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편의상 음슴체 갑니닷. 예의없이 반말할 요량은 아니니 이해해주세여;ㅅ;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본인은 여자임.</div> <div>스무살 중반의 나이에, 170 후반대의 여자임.</div> <div>우리 아버지 인상이 좀 험악하심. </div> <div><br></div> <div>핑크색 꽃무늬 티에 빠져 사실 땐, 조폭이냔 얘기도 깨나 들으시고,</div> <div>키도 180 넘으시는데, 몸무게도 과거엔 100이 넘어서, </div> <div>핸드폰 수리하러 갔다가 대놓고 '아버님 인상이 좀 무서우시네여..ㅎㅎ' 하는 얘기도 듣고 뭐 그럼.</div> <div>(그래도 딸 둘 한테 손지검 한 번 안 하시고, 순하고 좋은 분이시긴 함.)</div> <div>근데 딸인 나는 아빠의 얼굴을 똑 닮음. 데칼코마니 하듯 닮음 하하..</div> <div>작은 도시에 살던 중학교 땐 길 가다가 모르는 아저씨가 '어, 너 누구누구 딸이지~ 용돈써라' 하고 용돈 주실 정도.</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집은 나 태어나기 전 부터 그러니까 26년 째 작은 도시에서 음식장사를 하고 있음.</div> <div>국밥이라고 해야하나, 탕, 전골 뭐 이런 걸 파는 가게임. 아저씨들의 몸보신 메뉴이기도 하고 술안주 메뉴이기도 함.</div> <div><br></div> <div>얼마전에 본가에 갔었을 때 얘긴데, 나는 식당 위층 우리 집에서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었고, </div> <div>할머니가 아침 먹으러 식당 내려오래서, 풀어해친 머리로 슬금슬금 식당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음.</div> <div>난시가 심한 탓인지 잠이 덜 깨서 인지, 눈에 초점이 잘 안맞아 인상을 쓰고 내려가고 있었는데,</div> <div>현관 앞에 조굼 씨끄러운 거 아니겠슴? 아직 제대로 장사를 시작한 시간이 아니여서, 머야... 하고 지나쳤는데</div> <div>우리집에서 일하는 이모랑, 웬 손님이랑 실랑이가 벌어진 거임.</div> <div><br></div> <div>대충 들어보니, 탕을 하나 포장 시켜놓고, 아저씨는 '외상하겠다' 고 뺏으려 했고,</div> <div>이모는 '처음보는 아저씨한테 어떻게 외상을 주냐' 고 안 뺏기려고 실랑이를 하는 거였음.</div> <div>할머니는 예전에도 한 번 왔던 양반인 것 같으니 신경쓰지 말고 와서 밥이나 먹으라하심.</div> <div>몸보신 음식이기 때문에(멍멍이 아님) 가끔 노숙하시는 분들이 와서 국물 좀 달라신적도 있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드리면 가게 앞에 앉아서 드시는 걸 본 적도 있고, 해서 꽤 익숙한 상황이었기에 난 그냥 식탁에 앉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상황이 금방 끝 날 줄 알았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결국 이모가 그 아저씨에게서 탕을 뺏어서, 그만 가시라고 한 다음 식탁으로 돌아오셨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홍알홍알 할머니랑 자는데 모기가 많았다, 에어컨은 왜 껏냐 떠들면서 식당이모들(여섯분) 자리에 숟가락 놓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물 컵 이랑 반찬 옮겨다 놓고 앉아서 이모들이 모이기를 기다리고 있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고 다른 아주머니 손님에게 탕 포장 하나를 쥐어주고 나니, 또 현관 있는데가 시끄러운 거 아니겠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졸렸고, 밥상도 다 차렸고, 얼른 이모들이 모여서 밥을 같이 먹길 기다리고 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모들 두 분이 현관으로 가시더니 더 시끄러워지고 돌아오지도 않아서 조굼 짜증이 났었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할머니가 너 먼저 먹어라 하시는데, 궁금하기도 했고, 어떻게든 끝내자 싶어서 결국 일어나서 현관으로 가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상황인즉 내쫓았던 아저씨가, 그 다음 손님인 아주머니의 탕을 뺏으려고 하고 있는 게 아니겠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현관 앞을 막고 서서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 그거 내놓으라' 으름장을 놓고 계셨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모들은 다른 현관(가게에 문이 두군데임)문이 있으니 거기로 가셔라, </span></div> <div>아주머니는 차를 이 앞에 주차해서 어쩔 수 없다,</div> <div>다른 이모는 아저씨는 도대체 왜 이러시냐 싸우고 있었고, 여튼 시끄럽고 소란스러웠음.</div> <div><br></div> <div>신발장뒤에서 듣다보니 조금 기가 찼음. 아저씨는 1:3으로 상대하느라 내가 안 보인 모양인데,</div> <div>옷을 보니 노숙인도 아니셨고, 약주 좀 하시다가 안주거리가 없어서 아침부터 오신 것 같았음.</div> <div>이모들은 어쩔 줄 모르고, 아주머니는 놀라셨는지 울 것 같으셨고, 그냥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음.</div> <div><br></div> <div>"아저씨 좋은 말로 할때, 가요, 경찰 부르기전에"</div> <div>신발장 옆에 기대서서 내가 툭 던지니까 그제야 아저씨가 날 쳐다보셨는데, </div> <div>마침 핸드폰을 들고 있으니 그제야 좀 당황한 눈치셨음. </div> <div>경찰 부르면 식당 이미지 안 좋아지니, 이모들은 자중하잔 눈치셨지만 나는 진짜 경찰을 부를 생각이었음.</div> <div>아저씨는 키도 나보다 작으셨고, 덩치도 나보다 작으셨고... 째뜬 겁 없는 내가 아주머니 손님 앞을 막고 서니,</div> <div>키 탓인지 덩치 탓인지 아주머니는 쏙 가려지는...(아아... 덩치여...) 그런 포지션이었음. </div> <div><br></div> <div>현관 문을 잡은 아저씨가 갑자기 나타난 거구에 당황하신 것 같긴 했으나 가실 기미가 보이질 않아 </div> <div>한번 더 말씀 드림. 가시라고요. 인상을 쓴... 건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좋은 인상은 아니었을 거임.</div> <div>더웠고, 햇빛은 뜨거웠고, 배고팠음. 째뜬 아저씨가 머뭇거리면서 가시려고 주춤하시더니 몇 발자국 멀어지셨음.</div> <div><br></div> <div>"다음에 나 또 있으니까 또 와봐요, 난 진짜 경찰 부를거니까. 여기 씨씨티비도 다 있어요."</div> <div>(우리가게엔 씨씨티비가 한... 여덟대 정도 달려있긴 함. 현관 앞은 물론이었고.)</div> <div><br></div> <div>몇 걸음 종종 가시던 아저씨는 여전히 내가 경찰을 부를까 겁이난 건지, 내 손의 핸드폰을 몇 번 더 바라보시다 사라지심.</div> <div>여튼... 아주머니는 주차장까지 잘 데려다 드리고(현관 조금 앞이었음) 안녕히가세여~</div> <div>하고 가게로 돌아와서 이모들이랑, 할머니랑 화기애애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해피엔딩임.</div> <div><br></div> <div>취객이라 생각하면 그만이긴 한데, 다른 이모들이 뭐라할땐 듣지도 않다가, </div> <div>경찰얘기 때문인지 덩치 때문인지 내가 뭐라 하니까 그냥 가는게 좀 웃겼음... </div> <div>이모들한테도 노숙인들한테 국물 드리는 건, 흔한일도 아니고 육수는 많으니까 조금씩 드려도 상관 없는데,</div> <div>술먹고 와서 진상부리는 새끼들은 바로바로 경찰부르라고 알려드림.</div> <div>아빠(사장님)도 안계시고 그럴 땐 그게 답이라고 알려드리고 마싯게 밥 머금.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여튼 음식장사하는 걸 평생 지켜봤고, 속해있으면서 느끼는 건 진짜 이상한 사람들 많다는 거임.</div> <div>들어오실때 문좀 닫아주세요~ 하는 내 말에 열받으셔서(?????) 좆찾고, 씹찾고 난리 버거지를 치다가</div> <div>현관 유리문에 커피 집어던지는 분도 계셨고,(나 보라고) </div> <div><br></div> <div>화기애애하게 식사하시다가, 전골냄비로 누구 머리의 밀도가 높나 깨부수고 싸우는 경우도 계셨고,</div> <div>술병깨고 싸우는 노인네들 덕에 13살때 나는 유리조각이 발에 박혀서 응급실도 가야했고,</div> <div>2층 계단 난간에 애기가 머리를 넣고 안빠져서 구조대가 와서 빼기도 했고...</div> <div><br></div> <div>약하게는 식기 훔쳐가시는 분들, 화분 훔쳐가는 분들, 깨통 훔치는 분들, 병따개 가져가는 분들...</div> <div>휴지에 이쑤시개 한주먹씩 말아서 가져가시는 분들, 자리 없다고 말씀드리니 자리 만들어라 호통치는 분들까지. 호호 참 많음.</div> <div>그 꼴을 평생 겪으면서 살았기 때매, 앵간한 진상 어른들 잘 대하고, 취객에 겁내거나 그러지도 않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일하시는 이모들은 속 시원하다, 그래도 젊은애가 겁주니까 알아먹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셨지만</div> <div>나는 사실 사이단줄은 잘 모르겠슴... 진짜 경찰을 부른 것도 아니고, 내가 한 대 맞아주고 인실좆을 시킨것도 아니고...</div> <div>그냥... 여러븐... 문제가 생기면 바로바로 신고하세여... 정도... ㅇ<-<</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겐네여.</div> <div>식당 점주분들도 좋게 좋게 장사하시고,</div> <div>와서 사드시는 분들도 좋게 좋게 식사하시고,</div> <div>취객분들은 경찰부르기 전에 곱게 집으로 꺼지셨으면...</div> <div><br></div> <div>좋은밤되세여! </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