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월욜이네요~
휴가가 끝났습니다~
ㅇ ㅏ~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지..
가끔은 이런 내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머~~ 세상사는 즐거움이란것이 있으니까요~
약간은 흐릿한..원주 하늘 아래에서~
싸이홈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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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너무 좋아라하는 정채봉님의 동화책 중에..
작년에 구입한 "하얀사랑"이라는 책에 있던 글 중 하나랍니다..
판권에 걸릴지 모르니...부디 퍼가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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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그 나머지>
못난이 잎이 이 세상에 태어나던 날, 하늘에서는 실비가 내렸다.
못난이 잎은 마른 풀잎 사이로 고개를 갸우뚱 내밀고 비안개에 젖어 있는 이웃들을 눈여겨 보았다.
돌돌돌돌 흘러가는 도랑물이며, 하늘을 향해 힘차게 팔을 뻗어 올리고 있는 미루나무, 작지만 단정해 보이는 원두막이며.
그러나 못난이 잎은 이내 갓 열린 귀로 슬픈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것도 형제들로부터 듣는 말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어머, 쟤 좀 봐라."
"왜? 무슨 일인데 그래?"
"저기 저 갓 태어난 막내 말이야. 쟤는 우리보다 손이 하나 더 있다."
"정말 그렇구나. 별 애도 다 보겠네."
못난이 잎은 고개를 돌려서 흐르는 실비 속에 눈물을 섞었다.
이 날부터 못난이 잎은 고개를 숙이고 지냈다. 행여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봐 아기 바람 소리만 들려도 얼굴을 가렸다.
못난이 잎한테 위안이 있다면 그것은 이웃 원두막에서 간혹 들려 오는 피리 소리를 듣는 일이었다.
피리는 외다리 소녀가 불었다. 남들은 두 다리를 가졌는데 왜 그녀는 한 다리만으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못난이 잎이 손이 하나 많아서 '병신'이라는 말을 듣듯이 다리가 하나 적음으로 해서 당하는 고통도 크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외다리 소녀가 부는 피리 소리는 못난이 잎의 가슴속을 빈 데 없이 저미며 지나가곤 했다.
어느 날이었다.
외다리 소녀는 동생과 함께 못난이 잎이 살고 있는 밭두렁으로 다가왔다. 이때 못난이 잎은 일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소녀의 발 밑에 밟혀 들어갈 뻔한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다행이 소녀의 발이 하나 없음ㅇ로 해서 놓여나게 되었다.
못난이잎은 '병신'됨으로 해서 오히려 남에게 덕을 베풀수도 있다는 것을 그 순간 깨달았다.
외다리 소녀와 그의 동생이 나누는 대화를 못난이 잎은 들었다.
"누나, 참외 하나만 따 먹을게."
"안돼."
"하나만."
"안된대두. 우리는 익은 참외는 하나라도 더 내다 팔아야해. 그래서 엄마의 수술비를 얼른 마련해야 해."
"참외값이 자꾸 떨어진다는데, 누나."
"그러니까 더 그렇지. 다른 때는 천 원에 열 개 주던 것을 이젠 열한 개를 주어야 한단 말이야."
못난이 잎은 반쯤 고개를 들었다.
못난이 잎과 눈이 소년의 신발에서 머물렀다.
짝짝인 신발. 그것은 외다리인 누나가 한쪽만 신고 남기는 신발이었다.
이날 밤, 못난이 잎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개구쟁이한테 다리 하나를 잃어버린 여치 울음 소리가 내내 귓바퀴를 맴돌았다. 하늘 먼 데의 작은 별빛이 자꾸 눈 가장자리를 적셨다.
그런데 이튿날부터였다. 며칠동안 원두막으로부터 피리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못난이 잎은아기 청개구리 발소리에도 놀라서 귀를 세우곤 하였으나 원두막은 바람에 마른 지푸라기 부대끼는 소리만 들릴 뿐 적막하기만 했다.
기다림이란 몸살나는 일임을 못난이 잎은 이때 알았다. 달빛에 밤새 하염없이 젖고 난 날이면 온 몸에 돌고있는 파아란 풀빛조차도 미열을 띠어 잦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날은 아침 나절에 소나기가 한 줄기 후두두 지나갔다. 이내 방죽 너머 멀리 무지개가 섰다가는 봄안개처럼 소리없이 사라졌다.
못난이 잎은 물레방앗간 모퉁이에 빨간 천이 비치는 것을 보았다. 다시 하나가 나타났다. 다시 또 하나가.....
댓가지 끝에서 휘날리는 만장이 가까워지면서 상여와, 그리고 상여 뒤를 따르는 하얀 옷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무슨 잠이 그리 길어
다시 깨지 못한단가
어노어노 어이 가리 어노
잘살아라 잘살아라
너희 형제 잘살아라
어노어노 어이 가리 어노"
그때에야 못난이 잎은 이웃 원두막이 왜 한동안 적막하였는지를 알았다. 외다리 소녀와 동생 소년이 상여의 뒷행렬 가운데에 있었던것이다.
못난이 잎이 고개를 들고 멀리 사라져 가는 상여를 바라보고 있자 형제들이 또다시 그를 구박했다.
"고개 숙여! 고개 숙이지 못해!"
"뭐가 잘났다고 그렇게 고개를 쳐들고 있니?"
"너는 우리보다 손이 하나 더 많은 병신이란 말이야, 알겠어?"
못난이 잎은 무릎 아래로 고개를 묻었다. 그러고는 어깨를 스치는 실바람에 울음을 섞었다.
며칠이 지났다.
해질 무렵에 못난이 잎은 피리 소리를 들었다. 저녁 노을을 뿜어내는 듯한 아득한 저 피리 소리.....
그러나 못난이 잎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형제들의 구박이 두려워서 귀만 기울이고 있었다.
원두막으로부터 피리 소리가 그쳤다. 그리고 언젠가 그 대처럼 못난이 잎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동생한테 의지해서 외다리 소녀가 밭두렁 길을 걸어오고 있는 것이리라.
"누나."
"왜?"
"누나는 엄마가 돌아가신 것보다도 누나의 하나뿐인 다리가 더 큰 멍이지? 그지 누나?"
"아니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럼 누나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하느님은 내 다리 한쪽을 못 쓰게 한 대신에 다른 무엇을 주셨으리리라, 그렇게 믿고 있어."
"그것이 무엇인데 누나?"
"나는 아직은 몰라. 그러나 틀림없이 주신게 있을거야. 내가 지금좋아하고 있는 피리라든지 그림이라든지."
못난이 잎은 소녀와 소년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살며시 고개를들었다.
순간, 소년의 초롱한 눈빛이 별빛처럼 못난이 잎한테 와 머물렀다.
"누나. 우리한테도 행운이 있으려나 봐."
"갑자기 무슨 소리니?"
"네잎클로버를 찾았어, 누나."
소년의 작은 손이 못난이 잎을 향해 다가왔다. 그러나 소년의 손은 더 뻗치지를 못했다. 외다리 소녀가 그의 팔못을 거머잡았기 때문이었다.
"안돼. 그 잎을 따지 마."
"왜 누나? 나는 이 행운의 잎을따서 누나의 책 속에 고이 간직케 할 참인데."
"아니야. 따서 가져가버리면 안돼. 우리는 이미 보았으니까 행운을 지니게 된 것이나 다름없어. 그런데 우리가 이 네잎클로버를 독차지해버리면 우리만의 행운으로 그치고 말게 아냐."
"내가 만일 다지 않는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행운을 나누어 가질 수 있지. 생각해봐. 우리보다 더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그분들한테 또다시 발견된다면 얼마나 큰 기쁨이겠어."
못난이 잎은 이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고개를 바로 하고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하늘이 이렇게 넓고 깊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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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긴 글 다 읽으셨다면...
조금은 감동이 있으셨나요~?
동화에 나오는 소녀의 아름다운 마음도 참 이쁘죠~?
전...못난이 잎처럼..부족하지만..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요..^^
작년에 읽었을땐...너무 아프고 힘든나머지 감동조차 못 느꼈는데..
조금의 여유를 찾고 올해 다시 읽고나니...이 글이 너무 좋아서요~~
그래서 닉네임이 못난이잎..이랍니다..^^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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