈뭉치가 서서히 금이가기 시작했다. 눈포니 사이로 분홍빛 털이 보이기 시작했다.

    "피... 핑키?! 너 뭐하는거야?"

    핑키는 몸을 흔들어 몸안에 있는 눈을 털어냈다. 그리고는 장난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활짝 웃었다.

    "눈포니 놀이를 하고 있었어! 눈포니인줄 알고 다가오는 포니들을 깜짝 놀래키는 놀이지. 깜짝 놀랐지, 트와일라잇?!"

    "깜짝 놀랐긴 했는데 대체 언제부터 그러고 있던거야..."

    트와일라잇은 입술이 새파래진 핑키를 보며 말했다.

    "오늘 눈 정말 많이 왔다. 안 그래 핑키?"

    "맞아! 난 눈이 너무 좋아! 세상이 꼭 생크림 케익이 된거 같거든!"

    그렇게 말한 핑키는 정말 땅이라도 베어먹을 듯이 침을 질질 흘렸다. 트와일라잇은 피식 웃었다. 핑키는 몸안에 늘러붙은 눈을 햝았다. 그 때 하늘에서 무지개 빛 잔상이 보이더니 어느새 두 포니 앞에는 레인보우 대쉬가 날아왔다.

    "그게 전부 내 덕이지. 이 눈을 전부 포니빌에 뿌리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레인보우 대쉬는 자랑스러운듯 가슴을 내밀며 웃었다. 

    "대쉬? 이 눈을 다 네가 뿌렸다고...? 그거 직권 남용 아니야?"

    페가수스는 지정된 날에 예고한 날씨만을 만들어야 했다. 그렇기에 항상 정해진 날씨가 계속 되어야 하는데 확실히 오늘 눈은 평소보다 많았다. 대쉬의 독단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뭐? 아니야!"

    대쉬는 언짢은지 소리치며 부정했다.

    "오늘은 포니빌 눈싸움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고! 모든 포니빌 주민들이 참가하는 연례 행사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제라고! 그래서 1년에 한번 이렇게 눈을 많이 내리게 한거라고."

    "눈 싸움 대회?"

    트와일라잇이 물었다. 그 말에 핑키가 폴짝 뛰면서 반응했다.

    "우우! 눈싸움! 재밌겠다!"

    이어 애플잭, 래러티, 플러터샤이가 멀리에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넷이 같이 있었는데 트와일라잇과 핑키를 보고 대쉬가 먼저 앞서간 것이었다.

    눈 싸움 대회는 트와일라잇이 처음 들어보는 행사였다. 작년 겨울에는 바로 당일날에 캔틀롯에 볼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밌고 말고. 모든 포니들이 포니빌 전역을 중심으로 눈싸움을 하는거니까! 게다가 난 항상 매년 승리의 주역이었다고!"

    트와일라잇은 흥미가 생기며 대쉬의 말에 경청했다.

    "그거 정말 재밌겠다! 너희도 모두 참가할거지?"

    "물론이지! 내 새 무기를 시험할 때야!"

    핑키가 제일 먼저 대답했다. 그 뒤를 이어 애플잭이 대답했다. 플러터샤이는 내키지 않은듯 망설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난 아냐."

    오직 래러티만이 고개를 저었다.

    "나한텐 그런 천박한 놀이에는 관심없어. 눈포니 만들기 같은 창조적인 일이면 몰라도 스위티벨한테나 흥미있는 그런......"

    퍽하는 소리와 함께 래러티의 얼굴에 눈뭉치가 박히더니 말이 끊겼다. 포니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래러티를 보았다.

    "푸하하하!"

    레인보우 대쉬가 공중에서 폭소를 터뜨렸다. 래러티는 발굽으로 눈을 닦아내어 범인을 노려보았다.

    "It. Is. On!"

    그렇게 모든 포니들은 포니빌 눈싸움 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팀은 두 팀으로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게 된다. 대회의 목표는 상대편 지점의 깃발을 눈뭉치로 쓰러뜨리는 것이었다. 서로의 기점의 깃발을 지키고, 상대편의 기점의 깃발을 무너뜨리면 승리하게 된다. 팀은 무작위로 선정한 결과 래러티, 핑키파이, 플러터샤이가 백팀이 되었고 트와일라잇, 애플잭, 레인보우 대쉬가 청팀이 되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청팀의 거점에는 수 많은 포니들이 모여있었다. 이렇게 많은 수의 포니들이 모인것은 여름 태양 축제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트와일라잇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레인보우 대쉬와 애플잭을 찾았다.

    레인보우 대쉬는 너머에서 날개로 몸을 풀고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문득 의문이 생겨났다.

    "대쉬... 이 눈싸움 대회 말이야. 정말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데......"

    "뭐? 갑자기 무슨 소리야?"

    트와일라잇은 바닥에 쌓인 눈을 발굽으로 뭉쳐보려 했다. 하지만 눈뭉치를 굳힐때마다 동그랗게 되기는 커녕 납작해져만 갔다.

    "유니콘 빼고는 어스포니도 페가수스도 눈뭉치를 만들 수 없는데... 어떻게 하는거야?"

    대쉬는 트와일라잇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저길 봐봐. 포니들이 서로 다른 조끼를 입고 있잖아."

    포니들은 전부 청색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그들의 옷에 새겨진 문양은 조금씩 달랐다. 마치 겨울 마무리 때 입는 옷과 비슷했다. 페가수스들은 날개 표시가, 유니콘은 눈뭉치 표시가, 어스 포니는 발굽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봐봐. 종족에 따라서 역할이 서로 나눠져 있어. 체력이 약하고 마법을 쓸 줄 아는 유니콘들은 본진을 지키거나 눈뭉치를 제조하는 역할을 해. 최대한 눈을 빨리 뭉쳐서 어스포니와 페가수스한테 전달하지. 체력이 좋은 어스포니들은 눈뭉치들을 갖고 전선에서 국지전을 펼쳐. 최대한 자신의 지점을 방어하면서 서로에게 틈을 내보이지 말고 쉴새없이 눈을 던져야하지. 기동성이 좋은 페가수스들은 정찰을 하면서 상황을 살피거나 본진 주위에 숨어든 포니가 없나 감시하는 역할을 해. 혹은 나같은 에이스들은 적진에 몰래 숨어서 깃발을 몰래 맞추는 역할도 맡지. 알겠지?"

    트와일라잇은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날개를 파닥거렸다.

    "그럼 나는 뭘 하지? 날개도 있고 뿔도 있는데."

    "음... 그거야 뭐 니 마음이지. 넌 그래도 비행보단 마법을 잘하니까 본진에서 눈을 만들면서 작전을 지휘해."

    "그래, 좋아."

    곧 이어 청팀의 포니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준비를 끝내고 있었다. 미리 준비해둔 눈뭉치를 어스포니들이 허리에 찬 가방에 차곡차곡 쌓아놓았다. 페가수스들은 전용 허리띠에 비상시를 대비한 눈뭉치 세네개 정도만 준비하였다. 그 이상은 오히려 몸이 무거워 비행에 불리했다. 이윽고 신호가 울리기 전 트와일라잇은 포니들에게 작전을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주 작전은 방어야. 본진을 중심으로 최대한 밀도가 높게 방어를 세우고 깃발지키기에 열중할거야. 어차피 이 대회의 목적은 깃발에만 있으니 빈틈없이 지키기만 하면 지는 일은 없어. 그리고 적팀의 깃발을 레인보우 대쉬가 빠른 속도로 함락시키는거야. 다른 페가수스들은 전부 본진에 있어. 대쉬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대쉬, 네가 제일 중요한 역할이야. 알겠지?"

    "Got it!"

    대쉬는 경례를 하며 날개를 퍼덕거렸다.

    이윽고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퍼졌다.

    "장담하는데 이건 독안에 든 쥐라고!"

    레인보우 대쉬가 승리를 예감했다.

    "...... 누구한테 하는 소리야?"

    애플잭이 주위를 쳐다보며 물었다. 다른 포니들은 작은 가방을 허리에 짊어졌지만 애플잭은 작은 수레를 뒤에 끌고 있었다. 그 안에는 작은 눈뭉치들이 쌓여있었다. 여러 어스포니들이 애플잭을 선두로 따라 나섰다. 병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선 어느정도 본진에서 거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인원이 좁은 지역만 지킨다면 효율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거고 포위되기 쉬웠다.

    애플잭은 적당한 지점에 방어벽을 짓기 시작했다. 아직 적들은 오기 직전이기에 빠른 속도로 지어 나갈 수 있었다. 애플잭은 방어벽 아래에 몸을 숨겼다. 하늘에는 청팀의 페가수스들이 적의 동태를 살피며 방어벽에 있는 어스포니들에게 수신호를 주고 있었다. 갈기 한 올도 보이지 않으며 애플잭과 어스포니들은 숨소리조차 죽이며 때를 기다렸다.

    이윽고 백팀의 어스포니들이 슬금슬금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수는 넷으로 주위에 다른 포니들은 보이지 않았다. 적팀의 본진에 가까워져 경계를 하는 구석이었지만 바로 눈앞에 방어벽이 있다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듯 싶었다. 백팀의 어스포니들은 하늘에 떠 있는 페가수스를 가리키더니 발걸음을 멈췄다. 이미 들킨 마당에 더 이상 앞으로 가면 위험할거란 판단이었다. 

    포니들이 발걸음을 돌리려 하는 순간 애플잭은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공격!"

    수 많은 포니들이 방어벽을 줄지어 나오더니 눈뭉치를 한꺼번에 던지기 시작했다. 백팀의 포니들은 날벼락을 맞으며 우왕좌왕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눈뭉치들을 피해 다니느라 바빴다. 결국 포니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도망을 갔다. 애플잭은 포니들의 꼬리를 보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선취점! 역시 나는 선봉자다!"

    시간이 지나고 포니들이 방어벽을 세우며 진영을 갖추는 시간이 되었다. 트와일라잇의 작전대로 청팀의 병력은 대부분이 본진을 주위로 배치되었다. 그에 따라 백팀은 자연스럽게 청팀을 포위하는 병력구성으로 배치되었다.

    "트와일라잇 공주. 아무래도 이 작전은 안 좋은거 같아."

    작전실에 들어온 치얼리가 트와일라잇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이건 우리한테 불리해. 아무리 잘 지켜도 결국엔 뚫리게 되있다고. 반대로 우리가 저 진영을 뚫고 적의 본진을 가기엔 이미 늦었어. 아무리 레인보우 대쉬가 있다곤 하지만 지는건 시간문제야."

    확실히 시간에 지남에 따라 불리해진다. 너무 본진 중심으로 세운 나머지 먼 거리에서 공격을 하는 적팀의 눈뭉치 보급고 조차 끊을 수 없었다. 원할하게 눈뭉치를 조달하는 적팀은 끊임없이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포니들의 사기도 점점 떨어져갔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이런 작전을 세운 트와일라잇을 탓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의 표정은 확고했다. 트와일라잇은 포니빌의 지도를 보며 페가수스들의 가져다준 정보로 진영과 병력을 표시했다.

    "걱정하지마. 아주 잘 하고 있으니까. 상대편은 최대한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본진과 멀리 떨어진 이 곳 까지 병력을 분산 배치했어. 그 말은 그만큼 본진을 방어할 병력이 적다는 뜻이야. 대쉬를 믿기만 하면 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방어만 하면 되는거야."

    "하지만... 대쉬가 먼저 그곳에 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뚫리면 어쩌려고."

    "그거라면 문제없어. 우리에겐 용병이 있으니."

    "용병...?"

    치얼리가 물었다. 그 때 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포니들의 함성이 들렸다. 치얼리는 깜짝 놀라며 작전실을 나갔다. 트와일라잇은 여전히 작전실에 남아있었다.

    "2시 방향이 함락되었다! 지원 바란다!"

    공중에서 페가수스들이 소리쳤다. 백팀의 포니들이 무너진 방어벽을 틈새로 쏟아지듯 들어왔다. 하지만 무너진 곳은 한쪽일 뿐이었고 사방에는 수 많은 청팀 포니들이 둘러 쌓여있었다. 청팀의 집중포화를 견디지 못한 백팀의 포니들은 쓰러져갔다.

    "저.... 저기! 한 마리가 깃발로 간다!"

    포니들 중 하나가 소리쳤다. 눈뭉치 포화를 뚫고 들어온 백팀의 포니의 발굽엔 눈뭉치가 들려있었다.

    이미 그녀를 막기에는 늦었다. 발굽을 떠난 눈뭉치는 정확히 파란색 깃발을 향하고 있었다. 모든 포니들이 소리를 지르며 깃발을 쳐다봤다. 백팀의 포니는 눈뭉치를 맞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눈뭉치는 깃발에 도달하지 못했다. 조준을 잘못해 맞추지 못한것이 아니었다. 눈뭉치는 깃발에 도달하기 전에 없어져 버렸다. 말 그대로 녹아 없어져 버린것이었다.

    거짓말 같이 눈뭉치는 어디선가 나타난 초록색 화염에 휩싸여 깃발에 도달하기 전에 녹아버렸다.

    모든 포니들은 깃발 아래를 살폈다. 스파이크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으로 검은 연기를 내뱉었다. 모든 포니들이 함성을 질렀다. 백팀의 포니는 허망한 표정으로 스파이크를 보았다.

    "저게 바로 그 용병이구나! 그래. 스파이크라면 어느정도 버텨줄거야!"

    치얼리가 미소를 머금고 흥분하며 소리쳤다.

    트와일라잇은 모든 것을 다 예상하고 있다는 듯 작전실 안에서 소리만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미소를 지었다.

    "어서, 대쉬. 이제 네 차례야. 깃발을 함락하는거야."

    트와일라잇은 포니빌 지도에 표시된 레인보우 대쉬의 큐티마크를 적 진영으로 서서히 옮겼다.

    트와일라잇의 예상대로 레인보우 대쉬는 빠른 속도로 적 진영으로 날아갔다. 중간 중간 적팀과 만났긴 했지만 그것이 다였다. 어스포니들은 하늘에 떠있는 대쉬를 맞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페가수스들은 대쉬를 보자 놀라며 눈뭉치를 던져보았지만 대쉬의 속도를 따라올 경지는 아니었다. 레인보우 대쉬는 날아오는 눈뭉치를 여유롭게 피하며 오히려 페가수스들의 등 뒤로 날아와 조롱했다.

    "눈이라도 깜빡했다간 내 모습을 놓칠거다."

    대쉬는 그렇게 말하곤 오히려 적 페가수스의 허리에 매달린 눈뭉치로 상대를 제압했다. 대쉬는 눈뭉치를 맞아 중심을 잃고 떨어지는 페가수스들을 하나 둘 씩 보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어느 새 대쉬는 적팀의 본진 가까이 날아왔다. 대쉬는 서서히 낮게 날더니 땅으로 내려와 건물 뒤에 숨었다. 아무리 그녀가 빨라도 모든 포니들이 전부 보이는 곳에서 깃발을 덮치는 바보는 아니었다. 우선은 상대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숨은 뒤 최대한 깃발에 가까이 갈 생각이었다. 그런 다음 눈치 채기도 전에 빨리 날아가 깃발을 제압할 생각이었다. 트와일라잇의 작전덕에 본진에는 몇몇 포니만이 감시를 할 뿐이었다.

    "올해도 이 몸이 주인공이 되겠구만."

    대쉬는 입맛을 다시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뭘 꾸물대? 빨리 가지 않고."

    대쉬는 흠칫 놀라며 반사적으로 눈뭉치를 꺼내 경계했다. 쿵쾅대는 심장으로 눈 앞의 침입자를 노려봤다. 대쉬는 포니를 보자 안심한듯 한숨을 쉬었다.

    "뭐야, 애플잭?! 너 여긴 어떻게 온거야?"

    "쉿!"

    애플잭은 대쉬의 목소리가 크다며 발굽으로 입을 막았다. 대쉬도 그제서야 벽에 바짝 기대며 주위를 경계했다. 다행히 그들을 보는 포니들은 없었다.

    "난 대회가 시작될 때부터 뛰어와서 이곳에 온거야. 트와일라잇이 혹시 잘못되면 널 도우라고 했거든."

    "뭐? 난 그런 도움 필요 없어! 혼자서 다 할 수 있다고."

    자기를 못믿은거 같다 생각이 든 대쉬는 기분이 상했다. 그녀는 곁눈질로 주위를 살폈다.

    "구경이나 하셔. 내가 멋지게 날아가서 깃발을 쓰러뜨릴테니."

    대쉬는 허리춤에 찬 눈뭉치중 하나를 발굽에 들었다. 도약을 준비하는 날개는 곧게 뻗어 펄럭 일 준비를 했다. 대쉬가 발을 구르려 하는 바로 그 때 등 뒤에서 덮쳐온 통각에 힘이 빠졌다. 날개는 중심을 잃은채 퍼덕거렸다. 대쉬는 통증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애... 애플잭?"

    대쉬는 입을 열어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떨리는 눈은 애플잭을 보고 그녀의 발굽에 들린 고드름을 차례로 보았다.

    애플잭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녀는 조끼를 벗기 시작하더니 청색 조끼를 눈밭에 내려놓았다. 대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청색 조끼를 던져 버린 애플잭은 그 안에 백색 조끼를 입고있었다. 뿐만 아니라 얼굴에 씌인 가면을 벗더니 그 안에서는 래러티가 나왔다. 래러티는 애플잭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썼던 것이다. 뿔은 모자로, 털은 마법으로 감춘 것이다. 래러티는 대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본진으로 걸어가더니 포니들에게 다가갔다.

    "적의 핵심 포니 확보. '그것'을 투입시켜라."

    래러티의 보고를 받은 포니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어 쓰러져있던 레인보우 대쉬를 포위했다. 대쉬는 적팀의 깃발을 보며 발굽을 들어보았지만 닿을 수 없었다.

    대쉬가 포로로 잡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접한 트와일라잇은 혼란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껏 여러번 방어벽이 뚫리긴 했었지만 스파이크가 어떻게든 막아주었다. 어떻게든 대쉬가 먼저 본진에 도달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그녀의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작전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트와일라잇은 머리속이 새하얗게 되어버렸다. 지도를 보며 진영을 보자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상황이 단숨에 역전 되어버렸다. 적팀도 어떻게든 이곳을 뚫으려 하지만 본진의 수비에도 어느정도 신경을 써야 했기에 병력이 분산되어 있었다. 이쪽의 최후의 보루가 레인보우 대쉬란걸 알게 된다면 주저없이 본진 방어 병력을 이끌고 총 공격을 가세할것이다. 그것을 막아내리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막아낸다고 해도 상황을 뒤집을 방법은 전혀 없었다. 이미 불리한 진영으로 방어만을 전력으로한 작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스파이크가 버텨준다면... 그런 다음은... 그런 다음은..."

    트와일라잇은 불안한듯 발굽을 자꾸만 씹었다. 지금 당장 마법으로 눈뭉치를 적들에게 난사하고 싶었지만 마법으로 눈뭉치를 조종하는 행위는 금지되었다.

    트와일라잇은 이를 갈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시간은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다. 엄청난 굉음에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밖으로 나갔다.

    "뭐야? 무슨 일이야?!"

    트와일라잇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소리쳤다. 방어벽을 지키던 어스 포니들이 도망치듯 이쪽으로 달려왔다.

    "다 끝났어! 그게 오고있어!"

    포니들 중 한 마리가 바닥에 엎드리며 소리쳤다. 나머지 포니들도 체념한채 눈뭉치를 바닥에 떨궜다.

    "뭔데? 뭐가 오는거냐고!"

    상황을 알지 못한 트와일라잇은 답답한지 성을 냈다. 애플잭이 트와일라잇에게 다가왔다.

    "어떻게든 그게 올때까진 끝을 냈어야 했는데... 이제 끝장이야."

    애플잭조차 승부를 포기한 분위기였다. 트와일라잇은 더욱 답답해졌는지 직접 하늘로 날아가 살펴보기로 했다. 하늘을 날아간 트와일라잇은 포니 한마리와 커다란 물건이 자신의 기지로 오는것을 발견했다.

    "저게... 뭐야......"

    트와일라잇은 말을 잃었다. 이쪽으로 오는 포니 한 마리는 핑키 파이였다. 그녀가 끌고오는 커다란 물건의 정체는 파티 캐논이었다. 하지만 평소 핑키가 파티에서 쓰던 것과는 달랐다. 대포의 총신이 길었고 대포 3개를 하나로 붙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4마리의 포니가 엄청난 양의 눈뭉치가 담긴 수레를 끌고 오고 있었다. 짐작컨데 핑키의 대포에 담길 눈뭉치 들이었다.

    트와일라잇이 다시 땅으로 내려가자 이미 핑키는 기지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핑키 파이는 소리없이 씨익 웃더니 대포를 이쪽을 향해서 조준했다.

    "Let's PAR-TY!"

    핑키가 소리치자 대포들이 돌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눈뭉치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은 망연자실 한 채 날아오는 눈뭉치들을 보았다. 피할 생각조차 하지도 못했다. 수 많은 눈뭉치들은 청팀의 포니들을 맞추기 시작하더니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갔다. 스파이크의 방어에도 한계가 있었다. 날아오는 모든 눈뭉치들에 불을 내뿜을 수는 없었다. 스파이크는 결국 방어를 포기하고 깃발을 벗어났다. 모든 포니들도 와해되어 도망을 가거나 항복을 했다. 오직 트와일라잇만이 깃발 앞에 선 채 눈뭉치를 맞았다. 날아온 눈뭉치들이 트와일라잇 주위에 쌓이더니 결국에는 그녀가 눈에 파묻혀버렸다.

    수레에 남은 모든 눈을 써버린 핑키는 마지막 눈뭉치를 깃발에 조준했다. 눈뭉치에 맞은 깃발은 맥없이 쓰러져 버렸다.

    그렇게 청팀은 패배했다.



    -------------------------------
    군입대 하루 전 마지막 팬픽이군요... 인간 핑키를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싶었는데 결국 또 완결을 못시키네요. 음... 팬픽 좀 자주 쓸 걸 하는 후회도 약간 드네요. 유일하게 꾸준하게 했던 창작물이었는데. 
    베타초콜릿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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