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과 면담이 불발되고, 내방객이 출입을 못 하는게 얼마나 불편하고 공무에 방해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성남시는 우리나라가 아닐까? 본인이 구축한 시민과의 대화채널이 정말 퍼펙트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건가?
아니, 백번 양보해서 정말 퍼펙트하게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시위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건가?
'공식 채널을 이용하시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말이다.
공식 채널, 그거 조선시대 신문고도 일반 평민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던 장식품이었다.
같은 반 친구 아버지가 내부고발자로 회사에서 짤리고 온 가정이 풍지박산이 난 상황에서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물론 존중해야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가끔 광화문 대로를 막기도 하고, 정부 조직 일부를 점거하기도 하고, 허가받지 않은 유인물을 옥상에서 집어 던지기도 한다.
그것도 말씀의 길. 언로 중의 하나이다.
시위는, 미안하지만, 당신을 존나 불편하게 만들어서 내가 하는 말을 좀 들어주도록 강요하는 행위이다.
모든 시위는 불편을 수반한다.
특히 점거시위는 진짜 드럽게 불편해서, 짜증을 내면서 들어주고, 그리고 나중에 끌어내서 사법처리를 하든 말든 하면 된다.
그래서 당연히 당신은 불편해야하고, 이재정 교육감님을 골방에서 만날 수도 있고, 내방하는 시민들에게는 '지금 점거시위중이라 오늘은 시장실에 못옵니다'라고도 말해줄 수 있어야한다.
그렇게 나는 대학 본부를 점거한 적도 있고,
의문사 유족들은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를 점거한 적도 있고.
인권위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을 점거한 적도 있었고.
세월호 유가족은 더민주당사를 점거하였었고,
지금도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못하는, 소위 유족X들에게 인질로 잡혀있다.
법과 원칙을 내세울꺼면 경찰을 불러서 끌어내고 벌금을 주면 된다.
그런데,
우리 모두 알아두어야할 것은 이렇게 장애인들이 무단으로 점거하고, 시민의 발을 묶고, 사회를 혼란시켜서
결국 따낸 것이 지하철 전체 역의 엘리베이터다.
주말마다 어디 나갈 때, 유모차를 끌고다녀야하는 나는, 그 엘리베이터가 너무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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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사실 장애인 단체는 공정하게 운영되기가 쉽지 않다.
시각장애와, 정신지체장애, 그리고 뇌병변, 일반 장애,, 등등 너무 많은 종류의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는 (한정된 예산을) 이동에 사용하기 원하기도 하고, 누구는 교육에, 누구는 보조금에, 누구는 시설확충에 사용되길 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관련 단체는 (정말 더럽게) 많다.
관변단체, 어용단체, 진보단체, 종교단체, 그냥 단체, 이상한 단체, 새누리당이랑 친한 단체, 더민주랑 친한 단체, 아무랑도 안친한 단체.
이재명시장이 충분히 교섭한 '성남장애인 단체'라고 하는 곳의 대표성을 무시하고 싶지 않고, 이재명시장이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만을 골라서 대화했을 것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판이 그렇다. 마치 직장 내 노조가 스물다섯개쯤 있고, 그 노조들의 요구사항이 다 달라서, 사측은 누구와 교섭해야할지도 모르는 아사리판.
그런 판에서 내가 충분히 교섭을 했소, 내가 충분히 대화를 했소. 그런거 쉽지 않는 숙제다.
(내가 스스로 판단하건데 충분한 교섭을 거쳐 도달한) 결론에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가! 라고 하면 어렵다.
이런 장애인 단체관련 문제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들이 다 그렇다.
막말로,
20년전 연락이 끊겨서 추운 냉골바닥에서 달달달 떨다가 결국 사회복지사를 통한 도움이 불가능하다는걸 깨달은, 한 할머니가
재래식 화장실에서 똥을 퍼다가 시장실에 던졌다면,
'왜! 법대로! 처리하는! 시정에! 똥을! 퍼붓냐!'할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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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재명 시장님은 조금만 더 겸허해야한다.
내가 처리한 사안은 완벽하다. 라고 생각하면
나중에 정말 이불킥 할 수도 있다. 아........ 맞다.. 하고
암튼,
지금 덕장이 필요한게 아니라 용장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백만번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