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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7716
    작성자 : 밥안굶는백수
    추천 : 11
    조회수 : 1394
    IP : 211.201.***.202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7/04/05 10:24:53
    http://todayhumor.com/?wedlock_7716 모바일
    결혼생활?이 오래되신 분들께 여쭙고 싶어요^^;;;(극스압 주의)
    일단 전 미혼이고요..

    어무니랑 대화를 하다가 싸움으로 끝나서..;;;

    궁금해서 여쭤보려고요

    현재는 고인이신 우리 아버지..

    밖에서는 너그럽고 인정받고, 안에서는 기분파고 가부장적이고.. 뭐 일반적인 가장의 모습입니다

    흑백논리가 강하고 본인말이 법이고..그랬죠 뭐

    덕분에 일주일에 두번이상은 집에서 큰소리가 났고,

    우리집 아들딸들은 가족끼리 모이는걸 탐탁치 않게 됐습니다.

    더 정확히는 아버지랑 함께하는 걸요

    나머지 세 가족이 함께 모여 있다가도 아버지 오시면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의도치 않게 혼나게 되니깐요

    아! 사회생활은 모범적이고 훌륭한 분이셨어요

    장례식때 조문객만 몇백이셨거든요

    오히려 친가족보다 조문객들이 엉엉 울다가셨습니다;;;

    우리집 아들딸들이 아버지 생전 그분과 감정교류가 제로였고

    어떻게 보면 분노..를 품고 살다보니

    솔직히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감정동요는 없었어요

    어머니만 홀로 실신할 정도로 우셨고요

    장례식때 저도 울고 곡을 하긴 했지만 딱 예의를 지킬정도만..

    어릴 때 기억은 아버지가 화내고 꾸짖은 기억 뿐

    생각나는건 눈 벌개지도록 울고 거울로 그 모습을 본 기억이 납니다

    경제적으로는 고마운 분이셨죠 그것 하나만큼은 감사합니다 

    옷 하나 사도 최고만 입게 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뭐..내게 아버지가 있었었나..그런 상황입니다

    사진너머 아버지 얼굴이 낯설어요

    아버지 이름도 낯설어요

    아버지가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다는데

    저에게 그 말은 옛날옛적 단군왕검이 있었다는데..딱 그런 느낌으로 들려요

    고대설화처럼 들립니다

    기억이 없어요

    아무튼 어릴적부터 자신감 부족?등으로 왕따, 우울증 따위에 시달렸고 현재 인생도 똥망입니다

    결국 저는 제 인생 망친 원흉이 아버지라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넌 도데체 아는게 뭐야? 이것도 몰라?"

    문과 애가 전문적 이과 지식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뭐 그 이외의 것들도요

    정작 제가 물어보는 건 거의 모르셨습니다;;;

    ..

    제가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게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요

    참 아름답고 똑똑한 분입니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후려치기로 본인이 바보인줄 알고 사십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사망 문턱도 여러번 다녀 오셨습니다

    -제가 그 문턱 중 하나의 원인이었습니다;;;

    뛰어난 외모로 아버지가 외부모임에 자주 동행시키셨고

    내키지는 않지만 아버지 취미생활에도 적극 함께 하셨어요

    덕분에 밖에 사람들은 부모님을 매우 이상적인 부부로 생각하더라구요

    우리는 그 이야기듣고 쓴웃음만 지었지만요

    이혼 위기도 몇번 있었고 결국 이별이 아니라 사별로 끝나셨네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결혼생활 내내 힘들어 하셨어요

    가끔 히스테릭한 모습도 보이셨죠

    제게 하소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를 미화하려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안좋았던 기억같은 걸 꺼내면 정색하십니다

    아버지를 좋게 말하지 않는 자식들을 한탄하십니다

    너희들도 힘들었겠지만 너희들도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주진 못했지 않느냐..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그분때문에 살아있는걸 저주하며 살았는데

    그 저주의 원인제공자를 행복하게 해 줄 의무가 있나요?

    초등학생때 성적 안좋다고 묵직한 책으로 머리를 맞고

    5학년짜리가 성적표 들고가기가 무서워 수면제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잘해드렸어야 하나요?

    그걸 다 보고 살아오신 어머니가..그래도 아버지 흉보는 건 나쁜거랍니다 솔직히 배신감들어요

    어머니..본인 삶이 힘들었던걸 인정하기 싫으셨던걸까요?

    아니면 갑자기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도 걸리신걸까요?

    우리 어머니는..반듯하신 삶을 최고로 생각하십니다

    곡선?적인 삶은 마지못해 인정하시지만 긍정하신진 않아요

    가끔 그런 모습들이 보이더라구요

    남편 성격때문에 많이 시달렸지만 아내는 결국 극복했는지 그 남편을 긍정하게 되고
    아버지때문에 시달리는 자식을 이해 못하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들이 종종 보이더라구요..

    저는 우리 어머니 많이 사랑합니디

    하지만 그런 모습은 도저히 이해가 안가요

    제가 어떻게 어머니를 이해해드려야 하는지 조언 종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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