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모스코스 직원들은 A팀장 지시에 따라, 이완구 총리에 대한 옹호 댓글을 달았다. '댓글 작성 보고 자료'를 살펴보면, 직원들이 실제로 작성한 댓글은 확인된 것만 수십 개다. 기사 하나에 댓글을 하나씩 달았다. 대부분 포털사이트에 있는 언론 기사에 댓글을 달았고,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댓글을 단 경우도 있었다.
직원들은 해당 기사의 제목·입력시간·인터넷 주소(URL) 등과 함께 자신이 작성한 댓글 화면을 첨부했다. 여기에 댓글 공감·비공감 개수도 넣었다. 다음은 주요 댓글 내용이다.
'새로운 총리가 뽑혔으니, 보다 안정적인 정부가 되길 바랍니다.'
'국무총리 자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으니 더 이상 싸우는 것보다는 한번 잘하는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요.'
'총리는 이것저것 문제 많아 안 되고 국회의원은 되고 원내총무도 되고, 검증하는 국회의원들도 청문회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임명되기 전부터 말이 많긴 했는데, 반대만 한다고 뭐가 되겠습니까. 지켜봐줍시다.'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프로필을 보니 충분히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 듯 싶습니다. 일단 뽑혔으니 기대해 봅시다.'
댓글 작업을 한 B씨는 "처음에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고 당황했다. '댓글 부대로 일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했지만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그날 말고는 댓글 작업 지시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 차은택씨가 김홍탁 전 대표와 함께 만든 광고대행사 모스코스 사무실이 있던 서울 강남구 건물.(다음 로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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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코스는 차은택씨의 회사인 아프리카 픽쳐스를 비롯해, 여러 회사의 직원들을 파견 형식으로 받아 꾸려졌다. <오마이뉴스>는 "차은택씨가 '광고대행사를 만들 테니, 모스코스에서 일하라'고 말했다"라는 모스코스 출신 직원의 증언을 확보했다. 차씨 측근인 김홍탁씨와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연이어 모스코스 대표를 지냈다. 이를 감안하면, 모스코스는 사실상 차씨의 회사였던 셈이다. 김홍탁씨도 최근 플레이그라운드 특혜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차은택씨와 자신이 관련된 회사는 모스코스라고 밝혔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모스코스는 그해 2월 10일 설립됐다. 공교롭게도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이다. B씨가 댓글 작업을 한 2월 16일까지 인터넷 공간에서는 이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정치권과 여론의 목소리가 거셌다.
B씨는 "당시 회사 직원은 15명가량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댓글 작업을 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댓글 작업이 싫어서, 퇴사한 사람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증언했다. 광범위한 댓글 작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후 차은택씨는 승승장구했다. 차씨는 그해 8월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고, 2015년 4월부터 1년 동안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사업을 이끄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
또한 차씨의 대학원 은사와 외삼촌은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김종덕)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김상률)의 자리에 올랐다.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는 '연락 두절'
모스코스는 지난 2015년 10월 폐업했다. 당시 모스코스 구성원들은 대부분 새로 설립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로 옮겼다.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는 차은택씨의 측근인 김홍탁씨로, 그는 모스코스 대표도 지냈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 셈이다.
<오마이뉴스>는 김홍탁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플레이그라운드 쪽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차은택씨 역시 잠적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