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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77627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17
    조회수 : 5374
    IP : 211.221.***.27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5/02/19 06:09:22
    http://todayhumor.com/?panic_77627 모바일
    [reddit] 하얀색 다리(white bridge)
     
     
     
     
     
    2주 전에 몇 년에 걸쳐 쓴 일기장을 전부 다 버렸다. 
    쓰레기 수거차가 다녀갔으니 절대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다.
    쓸 만한 가구나 전자제품을 팔아서 돈은 봉투에 넣었고 나머지 물건은 전부 상자에 담았다.
    집에 먼지하나 없게 싹 치웠다.
     
    해변을 따라 운전을 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이 길을 따라 달리고 싶었다.
    창문을 내리고 얼굴에 느껴지는 짠내나는 바람이 너무 좋다.
    나는 이 모양인데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계속 이어지고.. 나는 정말 오랜만에 가뿐하고 자유로운 기분을 느꼈다. 
     
    항만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간쯤에서 멈췄다.
    난간에 올라 앉으니 웃음은 사라지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차가 갑자기 섰다. 왠 남자가 난간 쪽으로 왔다.
    그가 입을 열었다.
     
    "나도 한 때 그런 적이 있어요."
    "그럼 왜 멈췄어요?"
    나는 알고 싶었다.
    "친구가 생겼거든요."
    내가 간간히 울고 있는 동안 그는 한시간 정도 조용히 내 옆에 앉아있었다.
     
    "일어나요. 가서 커피 한 잔 해요."
    마침내 그가 말을 꺼내며 차로 향했다.
    난간에서 내려와 조수석에 타기 전에 그를 잠깐 쳐다봤다.
    내가 차에 타고 그가 문을 닫는데 차 안쪽 손잡이가 강제로 뜯긴게 눈에 들어왔다.
    차체에 수갑도 매달려있다.
    그가 옆에 앉아 나를 보고 씨익 미소지으며 내 한 쪽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잘 정리해서 챙겨둔 소지품 상자 속 나의 유서가 생각나는 순간,
    나를 통째로 잡아 먹어버릴 공포에 질려 눈앞이 새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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