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하기 싫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 들어, 정치학적이 아닌 심리학적·정신분석학적으로 대통령을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 일이 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2015년 집권 3년 차 박근혜 대통령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는데, 통치자 박근혜의 심리와 정치 행위를 설명한다면?
김태형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면, '대통령 하기 싫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경우'다. '박근혜'라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싶거나 대통령 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표를 얻을 힘이 있기 때문에 극우 보수 세력이 일종의 '정치 상품'으로 키웠고 그렇게 대통령까지 됐다고 보여진다. 어쨌든 '박근혜' 개인은 하기 싫은 배역을 맡아서 억지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프닝에 그쳤지만, 대통령 후보 출마 선언 당시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은 하기 싫었던 거다. 프로이트가 봤다면 "쟤, 대통령 하기 싫어해!"라고 했을 것이다. (웃음) 그런 말이 그냥 실수로 쉽게 나올 수 없다.
프로이트는 "실수에도 다 뜻이 있다(Freudian slip)"고 했다. 대선에 출마하기도, 대통령 하기도 싫었던 것이다.
프레시안 : '박근혜에게 대통령에 대한 의지가 없다'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박 대통령은 독선적이고 권력욕이 강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특히 18년 가까이 은둔 생활을 하다 정치권으로 돌아온 데는 어떤 욕망이 있기 때문 아닐까?
김태형 : 심리학자가 보기에, 박 대통령은 권력욕이 없으며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물론, 권력에 대한 욕망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자신의 기준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우 보수 세력의 설득이 없었다면,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 다시 발을 디딜 사람이 아니었다. 정치하는 사람은 사람을 만나고 세를 확장하려고 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 들어와 지금까지 '내 역할 다 했지? 그럼, 집에 가 쉴래'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데, 어떻게 정치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볼 수 있겠는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싫은 사람이다.
또 박 대통령은 주도성이 없다. 자신이 나서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거나,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이를 감당할 뚝심이 없다.
맡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어려움이 닥치면 회피하고,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하며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
프레시안 : 역대 왕이나 대통령 중 박 대통령과 유사한 심리를 가진 사람은?
김태형 :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역사의아침 펴냄)에서 성종의 장남이자 폐비 윤 씨의 아들인 연산군(조선의 10대 왕)의 심리를 분석했는데, 박 대통령의 심리 상태는 연산군과 비슷하다.
연산군은 예닐곱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다(1482년 성종 13년 폐비 윤씨 사사(賜死)사건). 이후 그는 생존 위협에 시달리며, 세상에 대한 불신감·정서 불안·애정 결핍·자신감 결여·방어적 태도·의존심·심한 분노 감정 등을 갖게 됐다.
당시 수구 보수 세력인 훈구파는 그런 연산군을 기어이 왕으로 옹립해 이용했다. 연산군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한편,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에게 지독히 의존했다.
박 대통령은 22살에 어머니를 잃고, 5년 뒤 아버지마저 잃었다. 무서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경우다. 기본적으로 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권좌에 앉았어도 정권에 비판적인 세력을 두려워한다.
연산군이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일으킨 이유이기도 하다. 왕에게 불만을 품은 무리들이 늘 자신을 죽일 것으로 생각했다. 선제공격한 것이다. 잔인한 성품이라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약하고 겁이 많아서다.
또 연산군이 할머니인 인수대비와 친인척에게 의존하다 자신의 인생을 망쳤는데, 박 대통령 역시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에게만 의존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비선 실세' 의혹에 휘말린 정윤회 씨를 비롯해 청와대 김기춘 전 비서실장,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행정관 등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심리적으로 아예 믿지도 않고, 또 믿을 수도 없다.
프레시안 :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포함한 일명 '십상시'가 국정을 농락하고 있다는 풍문이 어느 정도 일리 있다는 말인가.
김태형 : 박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의존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극소수다. 그리고 이들 소수는 '박근혜'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다.
박 대통령 본인도, 심리적으로 굉장히 의존하고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말을 더듬거리는 모습이 TV에 자주 노출된다.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정도면 심각하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할 뿐 아니라, 사안을 대하는 태도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신호다. 정서적으로 이미 패닉 상태(공황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현 정권의 주인, 실질적 권력자가 정말 누구인지 의문이 든다.
김태형 : 박근혜 정권은 수구 보수 세력의 공동 정권일 수 있다. 물론, '실세가 누구냐?'에 따라 정권의 주인이 달라질 테지만…. (웃음) 참, 비극이다.
'박근혜'는 지도자로 유래가 없는, 정말 특수한 유형이다. 아마 극우 보수 세력은 '박근혜'라는 정치 상품이 없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재집권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07년 대선은 돈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여기에 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이 겹치면서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정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이때 극우 보수 세력은 정권 재창출용으로 '박근혜'라는 카드를 요긴하게 썼고, 또 성공했다.
선거에서는 '심리적 결합'이라는 게 중요하다. 60세 이상 노년층은 '영애(令愛) 박근혜'에게 측은지심이 있다. 감정적 유대가 한 번 형성되면, 끊기 어렵다.
반면 젊은층은 이런 유대가 전혀 없다. 박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이 시대착오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무슨 일을 벌여도 표를 주지 않는다. 극우 보수 세력은 '박근혜'가 집권을 위한 마지막 카드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후를 위해 내각제 개편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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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실세는 1년 뒤 밝혀지며 뒤통수를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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