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아 예전부터 쓰고자 했던 글을 씁니다.
군게에 계신 분들은 글의 제목이 굉장히 불쾌하겠지만,(죄송합니다.) 최근 군게의 이슈는 시사게의 N 프로젝트와 매우 닮아있습니다.
N프로젝트 당시 시사게는 시사게 내부에서 결정된 사안을 오유, 오유인 전체에게 통보하듯 주장했습니다.
시사게 내부에서 논의하고 결정된 사항(N프로젝트)을 갑작스례 들고나왔고,
이에 그 논의에 참여하지 못하고 N프로젝트라는 것 자체를 전혀 인지하지 못 했던 대다수 오유인들은 당황했습니다.
"그게 뭐냐? 대체 왜 하겠다는거냐? 니들이 뭔데 오유 간판 내걸고 그런 일을 하겠다는거냐?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자 시사게는 매우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자신들만의 논의와 결정을 오유 전체의 논의와 결정이라 오판한 것이죠.
다시 말해, 충분히 논의되고 정당한 일(N프로젝트)이 근거없이 공격받는다고 착각한겁니다.
이에 시사게는 N프로젝트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적(일베, 알바)으로 규정하고 대립해버렸죠.
"우리의 합리적이고 타당한 주장에 반대란 있을 수 없다. 반대하는 자는 적이다!"
군게의 이슈 역시 이처럼 진행되었습니다.
군게 내부에서 논의되던 사안이 오유 전체에 알려졌을 때, 대다수의 오유인들은 생소하고 낮선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기가 시기였던만큼(대통령선거) 더 예민하게 반응했죠.
이에 군게는 과거 시사게와 같은 오판을 하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논의된 사안이 공격받는다고 오판한거죠.
"우리의 주장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대체 왜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가!?"
이윽고 시사게와 마찬가지로 군게도 대다수 오유인들을 적(시사게, 문빠)으로 규정하고 대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N프로젝트와 군게의 이슈 모두 실패했죠. 대다수 오유인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지 못 했습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오유 전체로 확대시키고, 그로인해 '큰 목소리' 를 내려했던 목적이 실패했어요.
차이점은 게시판의 크기(인원 수)뿐입니다.
시사게의 경우 대다수 오유인들에게 거부당하긴 했으나 게시판의 자체적인 인원 수가 많았기에 대등한 것처럼 보이는 싸움을 했죠.
반면, 군게는 게시판의 인원 수가 적었습니다.
이 때문에 군게는 다수에 의한 소수의 탄압이란 프레임을 더 크게 느꼈어요. 하지만 그건 착각입니다.
큰 규모의 시사게였지만 오유, 오유인 전체와 비교한다면 소수였어요.
크고 긴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패배하고 실패한건 시사게였습니다.
따라서 다수에 의한 소수의 탄압이란 프레임을 적용한다면, 시사게와 군게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돼요.
군게보다 큰 규모의 시사게라 할지라도 오유, 오유인 전체에 비해서는 소수입니다.
낮선 주장. 그 주장에 대한 거부감. 그 거부감에 대한 적대감. 거부감과 적대감의 충돌. 적대감 vs 적대감의 싸움.
시사게와 군게 모두 진행과정은 동일했습니다. 이 때 핵심은 서로의 시작이 다르다는 것이죠.
주장을 하는 쪽은 이미 내부적 논의를 거쳐 결과를 도출한 상태지만, 그 주장을 듣는 쪽은 0 에서 시작합니다.
주장을 하는 쪽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말하지만, 주장을 듣는 쪽은 그 합리성과 타당함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럼 다시 0 에서 시작해야죠.
0 인 사람들에게 내부적 논의를 강요해선 안 됩니다. 0 에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논의가 이뤄져야 해요.
하지만 이미 결과를 내버린 쪽은 그러질 못 합니다. 이미 결과를 도출하고 10 이 된 쪽은 왠만해선 10 의 포지션을 벗어나지 못 해요.
논의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정해진 결과(주장)로 회귀 할 뿐입니다.
논의라는건 의견의 교환과 조율이죠. 만약 어느 한 쪽이 결과(주장)를 가진 상태라면 논의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건 논의가 아니라 설득이에요. 그리고 설득의 책임은 주장하는 쪽에 있습니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건 주장하는 사람의 책임이지 그 주장을 거부하는 사람의 책임이 아닙니다.
시사게의 N프로젝트와 군게의 이슈. 이 둘에게 필요한 것은 오유, 오유인들과 함께하는 충분한 논의였습니다.
허나 논의 대신 설득이 이뤄졌고, 얼마 지나지않아 그 설득마저 적대감 vs 적대감의 싸움이 되버렸죠.
정작 N프로젝트니 남성의 권익이니 하는 것들은 신경쓰지 않게 됬습니다. 그저 서로 치고박는 것이 전부가 되버렸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N프로젝트 때 반대측에 서서 글 쓰다가 결국엔 개싸움 벌였고, 군게 이슈에도 반대측에 서서 글 쓰다가 개싸움 벌였습니다.
시간 지나 흥분 가라앉히고 지금 이 글을 씁니다만,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쓸 자격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군게의 이슈는 지금 다시 0 에서 시작하는 논의를 하기엔 불가능합니다.
서로의 적대감이 너무 커졌고, 논의가 이뤄지는 플랫폼이 인터넷이기에 서로를 신뢰 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이 논의(군게의 이슈)를 다시 진행 할 거라면, 그건 1~2개월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다해서 서로의 적대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최소한 논의 시작과 함께 곧바로 다시 치고박을 가능성은 낮아지지요.
우리 모두 감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잠시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후 논의가 진행되는 플랫폼은 최소한 서로가 대면하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인터넷 기반의 방송매체를 이용해 신뢰성 문제를 극복해야 해요.
이는 신뢰성뿐만 아니라 서로가 감성적으로 격해지는 현상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란게 서로 얼굴 보고는 험한 말 잘 못하는 법이니까요.
또한 이 방법은 논의 사안을 공론화시킬 가능성도 높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터넷 방송매체를 통한 일반인들의 논의가 이뤄진 적이 거의 없어요.
더욱이 1회성이 아닌 수 차례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진 사례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인터넷 방송매체를 통한 지속적인 논의는 언론사 및 방송사의 관심을 끌 가능성(홍보)이 높습니다.
나아가 정치집단, 정치인의 관여도도 높아지지요.
어떻게 진행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그저 의견을 내는 단계니까요.
만약 이것을 하게된다면 저는 오유 운영자를 주축으로 했으면 합니다.
바보가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리하듯, 인터넷 방송매체를 통한 논의와 토론의 장을 만드는거죠.
바보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여차하면 수익형 방송으로 바보님 살림에 도움 될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