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주사대부고 48회 졸업생입니다. 사고로 인해 슬퍼하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동문 중의 한사람이며, 사고 당일부터 지금까지 태안에서 유가족, 선생님들, 동문회 선후배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사고가 나고부터, 억측과 거짓이 난무하는 언론 왜곡 보도와 이어지는 네티즌들의 악플로 인해 무척이나 속상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유에 부고 졸업생이 올린 글을 보고 안타까워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후 사실관계와 맥락을 무시한 채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것을 멈추어 주세요. 알지도 모르는 일을, 그냥 인터넷에 그렇다더라 하며 떠도는 일을 가지고 욕을 하기 전에 한번이라도 그것이 어떤 비수가 되어 당사자들에게 꽂힐 지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현재 부고 기숙사에서는 12시에 취침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공부만 죽어라 시키는 학교가 아니고, 경제, 환경, 역사, 봉사, 개신교, 천주교, 영어회화, 생물, 지구과학, 물리, 화학, 독서, 문학, 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자치 동아리 활동을 하여 주도적으로 토요문학의 밤, 아카데미, 울림지발간 등의 여러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부고인은 기계적으로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아니고 소소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그런 아이들입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아침8시 부터 수업을 했고 밤 11시 50분까지 야자를 했습니다. 기숙사에서는 보통 2시까지 자습을 했구요.
그런데 이 때 선생님들이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저희 선생님들은 가정을 내팽개치다시피 하고 학생들을 챙겼습다. 지금까지도, 사대부고의 모든 담임 및 학년부장 선생님들은 야자가 끝날때까지 매일 남아 학생들을 지도하십니다. 지금은 기숙사 전담 사감선생님이 계셔서 안 그렇지만, 저희 때에는 바로 그 담임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기숙사 사감도 서셨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의 희생에 부고 학생들은 감사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기사처럼,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그런 분들이 아닙다. 항상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분들이 바로 부고 선생님들입니다. 저희 때 3학년 학년부장 선생님은 과로로 건강을 많이 상하셨습니다. 저희 선배 대의 선생님 중엔 과로사 하신 분도 있었어요. 암 수술을 하시고도 다음학기에 바로 복직하셔서 아이들을 가르치신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이런 부고의 선생님들을 저희 동문 졸업생 및 재학생들은 존경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교에 전화를 해서 욕지거리를 하고 전화를 끊은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일들을 제발 그만 두어 주세요. 몇가지를 바로 잡습니다.
학교가 인솔 및 관리 책임에서 전적으로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부분에서 그 비난은 리조트와 캠프 측에 돌아가야 합니다.
학교는 리조트와 병영체험캠프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리조트는 계약과 달리 캠프를 하청에 넘겼습니다.
또한 캠프의 교관들은 무자격자도 많았습니다. 사고 당시 인솔 교사들은 학생들과 격리되어 있었습니다.
5시 경,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사고 당한 학생들은 프로그램 정규 시간이 아니었고, 구명조끼를 모두 벗어 다음 차례 학생들에게 넘긴 상태였지만, 교관은 이 아이들에게 물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사고가 나자, 교관은 우왕좌왕하며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은폐하고, 수십분이 지나서야 신고를 했습니다. 당시 인솔교사들은 격리되어 있었고, 간식을 들고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온 교사들과 학교운영위원들이 숙소에 갔지만, 교관들은 이분들께도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숙소에는 사고 후 구조된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관들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이 학생들을 격리시키고 있었고, 인솔 교사들은 한 시간도 더 지난 다음에야 사고 소식을 알았습니다.
또한 교장 선생님이 술을 마셨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해경이 추가 조사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현재까지의 해경의 발표에 의하면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추가 조사는 리베이트가 있는지의 여부겠지만, 학교 측에서도 원청의 하청 관계는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진실은 언론에 의해 왜곡되어 보도되었습니다. 언론의 부도덕함과 비열함에 치가 떨리네요. 지금 학교로 집중 포화되고 있는 비난과 욕설은 남은 유가족과 학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기사마저 뜨더군요.
http://m.news.naver.com/read.nhn?oid=028&aid=0002196328&sid1=102&backUrl=%2Fmain.nhn%3Fmode%3DLSD%26sid1%3D102 보시면 알겠지만 이 페북 페이지는 58기의 비공개 페이지입니다. 어떻게 기자가 이 페이지를 입수했을까요?
그 비결은 비열한 사칭이었을 겁니다.
http://m.vop.co.kr/view.php?cid=658023&t=1 현재 저희 재학생, 동문 선후배들과 선생님들은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에서 국화를 프로필로 달고 5명의 학생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몇 명의 모르는 사람들에게 페북 친추 요청을 받았습니다.
다른 기수 후배들도 그 기수가 아닌 사람이 친추를 요청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염탐해서 또 어떤 기사를 어떻게 왜곡해서 쓰려는 것입니까? 우리 친구들이, 우리 후배들이 하나 둘씩 메시지 남긴 게 도대체 왜 기사화 되어야만 합니까?
특종과 기삿거리에 눈이 먼 기자들은 계속해서 저희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어요. 저는 금요일부터, 언론의 이런 태도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이런 추태를 중단해 주세요.
또한 논란이 된 해당 선생님은 저보다 20년도 더 전에 부고를 졸업하신 동문이십니다. 제가 재학 중에도 계시던 선생님으로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하십니다. 선생님의 격려문이 왜곡되어 읽히는 것이 속상하네요.
저 글 어디에서도 학생들은 그냥 공부만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같이 견뎌내자는 취지의 이야기입니다. 공부가 주가 아닙니다. 선생님은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라 하셨고, 학생들을 위한 심리치료를 얘기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교는 교육부, 충남도청과 함께 학부모 및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뇌 연구소(KBRI) 및 소아상담 분야의 교수님들과 상담가들을 주축으로 하여 당장 다음주부터 심리치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5명의 후배들이 잘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뿐만 아니라 남은 학생들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문들이 계속 태안으로 모이고 있는 것이구요.
지금 논란이 된 페북 글의 선생님은 지금 40~50기 대의 졸업생들이 뭉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의 다른 페북 글입니다. 선생님은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하시는 그런 선생님이 아닙니다. 논란이 되었던 글도 263명의 동문들이 뜻을 모아 이 시련을 견뎌내자고 '좋아요'를 누른 글입니다. 다음은 선생님의 다른 글들이구요.... 이런 선생님이 어떻게 여러분들이 오해하는 그런 선생님이겠습니까..... 선생님이 매도당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