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아침 8시 출근 5시 퇴근
까페 5시30분 출근 밤 10시 퇴근
집 오면 11시 씻고자면 12시
아침 6시에 일어나는
피곤한 용병 돼람쥐에여
사장님이 편찮으신 관계로
당분간 동갑내기 직원과 둘이 일하는데
난 얘가 직원인지 사장님인지 사단장인지 모르겠어여.
왜.냐.하.면
바로 어제 일요일
아침10시~밤10시까지
12시간 풀근무를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9시 반쯤 출근해서
오픈 준비를 하는데
수첩에
-출근하면 해야할 일★-
크로와상, 뺑오쇼콜라 빼고 구워서 채워넣기
블루베리 파운드 반죽해서 굽기
초코크랙 반죽해서 굽기
갈레뜨 반죽해서 굽기
비스코티 반죽해서 냉동실에 넣기
마들렌 반죽해놓은거 굽기
베이글 반죽해서 굽기
...
이걸 하루에 다 하라고??
손님많은 일요일에?!
하지만 냉장고를 보니 정말 재고가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우선 크로와상이랑 뺑오쇼콜라 굽고
블루베리 파운드케이크 반죽해서 굽고
초코크랙을 반죽해서 냉장고에 굳혀서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떠서
설탕에 굴리고 슈가파우더에 굴려서
구웠는데
헐
존예...
이렇게 퍼지지않고
초코크랙(crack) 이란 이름처럼
잘 갈라진건 보기 드문데...
속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
아침 첫 출발이 아주 좋음...
그리고 나서 갈레뜨!
갈레뜨는 프랑스 과자인데
엄청난 양의 버터와
엄청난 양의 계란노른자와
아몬드가루가 들어가서
굉장히 고소하고 맛있는
기름지고 칼로리가 ㅅㅂ
과자입니다.
반죽해서 냉동해서 틀로 찍어서
갈레뜨 굽는 틀에 넣어서
요래 한다음 계란노른자에 커피에센스 섞어서 위에 발라줍니다.
요래 바른후 살짝 말려서
포크를 이용해서
이렇게 모양을 내줍니다.
그리고 굽고 꺼냈는데
그래서 다시 오븐에 넣고 5분 더 구웠는데
안익어!! 안익는다고!!
위에 색 다 났는데
아래가 안익어!!!!
결국 제일 밑칸에 넣고 5분 더 구워서 완성
평소엔 잘만 구워지던 갈레뜨였는데
아침부터 힘들게 하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서 밥먹을라 하는데
손님들이 마구마구 몰려들어서
밥을 한시간에 걸쳐 먹음...
한술뜨고 주문받고 한술뜨고 주문받고...
밥먹고 마들렌 굽고
밖에다가 내어놓으니
까페에는 버터,초콜렛 단내가 가득
그럼 손님들은 무족권 사가십니다.
위에서 블루베리 파운드
초코크랙
마들렌
갈레뜨
마들렌은 15개 구웠는데
1시간만에 두개빼고 다 팔림...
초코크랙은 7개정도 팔렸고
갈레뜨도 5개정도
블루베리파운드는 네개중에 한개 남기고 다 팔림...
다 식어서 포장하고
오후 4시쯤 되어서 손님들이 좀 빠져나가고
한 숨 돌리려는데
우리 직원이
"밖에 좀 지저분하다, 청소기좀 돌리자"
.....
청소기를 돌리고
이제 좀 자리에 앉을라하니까
"뭐해 비스코티 반죽해야지?!"
하지만 우리 ㅆ...아니 친구이자
바리스타인 직원은
워낙 일도 잘하기에 그냥 수긍하고 작업합니다.
까페와서 느꼈죠.
최고의 동료는
일잘하고 의욕적인 동료라는걸.
최고의 상사는
일잘하는데 의욕없는 상사...
비스코티 반죽끝나고
베이글까지 만들고 구워서 포장해서 넣으니
8시...
마감홀청소하고 머신청소하고 뒷정리 끝나니
9시...
손님이 없어서 일찍 마감하고
집에 가는데
"야 근데 우리 히터껐냐...?"
내려왔던 내리막길을
다시 오르막길로 올라
세콤해제하고 문을 열었더니 우리를 반기는 뜨신 바람...
만약 안끄고 그냥 퇴근했으면
쿠키나 빵종류가 금방 상함...
여튼 그렇게 12시간 근무가 끝나고
집가서 씻고 자고...
사장님이 오늘부터 다시 출근하시니
일주일간 저의 짧은 용병기는
또 여기서 끝
그럼 여러분
-까페 위치 알아도 말하지 않기
-위치 알려달라고 하지 말기, 나만 바빠짐
-까페가 흥한다고 내가 돈을 버는게 아니기에 홍보목적 1%도 없으니 오해 ㄴ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