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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동안 내 친구랑 San Francisco에서 여러분들이 써 준 댓글들 다 읽어 봤어. 정말 고마워! 너네 진짜 똑똑하다. 확실히 너희가 알려준 그 시리즈에 나와 있는 마을이 내가 가 본 거기인 것 같아. Jess랑 Alan, Liz의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에 솔직히 좀 걱정도 된다. 여기 링크를 걸어 둘게.
Liz 와 Alan의 이야기
근데 문제는, 그 마을로 가지 말라는 너네 조언을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거지. 내가 거기 갔다온 건 벌써 일주일 전이니까..? 난 지금 아무런 곰팡이의 징후 없이 안전하게 San Francisco에 있어.
저번에 글을 마칠 때 우리의 용감한 히로인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다시 그 버려진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었지.
난 모텔 옆에 있는 주유소 직원한테 그 마을에 대해서 물어봤어. 옛날에는 그 길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손님들이 되게 많았는데 요즘에는 별로 없어졌다고 그러더라고? 그러고는 그 길이 그냥 폐쇄되어 버렸대. 원래 거기 표지판도 좀 더 많았고 폴리스 라인도 몇 개 붙어 있었대. 그 콘크리트 장벽에 경찰차 한두 대가 와서 서 있는 것도 봤대. 그 직원한테 그 마을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고 했어. 되게 이상하지 않아? 고작 삼십 분만 가면 있는 마을인데 이름을 몰라?
“그 위로 올라가면 아무것도 없어요.” 그 사람이 내 등 뒤에다 그렇게 말하더라. 고맙네. 나만의 종말의 예고자(역자 주: 아마 게임인 듯)라니.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챙겼어. 플래시, 여분의 배터리, 장갑, 곰팡이나 석면이 있을까봐 N95 호흡기도 준비했어. 그거랑 밧줄이랑, 글로우 스틱도 겁나 많이 준비했고, 조명탄 몇 개랑, 구급상자랑 스위스 군용 나이프까지. 아 물통도 여러 개. 나의 사랑 쇠 지렛대도 챙김. 좀 무겁기는 해도 진짜 쓸 데가 많아. 막힌 문이나 창문 같은 거 뚫고 들어갈 때.
근데 진짜 결정적으로 내 카메라를 집에 놓고 왔어. 전날 밤에 그걸 깨닫고 진짜 고통스러웠어… 어떻게 여행을 가면서 카메라를 안 챙길 수가 있지? 분명 가방에 넣은 것 같았는데. 아마 내 침대에 고이 놓여져 있을거야. 혼자 외로이.. 불쌍한 카메라같으니. 그 마을 사진을 전날 몇 장 폰으로 찍었는데 하나도 안 보여. 그땐 너무 어두워서 그랬나보다 했어.
하여튼. 첫번째 탐험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그 다리를 건너자마자 그 시선이 바로 느껴졌어. 사방에서 느껴지는 그 시선. 그리고 그 곰팡이 냄새도. 희미하지만 진짜 영원히 날 것 같은 냄새.
내 첫번째 목적지는 경찰서였어.
정부 건물에 임의로 침입하는 거에 대해서 살짝 좀 고민했지만 고민이 길지는 않았어. 난 그때 굉장히 열정적이었거든. 이 마을은 어쨌거나 버려진 마을이니까. 경찰서 뒤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댔어. 옆에 먼지 쌓인 경찰차 한 대가 있더군.
건물은 경찰서라기보다는 그냥 마을 보안센터 같았어.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단층짜리 건물. 그리고 지하도 있었어. 뒤쪽 창문은 앞에보다는 좀 덜 깨져 있었는데 때는 좀 많이 껴 있었어. 까만 얼룩이 모서리마다 묻어 있었는데, 밝은 데서 보니까 확실히 알겠더라. 그게 곰팡이인걸. 근데 이제까지 그런 곰팡이는 본 적이 없었어.
일단 정문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 혹시나 사람이 안에 있을지도 모르잖아? 근데 잠겨 있었어. 그래서 다시 차 댄 대로 가서 뒷문으로 돌아갔어. 뒷문은 쇠로 돼 있었고, 당시 기억하기로는 단단히 닫혀 있었어. 그래서 별로 기대를 안 했었거든. 그래서 만약 안 열리면 창문을 지렛대로 뜯어 보기로 계획을 마음 속으로 세운 다음에, 코너를 돌아서 건물 뒤 쪽으로 갔어.
뒷문은 열려 있었어.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깜빡였어. 그냥 열려 있었다니까? 내가 그게 열려 있었다는 걸 모르고 지나쳤다고는 믿기 어려웠지만, 그냥 무시했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엄청난 곰팡이 냄새가 나를 엄습했어. 나는 가방에서 N95 호흡기를 꺼낸 다음에 꼼꼼하게 썼어. 그 다음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지쳐 두고 난 다음에 안으로 들어갔어.
복도로 들어가니까 바로 내 오른쪽에 화장실이 있었고 내 왼쪽에는 구금실과 비품실이 있었어. 복도 끝에는 사무실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 문도 엄청 많고 파티션들도 쭉 있었고. 북동쪽 코너에는 조그만 감방 세 개가 있었어. 동쪽에 있는 철제 문으로는 리셉션이랑 대기실이 통해 있었어. 온통 먼지투성이였고 소리도 굉장히 먹먹하게 들렸어. 귓구멍을 휴지 같은 걸로 틀어막았을 때처럼. 내부는 외부와는 달리 굉장히 부패가 많이 진행되어 있었는데, 페인트가 벽에서 죄다 벗겨져 있었고 전등들은 다 박살이 나 있었거든. 카페트는 구석으로 다 쑤셔박아져 있었고.
창문에 난 곰팡이는 내가 평소에 보던 곰팡이들이랑은 많이 달랐어. 구석진 곳에 뭉쳐서 시커멓게 자라다가 그게 점점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거야. 주변을 다 잠식해 들어가면서. 그게 곰팡이인지도 잘 모르겠어. 어쨌든 보기에는 곰팡이같이 보여. 어떻게 보면 식물 같이 생기기도 했어. 근데 냄새는 확실히 곰팡이야. 나는 그 곰팡이와의 모든 물리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애썼어.
벽이랑 천장에는 곰팡이가 없었어. 그냥 창문에만. 난 복도 끝에 있는 사무실 영역 쪽으로 향했어. 뭔가 되게 기괴했는데, 꼭 그냥 백주대낮에 사람들이 갑자기 일하다 말고 일하던 걸 그냥 버려두고 어딘가로 가 버린 것 같은 느낌? 사무실 책상에 사진 액자들 같은 게 그냥 그대로 있었으니까. 종이랑 파일들은 바닥에 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는데, 서랍에는 종이들이 일하던 것 그대로 그냥 쌓여 있었어. 썩어가는 자켓이 썩어가는 의자에 얌전히 걸쳐져 있었어.
문들은 거의 다 잠겨 있었어. 감옥도 잠겨 있었고. 텅 빈 채로. 경찰서에서 별로 볼 게 없어서 좀 실망하고 있었어.
로비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서 앞쪽 창문이 왜 깨져 있는 건지를 알아냈어. 창문 양 옆 벽들에 총알 구멍들이 오소소 나 있었고 바닥에는 탄피가 굴러다니고 있었어. 창문 아래쪽 벽에는 갈색으로 말라붙은 피자국이 낭자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체는 없었는데. 전에 여기서 뭔가 범죄가 벌어졌을 지도 모르지. 뭔가 영화 같은 일이 있었을지도 몰라. 사진을 진짜 찍고 싶었는데, 전에 말했던 대로 잘 안 됐어. 그냥 까맣게만 보여. 아니면 그냥 세피아 톤으로 엄청 뿌옇게 보여.
그때 뭔가가 내 왼쪽에서 움직였어. 뭔지 보지는 못했는데, 종이 움직이는 소리랑 카펫 위로 뭐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어. 난 그대로 얼어붙었어. 그 쪽으로 불빛을 비추고 “거기 누구 있어요?”하고 소리쳤는데 아무 대답도 없었어.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어. 다시 한번 누구 있냐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 그냥 바스락거리는 소리 뿐.
소리는 커다란 리셉션 책상 뒤에서 나고 있었어.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소리가 딱 멈췄지.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회전 의자 하나랑 전화기 하나 뿐이었어. 책상 밑에는 어두워서 안 보였고, 리셉션 책상 오른쪽에 있는 문은 잠겨 있었어.
이쯤에서 나는 그 소리가 그냥 동물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해 버렸어. 뭐 너구리 같은 거. 너구리 존나 싫음. 너구리들은 존나 사악한 똥덩어리들이야. 그 귀여운 얼굴에 속으면 안됨. 어쨌든간에 나는 걔를 그냥 혼자 놔두기로 결정하고 지하실로 내려가기로 했어.
전에도 몇 번 계속 말했지만, 이 마을에서는 뭔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그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서 내 등 뒤로 지하실 문이 닫혔는데, 그 뒤로 뭔가 그런 기분이 10배는 더 강해졌어. 당시에는 그냥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데, 나는 고작 이 플래시 하나에 의지해야 해서 그런 느낌이 드나보다 했지.
밑으로 내려갈수록 손상된 정도가 더 심해졌어. 천장이 전부 새까맣게 뒤덮여 있었고, 환풍구 구멍도 마찬가지였어. 심지어 곰팡이가 벽 아래로 스며?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시커먼 물이 밑으로 막 뚝뚝 떨어졌다고.
돌아다니다 보니까 어느 벽에 머리 없는 세 명의 인간 형태가 매달려 있는 거야. 진짜 미치도록 깜짝 놀래가지고 식겁했었는데 다시 보니까 오래된 방호복이 매달려 있는 거더라고. 오물들로 잔뜩 뒤덮여 가지고. 헬멧은 발치에 그냥 버려져 있었어.
누가 이 밑에다가 허접한 실험실 같은 걸 만들어놨어. 파일 캐비닛 사이에다가. 반대쪽 벽에 썩어가는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 현미경 같은 거랑 유리관이랑 2013 맥 노트북도 있었어. 거기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역시 곰팡이 투성이였지. 그대로 거기 멈춰 섰어. 이렇게 최신 건물인데 이렇게 손상 상태가 심하다고? 2013년 형 맥 노트북인데? 일년 된 게 아니라 진짜 한 삼십년은 된 컴퓨터 같았다고.
현미경 옆에는 파일이 있었어. 흰 곰팡이가 잔뜩 펴서 거의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뭔가 글씨가 잔뜩 쓰여 있었어. 대충 몇 줄 쯤은 알아볼 수 있었어.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징후”라던가, “초기 증상”같은 것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 이제 막 파일을 좀 본격적으로 보려는 참이었는데, 계단 맨 위에 있는 문이 쾅 하고 열렸어. 헉 하고 뒤로 돌았지.
“이리 올라와!!” 누가 위층에서 소리질렀어.
남자 목소리였는데, 굉장히 탁하고 찢어지는 목소리였어. 톤은 굉장히 공격적이었는데 뭔가 화가 났다기보다는 겁에 질린 목소리? 그걸 듣는 내 심장은 진짜 바닥까지 뚝 떨어지는 것 같았어. 내 손전등 불빛이 그 위까지 닿지 않아서 누군지는 볼 수가 없었어.
내가 그 위에 좀 더 가까이 갔을 때 거긴 아무도 없었어. 이제 그만 그 건물에서 나가고 싶어져서 난 계단을 한번에 두 개씩 막 올라갔어. 메인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게 날 안심시키는 동시에 혼란스럽게 만들었어. 그 남자는 어디로 간 거지?
어쨌든 상관 없었어. 난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문제에 얽히기 싫어서 뒷문으로 재빨리 뛰어갔어. 근데 문이 닫혀 있었어. 이번엔 확실했어. 나 말고 누가 이 건물에 있다는 게.
나는 뒷문 쪽으로 열심히 뛰었지만 아무도 쫓아오지 않았어. 문이 잠겨있을 거라고 반쯤 확신하고 있었는데 너무 쉽게 열리는거야. 나는 내가 문을 지쳐 놨던 그 돌을 지나서 내 안전한 피난처인 차로 돌아왔어.
그때 그 마을을 떠났어야 됐던 거 같아. 나한테 소리 질렀던 그 남자 때문에 너무 예민해져서 그 경찰서 탐험을 만족스럽게 마치지를 못했단 말이야. 그 로비에 있던 오래된 범죄 현장 같은 그 핏자국도 날 그리 만족시키지는 못했어. 간에 기별도 안 갔다고.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게 지하에 있던 그 실험실이랑 무슨 연관이 있을까? 난 마을을 더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아파트 돌아봤던 얘기는 다음에 마저 쓰도록 할게. 진짜 분위기만 따져서는 내가 가봤던 곳 중에서 최고로 무서웠어. 한 편을 온전히 할애해야 다 쓸 수 있을 것 같아.
모두들 도와줘서 고마워, no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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